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브리핑] 재활용 쓰레기 처리, 어떤 노력 펼치고 있나?

Australia spent $2.8 billion exporting nearly 4.5 million tonnes of waste last year.

Source: AP

재활용 쓰레기 처리를 위한 호주 각주와 외국의 노력을 살펴본다.


박성일 PD(이하 사회자): 주간 경제 브리핑 함께하고 계십니다. 계속해서 강혜리 리포터와 함께 호주 생활 경제를 쉽고 재미있게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2주 전에 이어서 재활용 쓰레기 대란을 다룰 텐데요. 강혜리 리포터, 안녕하세요?

강혜리 리포터(이하 리포터):  안녕하세요,  SBS 애청자 여러분  매주 여러분의 생활에 밀접한 경제 뉴스를 가져오는 강혜리 입니다.  2주 전에 빅토리아 주에서 일어난 재활용 쓰레기 대란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이번에는 빅토리아 주 상황과 함께 호주 전국, 나아가 세계 상황을 짚어 보려고 합니다.

사회자: SKM이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하지 못한다는 발표를 한 지 여러 주가 지났습니다. 벌써 33개 카운슬에서 많은 재활용 쓰레기가 매립됐겠네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SKM 리사이클링은 33개 카운슬 지역에서 연간 40만톤, 빅토리아 주 전체 재활용 쓰레기의 50%를 수거하고 있었는데요. 대략 12로 나눠 보면 한 달에 3만 3천톤 이상입니다. 이를 다시 33개 카운슬로 나눠보면 대략 평균 한 카운슬에서 한 달에 천 톤씩을 배출하고 있는 것이죠.

사회자: 이렇게 쓰레기를 계속 매립하게 되면 어떤 영향이 있나요?

리포터: SKM 리사이클링은 각 카운슬이 주당 70만 달러의 지출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여기다 매립으로 인한 환경 훼손의 비용까지 합하면 그 비용은 훨씬 더 늘어나겠죠. 아무리 주의해서 쓰레기를 묻는다 해도 결국 땅으로 그 성분이 새어 나가는 것은 피할 수 없으니까요.

사회자: 상당히 큰 금액인데요. 이 손해는 주 정부나 연방 정부에서 좀 배상을 해 주나요?

리포터: 환경부 장관 릴리 담브로시오는 이 문제가 각 카운슬에서 독립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언급했습니다만, 데이비드 모리스 자유당 Shadow 환경 장관은 5억의 Municipal and Industrial Landfill Levy 수입을 활용하기를 촉구했습니다. 각 카운슬도 상위 정부의 통일된 정책과 보조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회자: 세계적인 재활용 쓰레기 가격 폭락이나, 사태의 급박함을 생각하면 분명히 조치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빅토리아 주 정부가 SKM 리사이클링을 악질이라고 표현하면서도 당장 이 회사를 대체할 다른 회사를 찾고 있지 못하는 걸 보면 업계 전체가 어려운 상황인 것 같긴 합니다.  지난 시간에 “감사관이 6월에 빅토리아 주 정부의 폐기물 관리 시스템 부재를 지적했다”라고 하셨죠. 쓰레기 감소 대책, 시설 투자, 그리고 법안 정비를 권고했다고요.

리포터: 네. 또 각 정부 부처 간의 역할 조율 역시 요구했습니다.  환경부 (Department of Environment, Land, Water and Planning :DELWP), 지속 가능성 빅토리아(Sustainability Victoria :SV), 환경 보호처(Environment Protection Authority ) 이렇게 세 개 부처가 각자의 역할에 대해 혼선이 많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사회자: 그렇군요. 다른 주 정부는 재활용 쓰레기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리포터: 먼저 퀸슬랜드 주를 볼까요? 브리즈번, 로건, 골드 코스트 카운슬은 일단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요. 특히 브리즈번은 음식물 쓰레기 감소 캠페인인 ‘Love Food Hate Waste’가 성공적이었고 중국 외 안정적인 재활용 쓰레기 판매처를 찾았다고 합니다. 반면 입스위치 정부는 작년 4월부터 재활용 쓰레기 처리 비용이 너무 높다는 이유로 모든 재활용 쓰레기 매립에 들어갔다가 주민들의 큰 반발로 인해 5월 중순부터 한정된 품목에 한해 다시 재활용을 시작했습니다.

