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시드니 영화제 찾은 ‘칸의 거장’ 봉준호

Director Bong Joon-Ho, winner of the Palme d'Or award for his film "Parasite" poses at the winner photocall during the 72nd annual Cannes Film Festival

Director Bong Joon-Ho, winner of the Palme d'Or award for his film "Parasite" poses at the winner photocall during the 72nd annual Cannes Film Festival Source: AAP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시드니 영화제 참석차 호주를 방문해 SBS와 특별 대담을 가졌다.


SBS 한국어 프로그램이 시드니 필름 페스티벌 현장에서 봉준호 감독을 만났다.

봉준호 감독을 세계적 거장으로 거듭나게 한 영화 '기생충'의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와 제작 과정, 영화 아닌 리얼 가족 이야기, 평생 15편의 영화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명 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을 존경하며 ‘봉준호 장르’를 이어가고 싶다는 감독의 확고하고 진솔한 영화 인생관을 들어본다.
진행자(유화정PD): 시드니 영화제는 이번이 세 번째로 알고 있습니다. 2014년 설국열차(Snowpiercer)가 비경쟁부문이었고요. 2017년에는 옥자(OKJA)가 폐막작, 이번에 기생충이 최종 경쟁 부문에 오르셨는데요. 공교롭게도 ‘패인 앤 글로리(Pain and Glory)’하고 다시 맞붙게 됐습니다. 어떠세요? 알모도바르 감독하고는 악연도 있으시죠? 옥자 때부터?

봉준호 감독: 그건.. 그분 인터뷰 통역 과정에서 약간 오해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넷플릭스 관련된 얘기죠. 2017년 칸느 영화제에서요. 저는 대학교에서 영화 공부할 때부터 그분 영화 너무 좋아했었고 여전히 팬입니다. 그분과 같이 영화 상영될 수 있어서 굉장히 기분이 좋고요. ‘패인 앤 글로리’도 빨리 보고 싶습니다. 칸느에서 일정이 너무 바빠서 못 봤거든요. 굉장히 보고 싶은 영화 중 하나이고요. 본인의 자전적 얘기를 담으셨다고 하더라고요. 기대가 되더라고요.

진행자: 이번에도 좋은 소식을 기대하시나요? 상금이 6만 불이나 돼서요...

봉준호: 그건 몰랐는데요. 상금이 있었군요? 칸느는 상금은 없죠. 뭔가 잘됐으면 좋겠네요.

진행자: 봉 감독님이 처음 영화하실 때 24-5년 전이죠? ‘백색인’? 그때 배우 출연료가 없어서 출연료 대신 와이셔츠 상품권을 줬다고 하던데요?

봉준호: 네 1993년이네요. 그때 부족한 예산을 모아서 간신히 단편영화를 찍던 기억이 나네요.

진행자: 그때 생각하면 사반세기 뒤에 격세지감입니다. 6만 불 상금을 놓고 경쟁하시니까요.

봉준호: 모르겠어요. 영화제가 축제이다 보니까 경쟁부문을 만들어서 서로 점수도 매기고, 경쟁하는 걸 보는 재미가 있겠죠. 관객분들 입장에서는. 그렇지만 다들 아시겠지만 영화라는 것이 서로 경쟁하기 위해서 만드는 건 아니잖아요? 달리기 선수들처럼 트랙을 달리는 건 아니니까, 영화들 각자 각자가 가진 개성이나 재미를 다양하게 즐기면 되는 거겠죠.

진행자: 기생충… 저희 세대는 기생충 박멸 세대였어요.

봉준호: 네, 저도 구충약 먹고, 검사하고 그랬죠.

진행자: 그런데.. 기생충, 이 혐오 단어가 전 세계적으로 너무나 긍정적인 이슈가 됐지 않습니까? 제 생각에는 100년 정도 뒤에는 2019년에 가장 많이 회자된 단어로 기생충이 올라가지 않을까 싶거든요?

봉준호: 말씀하신 것처럼 부정적인 뉘앙스, 약간 혐오스러운 뉘앙스가 있죠. 그건 사실인데, 영화의 제목이 되면 항상 원래 가진 맥락과 다른 맥락이 또 부여되잖아요? 그래서 아마 2시간에 걸친 이 영화의 스토리와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이 기생충이라는 제목의 어떤 느낌이나, 단어 자체의 느낌이나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도 제가 만들었었는데 그것도 단어 자체만 놓고 보면 끔찍하잖아요? 살인이 왜 추억이 되겠어요? 그런데 가슴 아픈 영화의 전체 스토리를 보고 나면 맥락이 짚어지고 이해가 되듯이 기생충도 아마 그러리라고 봅니다.

진행자: 아주 시크한 말씀을 하셨어요. '황금 종려상은 과거지사다. 영화는 관객이 평가한다.'  한국에 지금 돌풍이 일고 있지 않습니까? 제가 보니까 다음 주쯤이면 천만 고지 돌파가 될 것 같은데요.

