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IN: 'Everyone belongs' 모두 호주인임을 인정하는 '하모니 데이'

Harmony Day: Celebrating Multiculturalism in Australia

Harmony Day: Celebrating Multiculturalism in Australia Credit: harmony.gov.au

매년 3월 21일 하모니 데이는 'Everyone belongs'라는 기치 아래 호주의 다문화 사회를 축하하며 고유한 문화적 배경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공유하는 날로 기념된다.


Key Points
  • 호주의 문화적 다양성 장려 기념하는 ‘Harmony Day’ 1999년부터 시행
  • 단순한 인종 차별 넘어 모든 이가 호주 사회의 전 구성원이라는 메시지 담아
  • 호주 전역 학교·커뮤티니 다문화 행사 풍성…서로의 문화 존중하며 다문화 배워
  • 다문화 사회·다중언어 사회 반영하는 호주공영 SBS Audio… 60여 개 언어 프로그램
해마다 이 맘 때가 되면 유난히 오렌지 색이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이유는 바로 호주 하모니데이의 상징색이기 때문인데요.

매년 3월 21일은 유엔의 '국제 인종 차별 철폐의 날(International Day of the Elimination of Racial Discrimination)'이자 호주의 '하모니 데이(Harmony Day)'입니다.

21일 하모니데이와 더불어 18일~24일까지 하모니 주간으로 이 기간 동안 문화적 다양성을 축하하고 장려하는 다문화 행사가 호주 전역에 걸쳐 성대하게 펼쳐집니다.

올해로 하모니 데이 25주년이 됩니다. 단순한 인종 차별을 넘어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나아가 하나의 호주로 응집하는 호주 '하모니데이'의 배경과 그 의미를 짚어봅니다.  

컬처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박성일 프로듀서(이하 진행자): 하나 됨, 조화로움, 화합 등을 뜻하는 하모니(harmony)는 호주 다문화주의를 한 마디로 응집하는 상징적인 단어이기도 한데요. 호주의 하모니데이는 어떻게 시작됐나요?

유화정 PD: 1972년 호주는 비백인 이민 제한 정책인 백호주의를 공식적으로 철폐하면서 다양한 인종의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호주는 다문화 정책을 채택하고, 이민을 환영하며 사회적 다양성을 증진하는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데요. 하모니 데이는 1999년 호주 정부가 반인종차별주의 정책의 일환으로 시작한 'Living in Harmony (함께 살아가기)'라는 명칭의 정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후 공식 명칭이 'Harmony Day'로 변경됐고, 호주 연방 정부는 유엔의 국제 인종 차별 철폐의 날 (International Day of the Elimination of Racial Discrimination)과 맥락을 같이해 같은 날인 3월 21일을 하모니 데이로 제정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UN 국제 인종차별 철폐의 날(International Day of the Elimination of Racial Discrimination)에 대해서도 간단히 짚어볼까요?

유화정 PD: 국제 인종 차별 철폐의 날(United Nations International Day for the Elimination of Racial Discrimination)은 1960년 3월 21일 남아프리카 공화국 샤프빌(Sharpeville)에서 발생한 차별주의 정부에 대한 시위에서 비폭력 시위대가 평화적 집회를 벌이다 경찰의 발포로 시민 69명이 숨진 사건에서 유래합니다.

1966년 유엔은 시위에서 희생당한 이들을 기리고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매년 3월 21일을 '국제 인종차별 철폐의 날'로 선포했습니다.