사회자: 어떤 품목인지 볼까요? 종이, 플라스틱, 캔… 그런데 유리병은 노란 쓰레기통에 넣을 수 없네요. 지정된 장소로 가져가야 한다고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또 퀸슬랜드 주 정부는 작년 11월부터 플라스틱 음료수 병을 지정 장소로 반환하면 소량의 금액을 지불하는 정책도 시작했죠. 하지만 이 역시도 연방 정부 차원의 도움을 원하고 있습니다.

사회자: 뉴사우스웨일즈 주는 드디어 주 정부 차원의 비닐봉지 금지안을 준비한다고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이로써 호주 전체가 곧 비닐봉지에서 해방될 전망입니다. 또한 뉴사우스웨일즈 주가 19개월 만에 20억 개의 플라스틱 병을 수거했다는 뉴스도 있었는데요. 역시 공병 1개 당 10센트를 환급해 주는 정책의 성공입니다.

사회자: 어렸을 때 저희 유리병 모아서 가게에 갖다 주고 과자랑 바꿨던 게 생각나네요.

리포터: 네, 브리즈번 환급 시스템 도입 설명회에 제가 참여했었는데요. 병을 학교나 단체 등의 이름으로 낼 수도 있어서 도네이션 대신 활용하기도 하더라고요.

사회자: 그거 아주 좋은 방법인데요. 

리포터: 한편, 시드니 모닝 해럴드는 7월 초에 1인 배출 쓰레기양이 5년 전의  3분의 1만큼이나  증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사우스웨일즈 주에서 1인이 1년 배출하는 쓰레기양은 2.69톤이라고 합니다.

사회자: 굉장한데요. 중형차 2대에 육박하는 양입니다. 그래도 주 정부 차원에서 단합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네요. 사실 이 같은 움직임의 시작은 중국이 24종의 폐기물을 더 이상 수입하지 않겠다는 발표를 한 때로 볼 수 있겠죠?  2017년 7월이었는데요. 실행은 2018년 1월이었고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발표 이후 세계 재활용 쓰레기의 가격이 폭락했고요. 수거 업체들도 눈치를 보며 재활용품을 쉽게 팔 수 없는 상황이 됐죠.

사회자: 2017년 멜번 쿨라루 하치장에서 일어난 화재도 이 영향을 받은 것이죠? 과도하게 쌓인 쓰레기에 불이 붙어 11일 동안 꺼지지 않았던 대형 화재인데요.

리포터: 네. 사실 재활용 산업은 굉장한 노동 집약 산업이라고 하는데요. 폐기물을 세척하고 라벨을 제거하는 등의 작업은 물론이고 원료와 색깔 등에 따라 복잡하게 분류를 해야 해서 사람의 손이 많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노동비가 비싼 선진국에서 노동 비용이 적게 드는 중국 등 개발 도상국으로 재활용 폐기물이 이동한 것이죠.

사회자:  중국이 이 폐기물들을 더 이상 수입하지 않게 된 이유는 뭐죠?

리포터: 1980년대 이후 급성장기 동안 중국은 폐기물을 가공해 원료 상태로 만들어 상품 생산에 이용했습니다. 이걸 재수출하기도 하고 산업화에 적극 이용한 거죠. 이제 급성장이 둔화되고, 중국 내 폐기물도 많아진 데다가, 폐기물 가공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 문제가 심각해진 겁니다. 이런 환경 비용에 대한 의식은 인도네시아 등 다른 나라에도 확산돼 재활용 쓰레기 수출 산업의 전망은 현재 매우 어두워졌습니다.

