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예술가] "기억이 살아있으면 그 사람은 살아있다" 디아스포라 기록 25년…사진 인류학자 손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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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우상 ‘2022 올해의 작가’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한 사진 인류학자 손승현 Source: Supplied

근·현대사의 질곡에서 희생당한 전 세계의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찾아 25년째 기록을 이어오고 있는 사진 인류학자 손승현(멜버른) 작가가 일우 '2022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Key Points
  • 손승현 사진 인류학자, 일우 사진상 '올해의 작가 2022'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
  • 전 세계 코리안 디아스포라 기록 25년… 70년 만의 귀향 · 잊혀진 사람들 전시
  • 북미 원주민 삶의 체험 기록 '원은 부서지지 않는다' 외 다수 에세이·사진집 출간
  • 2025 태평양 전쟁 종전 80주년... 호주군 포로 참상 멜버른대와 협업 프로젝트
예술을 통해 주류사회와 소수민족의 간극을 좁히는 호주 내 한인 예술가를 조명하는 '이달의 예술가(Artist of the month)'로 전 세계의 코리안 디아스포라(Korean Diaspora)를 찾아 사진과 글로 기록하는 사진 인류학자 손승현 작가를 만나봅니다.

유화정 PD(이하 진행자): 사진을 일컬어 흔히 '찰나의 예술'이라고 명명하죠. 예술의 한 분야로 자리 잡은 사진에도 다양한 세계가 있습니다. 어떻게 찍을 것인가 보다는 무엇을 찍을 것인가를 고민하며 이 시대에 눈이 되고 있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독보적 존재 손승현 작가님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손승현 작가(이하 손승현): 안녕하세요. SBS청취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멜번에 살고 있는 사진 인류학자 손승현입니다.

진행자: 오늘 말씀 나누기에 앞서 축하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아요. 한국의 일우재단이 수여하는 일우사진상 '2022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셨는데요. 이 상이 사진작가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상 중의 상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상 소감을 안 여쭤볼 수가 없는데요.

손승현: 네 감사합니다. 올해 일우사진상 올해의 작가 다큐멘터리 부문을 영광스럽게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팬데믹으로 지난 한 해 쉬고 진행되어서 굉장히 많은 삼백 분이 넘는 작가분들 중에서 운 좋게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진행자: 최근 의미 있는 굵직한 전시들도 잇따라 개최되지 않았습니까? <70년 만의 귀향> <잊혀진 사람들> 전시 일정을 늘려야 할 만큼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고요?

손승현: 네 좀 많은 일이 최근에 있었습니다. 2020년에 이제 서울 광화문의 큰 미술관에서 <70년 만의 귀향>이라는 전시를 준비했었습니다. 이 전시는 태평양 전쟁에서 벌어진 한국인 강제 연행 강제 노동에 관한 사진 전시였는데요. 전시를 준비하던 2020년 12월에 코로나 여파가 강해져서 미술관 계획이 불가로 변경되었습니다.

6개월간 전시를 준비했던 큰 계획이었기 때문에 너무 아까워서 급하게 온라인 전시로 계획을 변경했는데 이게 신의 한 수가 되었습니다. 두 달 동안 온라인 전시로 변경하고 이제 2021년 1월 말에 오픈했는데요.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많은 전 세계 모든 대륙에서 관람자가 전시장을 찾았습니다. 온라인 전시는 통계가 이렇게 나와서 누가 어디서 방문했는지를 알 수가 있는데, 전 세계 36개국으로부터 수천 명의 관람객들이 온라인 전시장을 방문했습니다.

진행자: 전 세계적으로요?