봉준호: 천만 까지는 모르겠는데 지금 700만 명은 넘은 상태이고요. 800만 명은 다음 주 정도 되면 돌파할 것 같아서 관객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이 영화가 사실 마냥 편하고 달콤하고 말랑말랑한 영화만은 아니잖아요? 너무 리얼하다 보니까 조금 불편한 요소도 있고, 무겁고 어두운 부분도 있고, 물론 웃음과 폭소도 있지만요. 그런 것들이 모두 뒤섞여 있는데 관객분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영화를 해석하고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영화를 보는 분들도 있고요. 한국 관객분들이요. 그래서 굉장히 감사한 마음이에요.

진행자: 감독님, 변장하고 직접 객석에도 앉아서 몰래 영화도 보신다고요. 어느 보도에 보니까 20-30대가 주 관객층이고 그다음에 40대였고요. 그런데 여성 관객이 남성보다  두 배 이상 많다고 그래요? 왜 그럴까요?

봉준호: 그래요? 왜 그렇죠? 저도 그건 잘 모르겠네요... 분석을 해봐야겠네요.

진행자: 연교 때문일까요?

봉준호: 아, 연교 조여정 배우와 송강호 씨 딸로 나오는 박소담 배우 이 두 분이 공통적으로 한 얘기가 있는데요. 개봉하고 나서 여성팬이 많아졌다는 거예요. 여배우인데 여성팬이 많은 거죠. 좋은 현상이죠? 자기들 인스타그램이나 소셜미디어 쪽에 여성팬들의 여러 가지 글과 반응이 뜨겁다는 거예요. 지금 말씀하신 관객의 비율 얘기를 들어보니까 여성 관객들이 좋아하는 여자 캐릭터의 느낌이 있는 것인가? 그런 추측을 해보게 되네요.
Bong Joon Ho
SBS 한국어 프로그램 유화정 PD(좌)와 인터뷰를 하는 봉준호 감독(우) Source: SBS Korean
진행자: 감독님 영화에는 그동안 너무나 극과 극, 이질적이고 상반되는 것들이 늘 한 도화지 안에 그려졌습니다. 설국 열차에서는 빈민 칸과 호화객실, 옥자에서는 산골 소녀와 뉴욕 글로벌 기업, 이번 기생충에서는 빈자와 가진 자. 어떻게 보면 금수저와 흑수저의 상반된 삶을 적나라하게 데칼코마니처럼 보여주고 있는데요. 영화에서 상반된 것들을 잇는 매개 역할로 냄새를 잡으셨더라고요. 냄새에 그렇게 집착하셨다고요?

봉준호: 냄새라는 것이 우리 일상생활에서 별로 서로 간에 얘기하기 쉽지 않은 주제잖아요? 심지어 가족이라고 할지라도… 그 얘기를 한다는 것은 너무 적나라하고 때로는 무례하기도 한 것인데요. 말 그대로 이 영화가 인간에 대한 예의, 부자와 가난한 자간의 서로 간의 예의? 인간에 대한 예의를 다루다 보니까, 인간에 대한 예의가 위태롭게 붕괴하는 순간 같은 게 영화에 있는 데요. 이 영화에서 그 붕괴의 도화선 같은 것이 냄새예요. 냄새라는 모티브가 굉장히 밀접하게 쓰일 수밖에 없었던 것 같고요.

서로 상반되는 것을 같이 묶어서 영화에서 다룬다고 얘기하셨는데 특히나 이번 영화에서 빈과 부라는 주제 때문인지 섞여 있음 자체가 굉장히 밀접해요. 서로 냄새를 맡을 수 있을 정도의 아주 가까운 거리로 밀접하게 대조되는 두 세계가 엮여있거든요. 이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의 상황이 그렇죠. 가난한 사람이 부잣집 안으로 들어가는 얘기이기 때문에 굉장히 사적인 거리, 다른 사람의 프라이빗한 삶을 가까이에서 옅보는듯한 그런 시점으로 구성돼있어요. 그래서 화면에서 냄새가 날 수밖에 없겠죠.

진행자: 예고편을 보면 굉장히 집이 부각이 되더라고요? 좁은 전깃줄이 얼키설키된 기택네 집, 부자 연교의 집은 넓은 언덕길.. 집이 특히 부각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그런데 그 집을 통째로 지으셨다고요?