사회자: 5월에는 아예 바젤 협약에 플라스틱이 포함됐죠? 바젤 협약은 유해 쓰레기 관리에 대한 국제 협약인데요.  유해 폐기물이 수입국이나 경유국에 반입될 때 사전 통보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호주는 92년부터 바젤 협약국이 됐고요. 플라스틱이 규제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사실상 선진국들은 자기 쓰레기는 자기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리포터: 맞습니다. 필요한 설비나 대책이 시급한 상태죠. WMRR(Waste Management and Resource Recovery Association of Australia) 의 게일 슬론 대표는 재활용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국 내에서 재활용된 자원을 구매할 제조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역할을 자국에서 직접 해야 한다는 것이죠.

사회자: 그렇군요. 세계적 트렌드를 따라간다면 호주에 새로운 국내 산업이 생길 수도 있겠네요. 고용 효과도 크다고요?

리포터: 게일 슬론 대표는 재활용 쓰레기 1만 톤 당 9.2개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했습니다. 멜번 전체 재활용 쓰레기가 80만 톤 정도라면 8만 7천여 개의 신규 고용이 생기는 것이죠.

사회자: 대단한데요? 실업률 개선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은데요.

리포터: 이렇게 자국 내에서 재활용을 하고 재활용된 물건을 생산에 다시 쓰는 것이 바로 서큘러 이코노미인데요. 디킨 대학의 트레버 쏘톤 박사나 호주 재활용 협회, 주요 재활용 쓰레기 처리 업체들은 호주 연방 정부의 개입을 촉구했습니다.

사회자: 호주 재활용 협회는 정부 투자 10개항을 만들기도 했어요. 어떤 내용인가요?

리포터: 몇 개 살펴보면요, 정부에서 걷고 있는 쓰레기 처리 관련 레비를 리사이클 산업에 투자하라, 산업계에 재활용 인센티브를 지급하라, 온실가스 감소 시 혜택을 부여한다.

사회자: 쓰레기를 태워서 에너지 발전하라,  리사이클 산업에 대한 정부 관리 강화를 요구한다.  좋은 제안들인 것 같은데요? 이것만 빼고요… 쓰레기를 태워서 에너지를 발전하면 환경에 악영향이 있지 않나요?

리포터: 의외로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자국 재활용 쓰레기를 전량 소비하고 다른 나라 쓰레기까지 수입하는 스웨덴의 방법인데요. 독일 외 북유럽 국가들은 선진국 중에서도 재활용 쓰레기를 잘 처리하는 나라들이라고 해요. 또 그 나라들이 추우니까 쓰레기를 태워서 발전도 많이 한다고 합니다.

사회자: 다른 나라 사례를 계속 보면요. 캐나다는 2021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중지하겠다고 발표했고요. 대만은 2030부터 플라스틱 전면 금지, 유럽 연합도 2030년부터 일회용 컵 사용 금지를 발표했죠. 선진국들이 쓰레기 줄이기에 모두 동참하고 있네요.

리포터: 네. 이번 중국발 쓰레기 대란이 선진국에도 쓰레기 감소에 대한 경종을 울린 것 같습니다. 사실 중국이나 개발 도상국에서도 쓰레기가 재활용보다는 매립이나, 바다 등에 투기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는데요. 선진국들이 앞장서서 좋은 대책을 많이 마련해 전 지구의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길 바랍니다.

사회자: 너무 늦은 것은 아니기를 바라봅니다. 오늘 강혜리 리포터와 함께 빅토리아 주의 재활용 쓰레기 대란과 다른 주들의 대처 방법, 그리고 서큘러 이코노미에 대해서도 짚어 봤습니다.

상단의 팟캐스트를 클릭하시면 방송을 다시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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