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우리말 톺아보기] 자못과 사뭇 · 싹수 · 손가락 꼽는 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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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 Sejong is holding a book. People in Korean traditional clothes are posing positively. flat design style vector illustration. Source: iStockphoto / MINIWIDE/Getty Images/iStockphoto

일상에서 자주 사용되지만 정확한 어원과 적절한 사용법을 알지 못했던 우리말 표현의 표준어법을 짚어본다.


Key Points
  • '자못'과 '사뭇'은 다른 표현
  • '싹수'는 고유어
  • 손가락 꼽는 '굴지'
여러분의 우리말은 안녕하십니까?

평소에 자주 쓰지만 알지 못했던 말의 어원부터 올바른 사용법까지 우리말의 틈을 샅샅이 살펴봅니다.

바른 우리말 톺아보기 SBS 한국어 프로그램이 함께 합니다.

 
자못과 사뭇

우리말에 '자못'과 '사뭇'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 두 표현을 서로 뒤섞어서 쓰는 일이 종종 있는데요. 자못과 사뭇은 엄연히 뜻이 다른 표현입니다.

"여러분에게 거는 기대가 자못 큽니다."

"여러분에게 거는 기대가 사뭇 큽니다."

어느 것이 맞는 표현일까요? '기대가 자못 큽니다'가 맞는 표현입니다.

자못은 '생각보다 훨씬'이라는 뜻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에게 거는 기대가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뜻이 되는 것이죠.

반면에 사뭇은 여러 가지 뜻이 있는데요. 그중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아주 딴판으로'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서 '그의 말은 어제와는 사뭇 달랐다'라고 하면 '그가 오늘 한 말과 어제한 말은 아주 다르다'는 뜻입니다.

이제부턴 '자못'과 '사뭇' 헷갈리지 않겠죠?

싹수와 싸가지

흔히 어떤 사람의 행동이나 말을 통해서 그 사람에게 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할 때 '싹수가 없다' '싹수가 노랗다' 또는 '싹수가 안 보인다'라고 말합니다.

'싹수'라는 말은 표준어일까요, 속어일까요?

'싹수가 없다'는 말 자체가 '장래성이 없다'는 어느 정도의 부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어서 속어가 아닐까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싹수'는 앞으로 일이 잘 트일 수 있는 낌새나 징조를 뜻하는 우리 고유의 표현으로 표준어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쓰이는 말로 '싸가지'도 있지요. '싸가지'라는 말 자체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없어 보통 '싸가지가 없다'와 같이 쓰는데요. 최근엔 '사가지네'로 발음하거나 숫자 4를 뜻하는 '네 가지'로 쓰기도 하지요.

정리하자면 '싹수가 노랗다' '싹수가 없다'는 올바른 표준어 표현입니다.

반면 '싸가지가 없다'는 속어적인 표현이라는 것을 알아두시면 좋겠네요.

손가락 꼽는 굴지

다른 것과 비교해서 상당히 뛰어난 것을 가리켜 말할 때 쓰이는 표현으로 ‘굴지’라는 말이 있죠.

"그 회사는 대한민국 굴지의 기업체다."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석굴암은 동양 굴지의 유적이다."

'굴지'라는 말은 한자의 '굽을 굴' 자와 '손가락 지' 자로 만들어진 본래의 뜻은 '손가락을 구부린다' 또는 '손가락을 꼽는다'가 됩니다.

이처럼 손가락을 꼽아서 셀 수 있을 만큼 뛰어난 것을 가리켜 말할 때 '굴지의 00'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덧붙여 '꼽다'라는 단어는 '그 건물은 크기로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또는 '여행 갈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와 같이 다양한 표현들로 쓰이는데요.

그런데 이와는 달리 '종이를 핀으로 꼽아 놓았다'라고 할 때 즉 무언가를 어디에 고정시킨다고 할 때는 '꼽다'가 아니라 'ㅈ[지읒]' 받침을 쓰는 '꽂다'로 말해야 올바른 표현입니다.

바른 우리말 톺아보기 지금까지 유화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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