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IN: 시도 때도 없이 배에서 "꼬르륵 꾸루룩"…민망함 줄이는 대처법

Stomach pain

A woman holding her stomach Source: Getty / Kinga Krzeminska

배에서 울리는 '꼬르륵' 소리로 난처했던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있다. 게다가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이유는 뭘까? 원인과 개선법을 알아본다.


Key Points
  •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장음)은 정상적인 소화과정에서 나오는 신체반응
  • 정상인, 1분에 5~34회 정도로 꼬르륵 또는 졸졸 흐르는 듯한 작은 소리로 들려
  • 평소 고기 위주 식단과 패스트프드 섭취 많으면 아랫배에서 꾸루르륵 소리 잦아
  • 한국인의 전통 식사법인 쌀류 특히 현미에는 장운동에 좋은 질 좋은 섬유질 풍부
건강한 삶을 위한 지혜를 전합니다. 건강 IN은 건강 insight, 한자어 사람 '인(人)'을 써서 '건강한 사람'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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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인 PD (이하 진행자): 일상생활 속의 건강한 습관과 과학적으로 검증된 건강 관련 정보를 공유합니다. 건강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유화정 PD: 안녕하세요.

진행자: 저희 한국어 프로그램 매일 방송 시간이 오후 4시입니다. 살짝 허기를 느낄 시간인데요. 보통 배가 고플 때 꼬르륵하고 배 속에서 신호를 보내지 않습니까? 이 꼬르륵 소리는 어떻게 나오는 소리인가요?

유화정 PD: 공복 상태에서 우리 뇌는 위에 신호를 보내어 소화관의 운동을 촉진합니다. 이는 주로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에 의해 촉발되는데요. 그렐린은 배고픔을 유발하고, 위와 장의 운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꼬르륵' 소리는 위와 장의 근육이 수축하며 내용물을 이동시키는 이동복합운동(Migrating Motor Complex)과정에서 생기는 현상으로 위장과 장에서 음식, 액체, 그리고 가스가 이동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위와 장의 이동복합운동은 주기적으로 장을 청소하고 남은 찌꺼기를 대장으로 밀어내는 역할로 보통 식후 4~5시간이 지나면 소장이 비워지고 음식물이 대장으로 넘어갑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가령 낮 12시경에 점심을 먹었다면 오후 4시 ~ 5시쯤에는 소장의 음식물이 대장으로 넘어가면서 꼬르륵 소리가 날 수 있겠네요.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공복 상태에서 위가 비어 있을 때도 위와 소장은 계속해서 운동을 하는데, 위나 소장에 음식물이 없고 공기만 차 있다면 위 벽의 운동 작용으로 공기가 움직이면서 소리가 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앞서 언급드린 대로 주로 소장에서 발생하는 '이동복합운동(Migrating Motor Complex)'의 일환으로 설명될 수 있는데요.
위와 장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는 단순히 공복 상태에서 위에 공기가 많아서 나는 소리뿐만 아니라 소장에서 발생하는 이동복합운동(MMC)과 같은 정상적인 소화 과정의 일부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진행자: 속이 비어 있을 때뿐만 아니라 음식을 먹은 뒤에도 정상적인 장의 운동으로 인해 소리가 날 수 있다는 건데요. 그럼 이 두 경우 모두 꼬르륵 소리는 비슷하게 들리나요?
Senior man suffering stomach pain at home
Man having stomach problems Source: Moment RF / ingwervanille/Getty Images
유화정 PD: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를 전문 의학 용어로 장음(borborygmi)이라 부릅니다. 장음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1분에 5~34회 정도 꼬르륵 또는 졸졸 흐르는 듯한 작은 소리로 들리는 것이 정상적인 신체의 반응입니다. 배고플 때 더 크게 들리는 이유는 위장에 음식이 없어서 공기와 소화액이 더 자유롭게 움직이기 때문으로 이는 위와 장이 다음 식사를 준비하며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개 식후에 나는 장음은 공복에 나는 장음보다 소리가 작아 청진기로 들어야 들릴 정도이지만 식사 중 말을 많이 하거나, 껌을 씹거나, 탄산을 많이 섭취하는 등 공기가 위장으로 많이 들어가게 되는 경우 소리가 커지게 됩니다.

진행자: 배에서 울리는 '꼬르륵' 소리 때문에 난처했던 경험, 누구나 한번쯤은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중요한 고객과의 미팅 중에, 또는 조용한 시험 도중 유난히 크게 울려 당황스러웠던 경험도 있을 수 있고요. 꼬르륵 소리가 나는 민망한 순간을 어떻게 좀 막을 방법이 있을까요?

유화정 PD: 꼬르륵 소리가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말씀드렸지만, 사실 조용한 곳에서 크게 울리는 소리는 결코 반갑지 않습니다.
아마 꼬르륵 소리가 나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가장 많이 하고 계시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요. 복근에 살짝 힘을 주어 배를 수축시키면 일시적으로 장의 움직임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배에서 소리가 날 때 그냥 두는 것과 힘을 주는 것과 차이가 있는데요. 힘을 주게 되면 소리가 크게 나지 않기 때문에 조금은 민망한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마치 방귀를 참는 것과 유사한 방법입니다.