봉준호: 사실 영화의 90%가 모두 집에서 벌어지는 사건이잖아요? 이 영화를 연극으로 만들어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거예요. 장소가 많지가 않아요. 두 군데에서 스토리의 90%가 진행되기 때문에… 특히 부잣집에서 스토리의 60% 정도? 그래서 거기가 하나의 소우주 같은 거죠. 거기서 많은 사건이 있고 또 층 별로 나누어져 있고요. 그래서 집을 아주 공을 들여서 정교하게(지었습니다). 이 영화의 어떤 우주, 유니버스나 마찬가지니까 공을 들여서 설계할 수밖에 없었고요. 제 머릿속에 시나리오를 쓰면서 구상한 그런 집을 실제 서울에서 똑같은 집을 찾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했어요. 그래서 만들 수밖에 없었고요. 그러다 보니 미술적인 부분의 제작비가 많이 들어갔죠.
Director Bong Joon Ho
6월 27일 호주 개봉을 앞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Source: SBS Korean
진행자: 이번 영화가 가족드라마다 보니까 대사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한국말 참 '아'다르고 '어'다르지 않습니까? '가장 한국적이면서 어느 곳, 어느 장소에 내놓아도 보편성이 있는 영화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어느 상황에도 맞는다. 그런데, 외국인들한테 대사 전달이 어렵지 않을까요? 그게 관건일 것 같은데요?

봉준호: 우리도 한국에서나 여기 교민분들도 그렇겠지만요. 우리도 외국영화를 늘 즐기잖아요? 영어로 된 영화, 프랑스어로 , 독일어로, 일본어로 된 영화를 요. 아주 작은 어미의 뉘앙스까지는 캐치 못하더라도 충분히 그 인물들과 교감하고 즐기고 스토리를 따라가잖아요? 외국 관객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특히 이영화의 빈과부는 전 세계 공통적인 테마잖아요? 거기로부터 자유로운 나라가 어디 있겠어요 사실? 그 문제로부터… 그런 공통의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충분히 보편적인 데다가 영화적으로 보여주는 여러 가지 코미디와 시각적인 슬랩스틱 이런 건 만국 공통어라고 생각해요. 호주와 뉴질랜드에 다음 주면 개봉을 하는데 이곳에 계신 교민분들은 호주나 뉴질랜드 분들보다는 2% 정도 더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있겠죠. 대사의 뉘앙스를 캐치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진행자: 영화 시작 전에 종소리가 들린다고요. 옥자 때도 종소리가 있었는데요. 왜 종소리를 넣으세요?

봉준호: 극히 일부지만 문제가 있는 극장들이 있어요. 사운드 채널과 스피커에… 센터, 우측, 좌측, 후방 우측, 후방 좌측 한번 모두 체크하는 거예요. 종소리가 전체 서라운드로 극장을 한번 돌게 되어있어요. 차례대로 가다가 어느 한 곳의 종소리가 안들 리거나 아주 작게 들리면 바로 그 건 극장에 항의를 해야 하는 겁니다. 저희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화면이나 사운드에 아주 정교 하게 마지막까지 마무리를 하려 고정 말 애를 쓰거든요. 소리의 발란스라든가 여러가지 것들을요. 그런데 관리를 제대로 안 한 일부 극장은 스피커 하나가 꺼져 있거나, 균형이 깨져있거나 이런 경우도 있어요. 그런 걸 미리 한번 체크해보시라고 하는 겁니다.

진행자: 감독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관객들도 전문가를 만드시려고 직접 체크하라고…

봉준호: 요즘 관객분들이 그런 것에 굉장히 예민해요. 결코 싸지 않은 비싼 티켓을 사고, 극장을 오가는 시간을 많이 들여서 투자를 해서 그 영화를 보는 건데요. 최고의 기술적인 조건 속에서 보고 싶은데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니까요.

진행자: 봉 감독님의 특유의 '삑사리 예술(L'art du Piksari')이 있지 않습니까? 이번 영화에서는 어떻게 전개가 될까요? 반전이 있나요?

봉준호: 거대한 반전에 영화 전체가 목숨을 걸고 있는 영화는 아니에요. 그렇지만 드라마의 곳곳에 여러 가지 이야기의 굴곡들이나 우리가 예기치 못했던 어떤 것들이 크게 작게 터져 나오는 순간들이 있고요. 그 부분이 영화의 주제와도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있고요. 그래서 많이 당부를 드렸던 건데요. 칸느에서나 한국에서 개봉을 할 때. 호주는 아직 개봉을 안 했잖아요. 6월 27일 개봉이니까 며칠만 버텨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진행자: 엔딩에 나오는 OST를 놓친 분들이 많더라고요. 영화 다시 봐야 되겠다 그런 댓글들도 굉장히 많았어요. OST 저도 들어봤는데 짧지만 굉장히 임팩트하더라고요. 그 내용은 감독님 얘기인가요?

