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우리말 톺아보기] 백수는 99세 · 삼수갑산 · 바쁘신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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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 Sejong is holding a book. People in Korean traditional clothes are posing positively. flat design style vector illustration. Source: iStockphoto / MINIWIDE/Getty Images/iStockphoto

익숙한 것 같지만 뜻밖에 잘못 쓰고 있는 백수 · 삼수갑산 · 와중에 등 우리말 한자어의 어원과 올바른 사용법을 알아본다.


Key Points
  • '와중'은 '흐르는 물이 소용돌이치는 가운데'라는 뜻
  • 백수는 99세
  • 산수갑산 | 삼수갑산
여러분의 우리말은 안녕하십니까?

평소에 자주 쓰지만 알지 못했던 말의 어원부터 올바른 사용법까지 우리말의 틈을 샅샅이 살펴봅니다.

바른 우리말 톺아보기 SBS 한국어 프로그램이 함께 합니다.


백수는 99세

"정민이 할머니 올해 백수이신데 아직도 매일 동네 산책하신단다!"

"아 그래? 정말 정정하시구나. 그런데 백수가 백 살이라는 뜻이지?"

흔히 백수를 누렸다고 하면 백 살까지 살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그러나 '백수(白壽)'의 한자를 보면 '일백 백(百)’이 아니라 '흰 백(白)'자를 쓰고 있습니다.

이 흰 백(白)자가 일백 백(百)에서 '한 일(一)'을 뺀 모양을 하고 있듯이 백수는 100에서 하나가 모자라는 99세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앞의 대화에서 정민이 할머니께서는 올해 백 세가 되신 것이 아니라 99세가 되신 것입니다.

백수에는 99세를 가리키는 말 외에 '흰 백' 자에 '손 수'자를 쓰는 백수(白手)도 있습니다.

이 때의 백수는 '백수건달'의 줄임말로 '한 푼도 없는 처지에 특별히 하는 일이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표현입니다.


삼수갑산 | 산수갑산

산세가 수려해 경치 좋은 곳에 위치한 '산수갑산'이라는 음식점 앞에서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배불리 먹고 나니 이제야 산수갑산이 제대로 눈에 보이네!"

"'산수갑산을 가더라도 일단 먹고 보자'는 속담도 있잖나?"

앞의 대화에서처럼 '삼수갑산'을 '산수갑산'으로 잘못 알고 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삼수갑산'은 함경남도의 '삼수'와 '갑산'이라는 고장의 이름에서 왔습니다. 이곳은 옛날부터 중죄인들을 귀양 보냈던 곳으로 한 번 가면 살아 돌아오기가 힘든 곳으로 여겨진 오지였습니다.

그래서 자기 일신상에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를 각오하고 어떤 일에 임하려고 할 때 "삼수갑산을 가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 일은 절대 양보 못합니다."라는 표현을 쓰게 된 것입니다.

어떤 힘든 일을 각오하는 마당에 경치가 좋은 '산수갑산(山水甲山)'에 간다는 것은 이치에 닿지 않겠지요.

이제부터는 '삼수갑산(三水甲山)'의 유래를 염두에 두고 바르게 사용해야겠습니다.


그 와중에 | 그 가운데

우리 주위에는 자기 자신도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자기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 '어려운 가운데서도 이웃을 돕는다'고 표현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 가운데는 어떤 일이나 상태가 이루어지는 범위의 안에서를 뜻하지요.

종종 '가운데'라는 말 대신 '와중에'를 사용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자리를 빛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일부러 귀한 시간을 내준 데 대한 감사의 표현은 맞지만 적절한 인사말은 아니네요.

원래 와중은 소용돌이 '와(渦)'자를 써서 흐르는 물이 소용돌이치는 가운데를 뜻합니다.

즉 와중에는 일이나 사건 따위가 시끄럽고 복잡하게 벌어지는 가운데의 의미로 '병마와 싸우는 와중에'라든지 '전쟁의 와중에'와 같이 쓰는 것이 더 일반적입니다.

일상생활에서의 바쁜 상황을 나타낼 때는 '바쁘신 가운데도' 혹은 '바쁘신데도 불구하고'라고 표현하면 어떨까요?

바른 우리말 톺아보기 지금까지 유화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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