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마다 다른 호주의 교사 연봉… "선생님이 느끼는 어려움은?"

Female teacher helping junior high school girl students doing homework at desk in classroom

A teacher in a classroom full of children Source: Getty

호주에서 교사의 연봉은 어느 정도나 될까요? 선생님들이 말하는 교사들의 힘든 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박성일 PD(이하 사회자): 주간 경제 브리핑 함께하고 계십니다. 강혜리 리포터와 함께 호주 생활 경제 쉽고 재미있게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가지고 오셨나요?

강혜리 리포터(이하 리포터): 오늘은 얼마 전에 SBS 인사이트에서 보도됐던 내용 중 흥미로웠던 기사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호주에서 선생님의 연봉에 대한 것인데요.

사회자: 자라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중요한 직책인데요. 구글 CEO 같은 연봉은 아니라도 비슷한 전공의 중소기업 직원보다는 많이 받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맞나요?

리포터: 맞다고도 아니라고도 하기가 어려운데요. 먼저 교사의 월급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어느 주에서 일하는가? 그리고 어떤 학교에서 일하는가인데요. 호주에는 아시다시피 사립과 공립 학교가 있잖아요.

사회자: 사립과 공립학교 등록금을 보면 당연히 사립 학교 교사들이 더 많이 받을 것 같네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The Foot Note의 기사에 따르면 특히 뉴사우스웨일즈 주와  ACT 사립학교 교사들이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특히 자기 개발 프로그램까지 합하면 공립학교 교사들보다 약 8천 달러까지 더 받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자: 각 주마다 교사 연봉이 다른가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갓 졸업한 교사의 평균 연봉 기준으로 타즈매니아 선생님들이 최저, 노던 테리토리 선생님들이 최고로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고 하네요.

사회자: 1만 3000달러 이상 차이가 나네요! 하지만 노던 테리토리에서 일하려면 연봉이 많아야 할 것 같긴 합니다.

리포터: 그렇죠? 아무래도 모두 도시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니까요. 하지만 지방이라고 꼭 돈을 많이 받고, 도시라고 적게 받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노던 테리토리 다음으로 연봉이 높은 곳은 서부 호주,  ACT, 빅토리아, 뉴 사우스 웨일즈, 그리고 퀸슬랜드와 남부 호주의 순서인데요.

사회자: 도시는 도시대로 물가가 비싸니 많이 받아야 할 것 같긴 하고요. 판단하기 어렵네요. 그러면 정확히 얼마 정도인가요?

리포터: SBS 인사이트에 따르면 갓 졸업한 교사의 연봉은 $65,000에서 $70,000 사이라고 합니다.

사회자: 다른 직업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리포터: 시작 연봉 치고는 높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죠. 9년 차 교사가 되면 교실에서 가르치는 교사로서는 더 이상 연봉이 오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연봉 레벨이 거기서 끝나는 것이죠.

사회자: 만약 20대 중반에 교직을 시작했다고 하면 30대 중반인데요. 이때가 사실 가장 씀씀이가 많아지기 시작할 때아닌가요?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게 되고

리포터: 그렇죠.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친구들이 연봉이 올라갈 때 교사들은 멈춰 있게 되는 건데요. 학년 주임 선생님(Year Coordinator) 같이 관리 업무를 맡지 않는다면 말이에요.

호주에서는 신입 교사의 반 이상이 5년 안에 그만두는 것이 큰 문제인데요. 바깥에서는 9시 반에 시작해서 3시에 끝나고 방학 때 쉬니까 얼마나 좋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수업 준비하랴, 시험 때면 채점하랴, 제가 아는 선생님들은 시험 때면 살이 빠지더라고요.

사회자: 한국에서는 컴퓨터 사인펜으로 객관식 문제의 답을 체크하면 컴퓨터가 채점을 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호주에서는 주관식이 많긴 하죠.

리포터: 게다가 요즘 학교에는 Personalised Learning Plan 이란 시간들이 있어요. 학생들이 자유롭게 공부하는 시간인데요. 학생 입장에선 좋지만 교사 입장에서는 하나의 수업 계획안이 아니라 이런 학생들을 위한 수업 계획안을 따로 짜야 하는 것이고요.

사회자: 좋은 교육 뒤에 선생님들의 시간 외 근무가 있었던 거군요. 선생님들이 겪고 있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을까요?

리포터: 또 하나의 문제가 있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한국의 교육계에서도 최근 계속 대두되는 문제죠.

사회자: 뭔가요?

리포터:  바로, 학부모와의 관계입니다.

사회자: 그렇군요. 한국에서도 잘못한 학생을 혼내거나 벌주면 오히려 부모들이 항의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죠.

리포터: 그렇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교사는 “병원에서 의사의 소견을 존중하고 수술실에 들어가서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는 것처럼, 학교에서도 선생님의 의견을 프로의 의견으로 존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회자: 일리가 있네요. 저희가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선생님한테 혼나면 집에서도 혼나고 그랬죠.

리포터: 그렇죠? 요즘은 학생들 대부분이 핸드폰이 있어서 학생들이 혼나면 바로 부모님께 전화해서 흥분된 상태로 연락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네요. 또 우리 애는 완벽한데 잘못된 건 선생님 때문이라고 하는 부모님들도 있고요.

사회자: 골치 아픈 문제죠. 최근에는 교사들의 낮은 임금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서 교사들을 실력 제로 월급을 지급하자고 하는 움직임도 있는데요. 학교들도 나플란 점수 등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잖아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하지만 부유한 도시에 위치한 셀렉티브 학교와 시골에 위치해 인력이 부족한 학교 등 학교들의 환경이 모두 다른데 어떻게 교사의 자질을 평가할 수 있겠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사회자: 그렇네요. 자칫 잘못했다가는 입시 경쟁 구도로 갈 우려도 있고요.

리포터: 하지만 좋은 소식은, 교사를 전공으로 택하기 위해 드는 비용이 많은 부분 국가 보조가 된다는 점과 교사라는 직종이 4차 산업 혁명 이후에도 살아남을 직종으로 꼽힌다는 점입니다.

사회자: 인터넷 강의나 좋은 학습 프로그램들이 넘쳐나는데 과연 가능할까요?

리포터: 오하이오에서 Electronic Classroom of Tomorrow라는 학교를 시험 운영한 적이 있는데요. 에듀케이션 드라이브(Education Drive) 지에 따르면 좋은 시스템들이 갖춰진 공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여기에 참여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회자: 동기 부여가 안됐던 거군요. 학생들도 사람이니까요.

리포터:  네. AI 시스템이나 로봇은 아마도 교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사용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아까 말씀드린 개인화된 학습 플랜을 짠다거나 레벨 테스트를 한다던가 하는 방법으로요.

사회자: 희망적인 소식이네요. 오늘은 호주의 ‘교사’직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방학이라 힘든 부모님들 많으셨을 텐데 아이들이 개학을 하고 나면 매일 고생하시는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 전해 드려보는 건 어떨까 싶네요. 강혜리 리포터, 유용한 정보 감사드립니다.

리포터: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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