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Back: 음료수 한 캔으로 돈도 벌고 환경도 지키는 방법은?

World Environment Day concept. Woman hand holding and putting plastic bottle waste into garbage trash.

World Environment Day concept. Woman hand holding and putting plastic bottle waste into garbage trash. Source: Moment RF / krisanapong detraphiphat/Getty Images

SBS 한국어프로그램은 '에코백(Eco Back), 다시 보는 환경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잘 몰랐던 호주와 한국의 환경 문제를 자세히 짚어보려한다. 이번 방송에선 용기 보증금 제도에 대해 살펴본다.


Key Points
  • 용기 보증금 제도…남호주에서 1977년 시작, 빅토리아주 지난해 도입
  • 빈 용기 반환시, 10센트 환급…150㎖~3ℓ 사이 캔·유리·플라스틱 해당
  • 환경·교육·경제적으로 이점…재활용 인식 제고에 효과적
  • 수거 지점 부족 큰 한계…독일·한국 사례 해결책 될 수 있어
콜라 한 캔으로 돈도 벌고, 환경도 지킬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호주 빅토리아주 단데농에 거주하는 맥클란 앤드류(Andrew Mclean)씨는 손자와 함께 한달에 한 번씩 용기 보증금 제도(Container deposit scheme)를 통해 20~30달러의 돈을 돌려받고 있다고 합니다.

앤드류씨는 이 제도를 통해 환경을 보호할 수 있고, 손자에게 용돈을 줄 수도 있다며 기뻐했습니다.
손자와 함께 용기 보증금 제도(Container deposit scheme)를 이용하고 있는 맥클란 앤드류(Andrew Mclean)씨 Credit: SBS Korean
손자와 함께 용기 보증금 제도(Container deposit scheme)를 이용하고 있는 맥클란 앤드류(Andrew Mclean)씨 Credit: SBS Korean
앤드류씨와 같이 버려지는 쓰레기를 모아 가져오기만 해도 돈도 벌 수 있고, 환경도 지킬 수 있는 일석이조의 정책이 빅토리아주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됐습니다.

남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와 퀸즐랜드에서는 이미 시행 중인 정책이었는데요. 아직도 이 제도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합니다.

SBS한국어프로그램은 퀸즐랜드 공과 대학교(Queensland University of Technology)의 레오니 바너(Leonie Barner) 교수와 빅토리아주 리턴잇(Return it) 할람(Hallam) 지점 매니저 세바스찬 피벳(Sebastian Pivet)씨와 함께 호주의 용기 보증금 제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려 합니다.
(사진 왼쪽부터) 퀸즐랜드 공과 대학교(Queensland University of Technology)의  레오니 바너(Leonie Barner) 교수, 빅토리아주 용기 반환 센터 리턴잇(Return it) 할람(Hallam) 지점 매니저 세바스찬 피벳(Sebastian Pivet). Credit: SBS Korean
(사진 왼쪽부터) 퀸즐랜드 공과 대학교(Queensland University of Technology)의 레오니 바너(Leonie Barner) 교수, 빅토리아주 용기 반환 센터 리턴잇(Return it) 할람(Hallam) 지점 매니저 세바스찬 피벳(Sebastian Pivet). Credit: SBS Korean
용기 보증금 제도란?

우선 용기 보증금 제도란 무엇일까요?

용기 보증금 제도란 각 주에서 기반한 제품 관리 제도를 의미합니다. 재활용 및 쓰레기 감축을 위해 빈 용기를 수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강제적이거나 제도화되지 않은 자발적 제도입니다.

빈 용기를 지정된 장소에 반납한 소비자는 10센트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주로 유리, 페트,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용기를 반환할 수 있습니다.

이 제도를 제일 먼저 도입한 곳은 남호주입니다. 남호주는 1977년 해당 제도를 도입해 용기 반환 시스템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이후 뉴사우스웨일스, 퀸즐랜드, 빅토리아주에서도 이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너 교수는 "이 제도는 남호주의 제도로 1977년에 시작됐고 다른 주에서는 이런 제도가 없었다"며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2017년에 도입했고, 제가 살고 있는 퀸즐랜드에서는 2018년에 이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태즈매니아는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제도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빅토리아주에서는 지난해 11월1일부터 해당 제도가 시작됐습니다. 제도가 시행된지 8개월밖에 되지 않았으나,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반환하기 위해 센터를 찾고 있다고 합니다.

리턴잇 할람지점의 피벳 매니저는 "빅토리아주는 호주에서 용기 보증금 제도를 가장 늦게 도입한 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다른주에선 수년 전부터 시행해오다가 작년에야 다시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다른 주에서 재활용을 하러 갔고, 빅토리아에서 재활용이 시작된다는 소식을 듣고 특히 멜버른에서 많은 사람들이 정말 좋아했다"며 "그래서 매우 인기가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빅토리아주 리턴잇(Return it) 할람(Hallam) 지점 모습. Credit: SBS Korean
빅토리아주 리턴잇(Return it) 할람(Hallam) 지점 모습. Credit: SBS Korean
큰 인기를 증명하듯 할람 지점에서만 하루에 4만개에서 10만개의 용기가 반환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저희는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창고에 들어오는지 기록하지는 않지만, 매일 창고에 들어오는 용기 수를 고려하고 있다"며 "대략적으로 한람의 리턴잇은 네트워크에서 가장 바쁜 창고"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평균적으로 하루에 약 4만~10만개의 용기가 들어오는 것 같다"며 "이는 고객당 20달러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지금은 겨울이라서 조금 더 조용한 편"이라며 "여름에는 많은 축제와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셔 바빠진다"고 덧붙였습니다.