손승현: 전 세계 360개 도시에서 방문이 되었다고 통계가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전시에 대한 감상평도 이제 굉장히 많은 분들로부터 받았습니다. 유럽이라든지 북미라든지 호주라든지 그래서 많은 사람들과 온라인 전시로 연결되고 또 여러 가지 예술인과도 온라인 전시로 연계된 게 저한테는 가장 큰 소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행자: 물리적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진 거네요 세계적으로. 신의 한 수라고 앞서 말씀하신 이유를 알겠습니다. 또 지난 6월부터 8월 말 최근까지 열린 <잊혀진 사람들> 전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손승현: 네 이 전시는 이제 올해 2022년 일우 사진상 올해의 작가 수상 전시인데요. 이 전시는 지난 20여 년간 세계 여러 곳의 한국인들의 초상과 삶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북한 이탈 주민들이라든지 그다음 북미 지역의 동포들 중앙아시아 동포들 또 일본의 재일 코리안들의 삶의 이야기를 사진과 텍스트, 영상, 그리고 음악으로 구성한 전시입니다. 사진은 멀리 떠난 사람들뿐만 아니라 멀리서 돌아온 사람들, 그리고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기록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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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역사_잊혀진 사람들_우리는 고려 사람/ 서울도서관 설치 2015 Source: Supplied
진행자: 말씀 들으니 온라인 전시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접근법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전시 기간은 마무리됐지만 어떻게 다시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손승현: 네 제가 제 전시 소개하니까 조금 송구스럽긴 한데요. 전시는 마무리되어도 온라인 전시는 제가 계속 관리해서요. 전시는 계속 관람이 가능하시고요. 그리고 작년과 올해 전시를 또 연계를 해서 아시아 태평양 평화기념관이라는 가상 기념관 속 전시관으로 이렇게 보여주게 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해서 저희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들이 이곳을 통해서 계속해서 소개될 예정입니다. 여러분들께서는 모바일이라든지 아니면 노트북으로 바로 온라인 미술관으로 접속이 가능합니다.

Online Exhibition Reference Site (by Sung Hyun S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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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사람들', 일우 사진상 2022 올해의 작가상 수상 전시 Source: Supplied / Rebel9
2021년 <70년만의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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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현 개인전 ‘삶의 역사, 70년 만의 귀향 이야기’ 개막식에서 전시 소개하는 손승현 작가 Credit: newsis
진행자: 작품과 관련해 최근 토크 콘서트에도 초빙이 되셨는데 재외 거주 한국인 예술가를 초대해 한국인의 정체성으로 외국에서 보낸 삶과 예술을 교감하는 자리였다고요. 그러니까 호주 대표로 참여하신 거죠?

손승현: 네 그런 셈입니다. 얼마 전에 8월 중순경에 서울과 안동에서 작가와의 만남 등 토크쇼를 진행하고 왔습니다. 작가가 일정한 작업을 전시를 통해서 사람들께 보이고 또 그것을 통해서 관객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것은 작가로서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서는 '국경을 넘는 한국인의 초상'이라는 이런 주제로 다양한 질문과 의견들이 오갔고요. 한국에서도 이런 주제들에 이제는 관심이 많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 또 많은 관객들의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의견들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진행자: 참여 관객들은 대략 연령대가 어떻게 되셨어요?

손승현: 젊은 분들 20대 분들부터 대략 50대 분들까지였고요. 그리고 이분들의 관심은 현재 전 세계에 많이 퍼져 있는 이런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역량이 한국 사회와 어떻게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지에 관해서 굉장히 관심들이 많으셨습니다.

진행자: 앞서 "사진 인류학자 손승현입니다"라고 본인 소개를 하셨는데요. 실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 아트 디렉터 · 교수 · 인류학 박사 등등 여러 타이틀을 가지고 계세요. 그동안의 프로필이 궁금합니다. 어떤 생활을 해오셨을까요?

손승현: 네 저는 1990년대 한국에서 학부와 대학원에서 예술 사진을 전공했고요. 직장은 출판사에서 '한국 생활사 박물관'이라는 책을 이제 사진작가로 참여해서 3년간 8권을 만들었습니다. 이때 일반인들의 생활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그런 시각을 알게 되었고 이후 아시아 전역을 직접 방문하고 관련 유물과 지역을 직접 촬영하러 다니면서 많은 경험을 갖게 되었습니다. 많은 문화재 촬영이라든지 그다음에 재중동포 재일동포 등도 만났고 당시 중국에서는 북한과 중국 국경 지역에서 탈북 소년들도 처음 만날 수 있었어요.

