스캔론 재단 “호주 응답자 84%, 이민·다문화 지지”

국경 폐쇄와 일자리 감소에도 불구하고 호주인들은 이민과 다문화 사회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People wearing facemasks in the Sydney CBD in December 2020.

A general shot of people in Sydney's CBD in December 2020. Source: AAP

호주인들은 이민과 다문화 사회를 강하게 지지하지만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출신 사람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과 인구에 관한 호주인의 인식을 파악하는 스캔론 재단의 2020년 연례 조사를 통해 드러난 결과다.

지난해 7월과 11월에 두 차례 실시된 조사에서는 특히나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큰 위기에 직면한 호주인들의 삶의 태도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는 인구 문제와 지역 사회 화합에 대한 여론을 측정하기 위해 140개 이상의 질문이 포함됐다.

스캔론 재단은 2007년부터 연례 조사를 해마다 실시하고 있으며 최근 설문조사에 참여한 5000여 명의 응답자들은 개방 무역과 다양한 이민자 유입에 대해 지속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84%는 다문화 주의가 호주에게 좋은 것이라는 사실에 동의했다. 이는 1년 전 조사 결과였던 80%보다 상승한 수치다.

또한 “호주 밖에서 태어난 사람이 호주에서 태어난 사람만큼이나 훌륭한 시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새로운 질문에 응답자의 90%가 그렇다고 동의했다.

인종차별 위원회의 친 탄 위원장은 이번 평가 결과를 분석하며 “전반적으로 상황이 올바른 방향으로 점차 이동 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민, 다양성, 다문화주의에 호주인의 지지가 지난 3년 동안 지속적으로 높다는 점은 매우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응답자의 2/3 가량은 정부가 소수 민족의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호주인들이 지속적으로 통합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정 그룹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

한편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호주 내에서 외국인 혐오증이 심화된 증거도 찾을 수 있었다.

특히 일부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출신 사람들에게 높은 수준의 부정적 의견이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49%는 호주에 있는 이라크인과 수단 출신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거나 “다소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었고, 47%는 중국계 호주인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었다.

또한 예년과 마찬가지로 많은 응답자들이 호주 무슬림 인구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2020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7%가 무슬림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이는 2019년 당시의 41%에 비해서는 다소 감소한 것이다.

한편 아시아계 호주인 응답자들은 호주 내에서 벌어지는 차별에 대해 높은 수준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출생자 응답자의 59%는 호주에서 인종차별이 “매우 심각한 문제” 혹은 “상당히 큰 문제”라고 응답했으며, 39%는 호주에서 인종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인종 차별을 경험한 바 있다는 응답은 전년도의 41%에 비해서는 소폭 감소했다.

중국계 호주인에 대한 차별

한편 중국계 호주인 응답자의 22%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차별을 더 자주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빅토리아주의 아시안 오스트레일리안 동맹의 몰리나 애타나 씨는 “충격적이긴 하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시안 오스트레일리안 동맹은 지난해 4월 코로나19와 관련된 인종 차별적 사건에 대한 보고를 할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했다.

애타나 씨는 “호주에서 발생한 아시안에 대한 인종 차별 사례 500건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라며 “이중 60% 이상이 인종적 비방, 언어폭력, 침 뱉는 일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인종 차별 사건의 대부분은 길거리에서 발생했으며 일부는 슈퍼마켓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고됐다.

애타나 씨는 “충격적인 부분은 이들 중 90%가량이 당국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우리가 과연 이 문제에 대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되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변화를 보고 싶고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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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5 February 2021 4:06pm
By Phillippa Carisbrooke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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