'모든 인간은 존엄과 권리를 지니고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주 메시지 아래 이 날은 모든 형태의 인종 차별과 인종 분열을 철폐하며, 평등과 인권을 증진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노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two black men hold signs of protest in a scene from 1960, next to a rainbow picture of children jumping and holding the word 'Harmony'
While the International Day for the Elimination of Racial Discrimination commemorates the 1960 Sharpeville massacre, critics say Australia's 'Harmony Day' obscures the need to fight systemic racism.
진행자: 국제 인종차별 철폐의 주 메시지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호주 하모니 데이와 맥을 같이 하지만 하모니 데이는 단순히 인종적인 차별을 넘어서 'Everyone belongs' 즉 모든 이들이 호주 사회의 전 구성원이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유화정 PD: 정확합니다. 1999년 하모니 데이가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2008년 기존의 (The Living in Harmony program) 프로그램에 대한 검토 작업이 이루어지면서 2009년부터는 호주의 다양성이 더욱 강조된 '다양성 호주 프로그램(The Diverse Australia Program)'으로 변경됐습니다.

호주 정부는 하모니 데이 (Living in Harmony Festival)를 통해 호주 사회의 다문화를 포용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 다인종, 다종교를 지닌 이들이 호주 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지역 사회의 학교나 종교, 스포츠 단체를 후원합니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 장애인, 원주민을 비롯해 게이나 레즈비언을 위한 동성애자 단체와 같은 비영리 목적의 NGO 단체 또한 재정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문화가 다르고 배경이 다를지라도 서로를 존중하고 모두 하나의 호주인으로 포함한다(Everyone belongs)'라는 기본 테마를 바탕으로 모두 호주인임을 인정하는 날로 호주의 하모니 데이는 무슨 무슨 데이 문화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매년 3월 21일 하모니 데이를 중심으로 한 주간을 하모니 주간(Harmony Week)으로 이 기간 동안 다문화 사회를 장려하는 다양한 다문화 축하 행사들이 전국적으로 펼쳐지고 있는데요. 호주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무르익죠?

유화정 PD: 하모니 주간 동안 호주 전역의 보육원, 학교, 커뮤니티 그룹, 지역 공공단체, 연방, 주 및 지방 정부 기관에서 매년 수천 건의 하모니 데이 행사가 열리는데, 각 민족의 전통 의상과 다문화 공연, 음식 페스티벌이 풍성하게 펼쳐져 축제 분위기를 이룹니다.

하모니 주간에는 호주의 원주민 문화를 기념하고 존중하는 행사도 다채롭게 개최되는데 이러한 행사는 호주의 다문화 사회에서 원주민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인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New South Wales will take in up to seven thousand Syrian and Iraqi refugees Australia has committed to resettling.
New South Wales will take in up to seven thousand Syrian and Iraqi refugees Australia has committed to resettling. (SBS) Source: SBS
호주 내 각 도시와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동포 이민자들도 하모니 데이를 통해 한국 문화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K-Pop의 열풍과 함께 한복, 한식 등 한국 전통문화를 찾는 현지인들이 늘면서 한국 문화가 인상 깊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는 하모니 데이에 아이들이 모국의 전통 의상을 입고 등교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요?

유화정 PD: 호주의 다문화를 일깨우는 하모니 데이는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다문화를 마음껏 체험하는 날로 이 날을 위해 열심히 준비한 모국의 문화를 소개하고 서로의 문화를 알아가며 다양성과 다문화 배우는 하루입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한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이 날을 위해 예쁜 한복을 마련하고 아이들 못지않게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고 합니다.

다문화 사회에서 인종적 편견과 편협함을 극복하고 화합적으로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교육은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하고 그 필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호주 학교에서는 하모니 데이를 문화 다양성을 가르치고 체험하는 교육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Everyone belongs (모든 사람이 속한다)' 하모니 데이가 전하는 이 주요 메시지는 '우리는 하나의 국가이고 모두 호주인이다'는 말로 해석될 수 있겠는데요. 호주인의 상당수가 호주의 다문화에 대해 긍정적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유화정 PD: 이민자들이 호주 사회에 성공적으로 통합된 결과로 생겨난 다문화 사회의 혜택을 축하하고 장려함으로써 호주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하모니 데이의 가치이기도 한데요.