진행자: 복근에 힘을 주면 장음을 잠시 억제할 수 있군요. 그런데 배에서 소리가 나면 얼른 배에 손이 가게 되는데요. 배를 문지르는 것도 효과가 있을까요?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먼저 배를 지그시 눌러주는 것이 좋은데요. 배를 감싸듯이 지그시 누르면 배에서 나오는 소리를 조금은 억제할 수 있습니다. 이어 손을 위의 위치에 얹고 시계 방향으로 10회 정도 쓸어주고, 반대방향으로 10회 정도 천천히 쓸어주면 좋습니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도 도움이 되는데요. 가슴으로 숨을 크게 마시고 뱉는 것이 아니라 복식호흡으로 배를 불룩하게 했다가 내쉬기를 10회 정도 반복합니다. 복식호흡을 하게 되면 복부 근육이 연소되면서 많은 열을 발생하기 때문에 근육의 힘으로 배에서 나는 소리를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잠시 자세를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될까요? 왠지 서 있으면 소리가 덜 날 것 같은데요.

유화정 PD: 보통 배에서 소리가 나면 자세를 웅크리게 되는데요. 몸을 웅크리게 되면 배에서 더 큰 소리가 날 가능성이 큽니다. 배에서 소리가 날 것 같으면 웅크리기보다는 허리를 쫙 펴고 배에 힘을 주는 것이 잠시나마 소리를 멈추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Stomach
Source: Pixabay
자세를 바꿔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앉아 있다면 일어서거나, 서 있다면 앉거나 해서 자세를 바꾸면 장의 움직임이 달라져 소리를 잠시 억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들은 장음이 나오는 순간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조치일 뿐, 장음 자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진행자: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 장음은 우리 몸의 정상적인 소화 작용에 의한 현상이라고 지금까지 살펴봤는데요. 그런데 유독 장음이 크게 나거나 시도 때도 없이 자주 나는 경우는 어떤 상황에서 발생하나요?

유화정 PD: 장음이 유독 크게 나거나 자주 나는 경우는 몇 가지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요. 우선 많은 양의 음식을 먹거나 가스를 많이 발생시키는 음식을 섭취할 경우입니다. 밀가루, 콩, 탄산음료 등은 가스가 많이 차게 하는 대표적인 식품입니다.

음식을 급히 먹거나 흡연을 할 경우에도 공기를 많이 삼킬 수 있는데, 이 공기가 장을 지나면서 소리가 크게 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 수면부족,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으로 장운동이 빨라질 수 있습니다. 소화불량이나 과민성장증후군이 있는 경우에도 장 운동이 비정상적으로 활발해져 장음이 크게 들릴 수 있습니다. 또 드물게 갑상선기능 항진이나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진행자: 장음이 평소와 다르다면 어딘가 몸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도 있군요?

유화정 PD: 배에서 소리만 크게 나는 경우는 걱정할 것이 없지만 장음이 “꼬”로 시작하는 꼬르륵 소리가 아니라 “꾸르륵~~”으로 소리가 난다면 자신의 건강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꾸르륵 소리가 나는 것은 위에서 발생하기보다는 조금 아래쪽인 배꼽아래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꾸르륵 소리가 나면서 이어지는 반응으로는 방귀냄새를 풍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만약 장음과 함께 심한 방귀, 잦은 복통, 메스꺼움, 구토, 혈변, 배변 장애, 갑작스러운 체중저하 등이 동반된다면 가볍게는 단순 소화불량이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서부터 심각하게는 장폐색이나 대장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화기계의 질환으로 인한 증상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진행자: 저희가 건강 IN에서 다룬 주제로 ‘채식 후 잦아지는 방귀는 병이 아니라 장내 좋은 미생물이 보내는 건강 신호’이며, 채식 위주의 지중해 식단은 방귀의 횟수와 가스 양을 늘리지만 냄새는 없다는 연구 결과를 전해드렸는데요. 고기 중심의 식습관이 장음 발생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유화정 PD: 아랫배 쪽에서 꾸르륵 소리가 자주 나고 속이 부글부글 끓는 경우가 많다면 이는 유독 고기류의 섭취가 많은지,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고 있는지 평소 식습관을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국인의 전통 식사법인 쌀류 특히 현미에는 채소류에 포함된 섬유질 못지않게 질 좋은 섬유질이 들어있습니다. 실제 현미밥을 꾸준히 드시면 꾸르륵 소리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평소 위와 장을 불편하게 하는 생활습관을 갖고 있지 않은지 살펴봐야겠습니다. 듣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시간 건강 IN, 오늘은 배에서 나는 민망한 소리, 장음의 원인과 해결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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