봉준호: 음악 감독 정재일 작곡가가 작곡을 하면서 가사를 써달라고 했어요. 시나리오 쓴 사람이 써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썼죠. 제 얘기라기보다는 기우라는 인물, 영화는 끝나도 이 인물은 계속 살아갈 것 같은 느낌 있잖아요? 그 잔상을, 그 여운을 좀 남기고 싶었어요. 그 인물의 하루하루를 묘사한 느낌? 힘들게 노동을 하고 저녁때 이 친구가 소주 한잔 하는 느낌.. 그래서 제목이 '소주 한잔'이죠.

진행자: 극중의 기우만한 아드님이 있으시잖아요?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것으로 아는데요?

봉준호: 1996년 생인데요. 23살. 감독으로 데뷔했다는 것은 과장되어서 나온 기사이고요. 실습 작품으로 단편 영화를 찍은 게 2-3편 있어요.

진행자: 그래도 같은 길을 가는...

봉준호: 모르겠어요. 아직은 젊어서요. 감독의 길을 걸을지, 다른 영화 일을 할지. 하지만 뭔가 창작하는 일을 할 것 같아요. 본능을 숨길수는 없는 것 같고요.

진행자: 시나리오를 쓰면 제일 먼저 아내분한테 보여드린다고요? 가족들한테 좋은 평을 받으시나요?

봉준호: 애기 엄마가 늘 시나리오를 제일 먼저 읽는데요. 굉장히 냉혹하죠. 잔인한 얘기를 많이 해서 항상 두렵습니다. 처음 보여줄 때요.

진행자: 영화 '기생충'의 배우들이 영화 내내 너무너무 행복했다고 입을 모아서 얘기를 하고요,  배우 송강호 씨는 봉준호 감독의 정교함의 극치는 밥때를 정확하게 맞추는 데 있다고 하던데요. 어떻게 보면 뼈 있는 말인 것 같습니다. '기생충'이 표준 근로 기준 계약을 정확하게 지킨 영화라고요?

봉준호: (웃음)밥때를 정확하게 지키는 것은 제가 배가 고파서 그래요. 스태프들을 걱정해서 그런 게 아니고요. 제가 하루 종일 먹는 생각밖에 안 하거든요? 예를 들면 금요일 아침에 저는 토요일 저녁에 뭐 먹을까를 미리 고민하거든요. 항상 밥시간이 너무 기다려져서 제가 배가 고파서 시간을 잘 지키는 거고요.

표준 근로는 이미 2014년 2015년부터 한국 영화계에 이미 정착이 됐어요. 제가 조감독을 하던 시절 1990년대 말 그때는 사실 며칠씩 밤새워서 찍기도 하고, 촬영 끝나는 시간도 정확히 정해져 있지 않고, 그런 고생을 많이 했었는데요. 지금의 젊은 세대 스태프들은 그러지 않고 촬영 시간도 정확히 지키고, 임금도 정확히 정해진 선에서 영화 작업을 하니까 잘된 일이고 당연한 일이죠. 당연한 일이 2010년 대 중반부터 이뤄진 건데, 저나 기생충팀이 뭔가 공헌을 한건 전혀 아니고 한국영화산업 노조와 한국의 제작사, 제작가 협회들, 투자 배급사들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서 그런 문제가 몇 년 전부터 제대로 정리가 됐어요. 그 부분은 방송 드라마나 광고 쪽보다 우리 영화 쪽에서 먼저 더 표준 근로와 관련된 것들을 정착시키고 먼저 진행을 했기 때문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감독님의 예전 인터뷰에서 영화 인생 15편을 찍는 것이 내 인생 목표다.. 이런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요?

봉준호: 아, 제가 그랬나요? 왜 그랬지? 15편... 쉽지 않은데?

진행자: 만약에 그렇다면… 현재 까지 7편… 황금 종려상으로 해서 어찌 보면 절반의 영화 인생을 확실하게 매김 하신 건데요. 앞으로 어떤 영화 인생을 펼쳐가실까요?

봉준호: 제가 늘 존경하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인 사이코라는 영화가 유명하잖아요? 이 영화를 찍으셨을 때가 61세인데요. 우리나라로 치면 환갑잔치할 때 영화를 찍으셨어요. 그 영화의 생생한 감각이라던가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연출은 오늘날에 봐도 조금도 촌스럽지가 않고 놀랍거든요. 저도 그런 나이에 계속 현역 감독으로서 관객들을 계속 놀라게 해 줄 수 있는 그런 감독으로 살아나갈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진행자: 거장 봉준호 감독이 저희에게 특별한 것은 가까이, 스스럼없이 대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유쾌했습니다.

봉준호: 제가 아직 거장이라는 소리를 들을 단계는 아니고요. 거장의 길을 향해 가고 있는데 앞으로가 어떻게 될지 저 자신도 굉장히 궁금하고 오늘 좋은 얘기 많이 물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행자: 아직은 젊은 거장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을 시드니 필름 페스티벌 현장에서 만나봤습니다. 유화정이었습니다.

[상단의 팟 캐스트를 통해 전체 내용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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