이제 그때를 뒤로 하고 30대 초반에 뉴욕으로 늦게 유학을 떠나서 4년 동안 미국 대학원에서 시각 예술을 전공했고요. 이후 졸업한 뒤에는 미국의 인디언 보호구역에 들어가서 미국 원주민들의 공동체에서 현지 조사와 사진 기록 여정을 함께했습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서 디자인 스튜디오의 아트디렉터, 그다음 예술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하는 등 여러 가지 일들을 했고요. 동시에 이제 그때 문화인류학 박사 공부도 이제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타이틀이 있는데 저는 최근에 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 사진 인류학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북치는 사진 2009 카누 여행
2009, 수쿠아미쉬 인디언 보호구역, 연합 프로토콜, 워싱턴 주 시애틀 인근 Source: Supplied /
진행자: 출판 프로젝트에도 다양하게 참여하고 계세요. 다수의 사진집과 또 직접 책도 여러 권 쓰셨는데 제일 먼저 이 제목이 눈에 들어오네요. '원은 부서지지 않는다' 부서지지는 않겠죠 원은? (웃음) 어떤 책인가요?

손승현: 네 제가 직접 다니면서 촬영했었던 그런 작업들의 첫 번째 책이고요. ‘원은 부서지지 않는다’라는 얘기는 제가 여행 중에 직접 들었던 이야기예요. 'The Circle Never End'라는 그런 타이틀인데 저의 첫 사진 에세이 책입니다. 이거는 북미 인디언 보호에서 원주민들과 함께한 그들의 문화, 그리고 역사 그리고 그들과 함께한 많은 여정들에 대한 체험을 사진과 글로 쓴 책입니다.

이때 이제 원주민 보호구역에 들어가서 1년여간 같이 살았는데요. 인디언 원주민 이름도 받았어요. '차가운 물속을 걷다' 영어로 Walks in Coldwater 그리고 제가 살았던 라코타 원주민 말로 ‘오니 마니 오스나 마니(Oni Mani Osna Muni)’라고 발음을 하는데요. 제가 이제 겨울 말타기 여행에서 모든 기수들이 강물을 건너는데 제가 이제 얼음 강물에 뛰어들어서 얼음을 깨면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원주민 추장님이 이런 이름을 주셨습니다.

진행자: 직접 지어주셨다고요?

손승현: 네 굉장히 저는 이 이름이 너무 좋고요. 이게 라코타 말인데 라코타(Lakota) 족이 어디냐면 영화 ‘늑대와 춤을’에 나오는 그 부족입니다.

진행자: 아 그래요. 그러니까 빨리 연결이 되는데요? (웃음) 2012년에 출판된 '제4세계와의 조우'도 원주민 삶과 문화를 담은 책이라고요.
2009 카누 여행, 수쿠아미쉬 인디언 보호구역
2009 카누 여행, 수쿠아미쉬 인디언 보호구역 Credit: Sung Hyun Sohn
손승현: 이 책은 북미 알라스카부터 캐나다 그리고 미국의 북서 태평양 지역에 한 5~60여 개의 바다 카누 부족들의 어떤 미래를 향한 여정들 그런 이런 패들 여행이 있어요. 보트 여행이 있는데 그 여행과 미국 남서부를 다룬 에나사지(Anasazi) 문화 그리고 이제 북미 대평원 지역의 원주민들의 문화 등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사실은 이제 우수 저작상과 출판 지원상을 받아서 출간을 하게 됐고요. 그래서 저한테는 굉장히 귀중한 두 책이고, 이 외에도 이제 몽골에서의 유목 사회와 도시 사회를 비교한 사진 책으로 '밝은 그늘'이라는 이런 책을 출간하기도 했고요. 그 외에 계속해서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사진집과 에세이 등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타이틀이 하나 더 추가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집필 작가..(웃음) 이렇게 지속적으로 책을 내시는 건 그만큼 또 독자들의 호응도가 좋다는 것 아닌가요?