하모니 데이와 하모니 주간은 문화 종교 언어적 배경에 관계없이 호주 다문화사회 가치로 하나가 된 모든 호주인들을 위한 행사로 성장해 왔습니다.

호주 인구통계조사 센서스에서 호주인 85퍼센트 이상이 다문화가 호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호주가 다문화 사회라는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이 다양성은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multiculturalism
Australians still back multiculturalism: survey Credit: Sydney Morning Herald
진행자: 호주가 다민족 국가로 더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데요. 호주의 다양성에 관한 흥미로운 통계들 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좀 더 알아보죠.

유화정 PD: 호주는 60,000년의 역사를 가진 원주민부터 전 세계에서 유입된 이민자들의 문화가 공존하는 다문화국가로 호주는 300개 이상의 조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1945년 이후 75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호주로 이주했고, 호주 인구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49퍼센트의 호주인이 해외에서 태어났거나 적어도 한쪽 부모가 외국 출신입니다.

2021 센서스에서 호주 전체 인구 2,550만 명 중 가정에서 영어 이외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550만 명 이상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중 850,000명에 해당하는 수가 영어를 잘하지 못하거나 조금 하는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영어 이외에 호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는 중국어, 아랍어, 광둥어, 베트남어, 이탈리아어, 그리스어, 타갈로그어/필리핀어, 힌디어, 스페인어 및 펀자브어입니다.

호주에서는 70개 이상의 원주민 언어가 사용됩니다.

진행자: 다문화사회에서 문화적 지원은 다문화정책 성공의 요소이기도 한데요. 호주 다문화주의 실현에는 방송 미디어도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죠.

유화정 PD: 호주 공영 SBS(Special Broadcasting Service)는 호주의 다문화, 다언어 사회의 일면을 가장 잘 반영한 방송사로서 방송을 통해 다문화주의를 실현하려는 호주 정부가 재정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SBS 라디오는 정부의 새로운 헬스케어 시스템인 '메디뱅크( 현재 메디케어)'를 이민자 지역 사회에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는데요.

1975년 6월 시드니에서 7개 언어, 멜버른에서 8개 언어 방송을 시작한 SBS는 현재는 60개 이상의 언어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지상 최다 다중 언어 공영방송입니다. 이민 정착 길잡이로서 호주 이민자 사회의 삶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HARMONY WEEK  MONDAY 21 - SUNDAY 27 MARCH 2022
HARMONY WEEK MONDAY 21 - SUNDAY 27 MARCH 2022 Credit: www.harmony.gov.au
진행자: 하모니 데이를 비롯해 하모니 주간 동안에는 곳곳에서 오렌지 물결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하모니 데이의 상징색이 오렌지인 이유는 뭔가요?

유화정 PD: 오렌지는 1999년 첫 행사가 열린 이후 하모니 위크를 상징하는 색으로 이어져 오고 있는데요. 오렌지색은 전통적으로 사회 소통과 진정한 대화를 의미하는 색으로 부각돼 왔는데요. 여기에는 생각의 자유와 상호 존중을 장려하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색채 이론에서 볼 때 오렌지 컬러는 옐로우와 레드 사이의 컬러로 이 두 색을 혼합해 만든 2차 색으로 이는 레드의 에너지와 생명력, 그리고 옐로우의 행복감을 지녔다는 의미가 됩니다.

밝은 오렌지 컬러는 가시성이 매우 높아 이목을 집중시키는데도 효과적입니다. 정부는 이날 오렌지 색상의 옷 또는 리본 장신구 등의 착용을 통해 호주의 다문화 지지를 보여주도록 시민들에게 권장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하모니 위크(Harmony Week) 동안 주황색 옷을 입음으로써 문화적 다양성과 포용적인 호주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 됩니다.

진행자: 3월 21일 호주의 하모니 데이를 맞아 각기 다른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 결속함으로써 모두 호주인임을 인정하는 'Everyone belongs' 하모니 데이의 의미를 되짚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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