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연구 결과 ‘가뭄, 코로나19 봉쇄, 산불, 홍수 기간에 가정 폭력 급증’
- 여성 환경 리더십 오스트레일리아: 자연재해에 여성이 사망할 가능성 14배 높아
- 전문가 “기후 정책과 환경 정책이 재난 기간과 재난 이후 여성이 직면하는 위험성 인식하지 못해”
본 기사에는 가정 폭력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녀는 남편이 술에 취해 차를 주먹으로 때리고 유리병을 자신을 향해 던질 때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또 다른 여성은 어린 자녀가 낯선 사람에게 “아빠가 엄마한테 정말 못되게 굴어요”라고 하는 말을 듣고 파트너의 폭력이 악화되고 있음을 인지했다.
또 다른 여성은 남편이 시골길을 운전하며 말다툼을 하던 중 갑자기 핸드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말했다.
2009년 빅토리아주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 후 가정 내 학대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고, 코로나19 봉쇄와 뉴사우스웨일스 홍수 재난을 거치며 가정 폭력 예방에 대한 중요성이 한층 부각됐다. 연구 결과 가뭄, 코로나19 봉쇄, 산불, 홍수 발생 기간에 가정 폭력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뉴사우스웨일스 가정폭력 부서의 보고서에는 홍수가 발생해 통신이 차단돼 가정폭력 업무 담당자들이 자동차 발전기에 부착된 안테나를 이용해 여성들에게 전화를 걸어야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주의회 조사 위원회에 제출된 보고서에서 한 가정 폭력 업무 담당자는 “전쟁터 같았다”는 표현을 썼다.
수년에 걸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기후 정책과 환경 정책이 재난 기간과 재난 이후에 여성들이 직면한 더 큰 위험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성 환경 리더십 오스트레일리아(Women's Environmental Leadership Australia)의 심층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들은 자연재해로 사망할 가능성이 남성에 비해 1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여파로 여성들은 자연재해로 인한 이재민의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연구 책임자인 칼라 파스코 리히는 “피해로 인한 영향이 동등하지 않다”며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불리하고 경제적으로도 불리하다. 위기가 닥쳤을 때 여성들이 확보하는 안전과 자원은 남성에 비해 훨씬 적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전통적인 성 역할이 깊이 자리 잡고 있어 재난 상황에 여성에 대한 폭력이 종종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남성들은 일반적으로 홍수 구조, 소방, 청소, 재건과 같은 영웅적인 역할을 맡지만 여성들은 주로 돌봄 노동에 더 큰 부담을 갖게 된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응급 구조 대원인 스티브 오말리(Steve O'Malley)는 재해 상황에서 성별에 따른 기대가 어떻게 폭력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를 구조 대원들에게 교육하고 있다.
오말리는 “연구결과 폭력 가해자들이 재난에 대응하는 사람과 동일 인물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이 용서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폭력의 원인에 대한 갈등이 있지만 지역 사회는 자신들이 겪은 일들로 인해 이들을 용서하곤 한다”고 말했다.
오말리는 젠더 폭력을 예방하는 것이 남성들이 지배하고 있는 응급 부서의 “핵심 사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 리더십 연구를 이끈 파스코 리히 박사는 재난의 불균형한 영향으로부터 취약 집단을 더 잘 보호하기 위해서는 환경 정책에 대한 ‘젠더 렌즈(gender lens)’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리히 박사는 “정책 입안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호주 상황에 맞는 훌륭한 연구를 실시했다”며 “그들의 레이더에 포착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만약 여러분이나 여러분이 아는 누군가가 성폭행, 가정 폭력, 가족 폭력의 영향을 받고 있다면 1800 737 732 (1800RESPECT)로 전화하거나, 0458 737 732로 문자를 보내거나, 를 방문해 주세요. 긴급한 경우에는 000으로 전화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