손승현: 저도 제가 기대는 안 했지만 첫 책이 지금도 굉장히 많은 감상평들이 아직도 피드백이 오고 있고요. 그리고 사실 십 대 시절부터 문학책 독서를 좋아했어서 책을 정말 정말 좋아했어요. 제가 사진 하는데 가장 큰 원동력이 되기도 했고요. 고등학생 때는 톨스토이나 푸슈킨 같은 러시아 작가들을 굉장히 좋아했었고 그리고 언젠가는 저도 책을 좀 쓰리라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책은 굉장히 기록과 아카이브 측면에서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독자들의 연락을 받을 때마다 굉장히 기분이 새롭고요.
원주민 파우와우(춤) 파인리지 원주민 보호구역 2006, 사우스 다코타 미국
원주민 파우와우(춤) 파인리지 원주민 보호구역 2006, 사우스 다코타 미국 Source: Supplied / Sung Hyun Sohn
진행자: 문학 소년에서 사진 인류학자로 변신을 하셨습니다. 지난 25년 간 수많은 이주민들을 만나고 그들의 고된 삶의 역사를 사진이라는 언어로 기록해 오셨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이 있다면 어떤 분들과의 만남이었을까요.

손승현: 참 이게 참 많은 에피소드가 있어요. 제가 한국인 디아스포라 분들만 해도 400여 명 이상을 만났고요.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이제 고려인 공동체 중앙아시아에 가서 만난 고려인 공동체 굉장히 많은 애정을 갖고 있는데요. 이분들은 1937년도에 강제 이주를 당하셨죠. 그런데 이제 그런 파국적인 상황을 딛고 일어나서 중앙아시아의 여러 민족들 중에서도 굉장히 손꼽히는 민족으로 다시 자립을 해서 생존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홋카이도에서 만난 그런 강제 징용을 갔다가 생존하신 그런 재일동포분들의 이야기도 굉장히 기억에 많이 남고요. 그다음에 탈북 여성 이야기도 굉장히 생각이 많이 납니다. 중국을 몇 년 동안 떠돌다가 미국에 정착한 친구인데요. 기억이 굉장히 많이 남고 쌍둥이로 미국에 입양되었다가 생모를 찾기 위해서 한국으로 돌아온 한인 여성들의 이야기도 굉장히 가슴에 많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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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살아 있으면 그 사람은 살아있다' 2017, 작가와의 대담, 손승현 작가 Credit: 평화디딤돌
진행자: 근·현대사의 질곡에서 희생당한 사람들에 대한 다큐멘터리 작업은 이곳 호주에서도 현재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죠?  

손승현: 네 저도 호주에서 지금 살고 있기 때문에 제가 호주 사회와 같이 조우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굉장히 여러 가지로 최근에 찾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이제 온라인 전시를 계기로 저와 연결된 학자 분과 공동 작업으로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게 있는데요.

올해 말부터 태평양 전쟁 호주군 포로들의 삶의 기록을 추적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2만 명이 넘는 호주군 포로들이 연합군 포로들과 함께 태국이라든지 버마 이런 동남아에서 굉장히 가혹한 철도 공사나 탄광 강제 노동에 동원이 되었고, 이제 2025년이면 종전 80주년인데 이때를 기념해서 이들의 희생을 다시 되돌아보고 그리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다시 생각해 보는 그런 전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년 말에 이제 온라인 전시와 다큐멘터리 영상 상영 그리고 사진집 출판을 시작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많은 국가에서 사진전을 기획하고 있고요. 멜번 대학교의 역사 철학부 교수이신 데이비드 팔머(David Palmer) 교수님하고 진행하는 공동 프로젝트입니다.