반환 가능한 용기는?

안타깝게도 모든 용기를 반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알루미늄 캔, 혹은 유리병, 플라스틱이 해당되며, 150mL에서 3L 사이 용기가 반환 가능합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용기에 표기된 10센트 라벨을 찾는 것입니다.
Eligible containers. Source: Victoria Scheme website
Eligible containers. Source: Victoria Scheme website
피벳 매니저는 "10센트가 표시돼 있고, 150ml에서 3L 사이여야한다"며 "세탁 세제, 비누, 그 어떤 것도 포함되지 않고, 음료 용기만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바너 교수는 대부분의 용기 보증금 제도가 비슷한 성격을 띄고 있지만, 최근 퀸즐랜드에선 다른 주에서 허용하지 않는 와인 용기도 반환 용기에 포함됐다고 전했습니다.

바너 교수는 "퀸즐랜드는 최근 다른 주 제도에서는 허용하지 않는 와인 및 주류 유리 용기도 포함했기 때문에 약간 독특하다"고 말했습니다.

용기 보증금 제도의 장점

해당 정책은 크게 환경적, 교육적 그리고 경제적으로 이점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용기 보증금 제도는 환경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쓰레기를 감축하고, 재활용하고자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바너 교수는 해당 제도가 환경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플라스틱 음료 용기는 쓰레기로 버려지면 수로와 바다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해양 플라스틱 오염에 기여할 수 있으므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며 "쓰레기 감사를 통해 용기 보증금 제도가 도입되면서 음료수 용기를 버리는 양이 크게 줄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유리의 경우 유리 조각이 모두 파쇄돼 분리수거 시설에서 분리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 문제"라며 "용기 보증금 제도가 있는 경우, 온전한 병을 받으면 재활용에 훨씬 더 좋은 과정을 거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용기 보증금 제도는 어린아이들에게 환경 교육적 입장에서도 좋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빈 용기를 직접 재활용하고, 용돈을 버는 방법을 통해 환경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Selection and Recovery Plant
A conveyor belt carrying plastic and cans ready to be selected before recycling Credit: Massimo Borchi/Atlantide Phototr/Getty Images
바너 교수는 "환경 교육과 인식 제고를 위해 쓰레기 투기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모든 사람에게 쓰레기를 절대 버리지 말아야한다는 것을 교육 할 수 있다"며 "재료가 어떻게 재활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재활용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도 좋고, 아주 좋은 교육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제도는 경제적으로 궁핍한 사람에게도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이라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버려지는 재활용품을 모아 돈을 버는 것이 하나의 경제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벳 매니저는 "소득이 높지 않은 사회 경제적 수준이 낮은 지역의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며 "부업으로 돈을 벌기 위한 계획으로 사용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재활용품을 모아 손쉽게 기부를 할 수도 있습니다. 용기 반환 기계에선 모아온 재활용품을 현금이나 바우처 등의 환급금으로 교환하는 방법 이외에도 환급금을 즉시 기부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환급금을 원하는 단체에 즉시 기부 할 수 있습니다.

용기 보증금 제도의 한계

바너 교수는 여전히 해당 제도가 다양한 한계를 갖고 있다며 개선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우선 바너 교수는 수거 지점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습니다.
빅토리아주 리턴잇(Return it) 할람 지점. Credit: SBS Korean
빅토리아주 리턴잇(Return it) 할람 지점. Credit: SBS Korean
그는 "수거 지점이 없는 지역, 특히 외딴 지역이 있고 물론 외딴 지역에서도 고객이 용기 당 10센트를 벌 수 있어야한다"며 "매년 점점 더 많은 수거 지점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여전히 용기를 반환할 수 없는 지역이 있고 제 경험상 가끔은 반환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특별한 수거 장소로 가야 한다는 점이 아쉽고, 병이 몇 개 밖에 없는데 반납하고 싶을 때 조금 힘들 때가 있다"며 "병을 반납하기 위해 차를 타고 5km, 2km를 운전하고 싶지는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바너 교수는 해결책을 독일과 한국의 방법에서 찾을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독일은 모든 상점에서 용기를 반환할 수 있도록 해놨으며, 한국의 경우에도 모든 편의점과 마트, 슈퍼에서 빈병 수거 및 보증금 반환이 가능해 용기 반환이 보다 쉽고 편리해 수거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바너 교수는 "저는 독일 출신이고 독일에도 비슷한 제도가 있다"며 "가장 큰 장점은 모든 상점에서 음료 용기를 반환할 수 있기 때문에 가까운 곳에서 용기를 반환할 수 있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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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Back: 기후변화에 좋은 숲이 따로 있다고?…생장 속도·낙엽 영향

SBS Korean

13/07/202410:31
이어 "용기를 판매하는 상점에서도 용기를 수거하는 것이 의무화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퀸즐랜드에선 전체 용기의 63.5%만이 용기 보증금 제도 또는 재활용 쓰레기통을 통해 반환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용기를 슈퍼마켓에 반납하는 것이 훨씬 더 쉬워진다면 아마 반환률이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며 "독일에서는 반환률이 96%에 달한다는 기사를 최근에 읽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끝으로 바너 교수는 재활용 가능한 용기를 쓰레기통에 버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는 "용기를 쓰레기통에 버리지 말고 재활용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수거 장소에 가져가야 한다는 점을 한 번 더 인식했으면 좋겠다"며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 특히 도로 옆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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