진행자: 방대한 프로젝트네요. 호주 사회에도 상당한 반향을 불러오리라 기대합니다.

손승현: 방대해서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제 좀 가벼운 질문들을 드려볼게요. (웃음) 우리 손승현 작가님은 어떻께 평소 가족을 위해서도 사진 찍기에 진심을 다하십니까?

손승현: 사진은 사실은 이제는 저한테는 거의 일상이라서 굉장히 자연스럽고요. 항상 주변에 카메라가 있기 때문에 사진 찍는 일이 이렇게 특별한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일상 속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게 제 딸의 일상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건데요. 굉장히 재미있는 게 일상 속에서 정말 아름다운 순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호주에 와서 이제 딸아이하고 보내는 시간이 많았는데 항상 항상 같이 있어도 굉장히 뭔가 지나간 시간들이 느껴지면 또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이제 딸아이가 나중에 시집갈 때 되면 태어나서부터 그때까지 시간을 정리한 사진들로 책을 만들어 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 감동입니다. 이런 것이 딸 가진 아빠의 마음이군요. (웃음) 그 딸의 엄마이신 재즈 즉흥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멜버른대 써니킴 교수님과는 인생의 동반자이자 예술적 동지이신데요. 한 집에 예술가가 두 사람이면 어떤 재미난 일이 있을까요?

손승현: 네 (웃음) 집안 얘기 약간 부끄럽긴 한데 그냥 말씀드리겠습니다. 써니 씨는 제가 예술가로서 굉장히 존경하는 어떤 인생의 동반자이자 친구입니다. 항상 서로의 일을 대화로 나누고 그 속에서 어떻게 각자의 예술 세계와 철학을 공유하고 발전시켜 나갈지를 우선 상의를 하고 있고요. 평상시에 서로 차를 마시면서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해요 자주, 그리고 조언도 서로 많이 하고, 시간이 날 때는 같이 함께 여행도 했었는데 요즘은 각자 이제 코로나 상황이 풀리면서 각자 이렇게 활동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같이 지금 시간을 많이 못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음악을 너무 좋아하는데 써니 씨와 함께 있으면 이제 좋은 음악을 많이 들을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은 점인 것 같습니다.
진행자: 짧은 시간이지만 작가님에 대해 참 많은 부분을 알게 됩니다. 끝으로 초지일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손승현 작가님을 롤 모델로 미래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주신다면요.

손승현: 예 좀 송구스러운데요. 지금 지구상 전체가 팬데믹 등으로 또 많은 변화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류는 항상 큰 변화에 또다시 적응해가면서 또 삶을 이어갔었죠. 언뜻 보면 제가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하면서 굉장히 힘든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는데 사실 저는 항상 너무 이 일을 하면서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하면서 사람들의 아름다운 순간들과 그 이야기를 전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만일 여러분들이 이런 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용기를 내서 시작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여러 가지 언어라든지 이런 여러 가지 준비할 것도 많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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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우상 '2022 올해의 작가'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한 사진 인류학자 손승현 Source: Supplied
제가 보기에는 젊다면 못할 일이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도전해 보시면 좋겠고, 끝으로 북미 원주민들이 항상 이야기하는 'Mitacuye Oyasin (미타큐에 오야씬)' 영어로 We are all related 한국말로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라는 그런 뜻입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 별의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따로가 아닌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인데요. 항상 이 말을 생각하면서 저의 여정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리는 하나다' 좋은 말씀 저도 기억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정진하시길 바라고요. 오늘 귀한 시간 함께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손승현: 네 감사드립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사진 인류학자 손승현 작가님, 진행에 유화정이었습니다.
Mitacuye Oyasin (미타큐에 오야씬)_We are all related_'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_우리가 사는 지구 별의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따로가 아닌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항상 이 말을 생각하면서 저의 여정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 인류학자 손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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