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파문 핵심 2인방 법무-국방장관 휴가에 야권 '분개'

Christian Porter faces the media at Thursday's emotional press conference

Christian Porter faces the media at Thursday's emotional press conference Source: Getty

연방 정치권을 강타한 성폭행 파문의 핵심 당사자인 크리스찬 포터 연방법무장관과 린다 레이놀즈 국방장관이 모두 병가를 내고 휴가를 떠나자 야권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Highlights
  • 크리스천 포터 법무장관: 3일 기자회견 후 정신건강 치료 차 병가 신청
  • 린다 레이놀즈 국방장관: 심장 질환 관련 병가 연장
  • 야권: 포터 장관 사태 진상조사위원회 촉구
연방정치권을 발칵 뒤집은 크리스천 포터 연방법무장관의 성폭행 과거사 의혹의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포터 장관은 의혹의 장본인이 자신이지만 결백하다고 강변한 후 병가를 신청한 상탭니다.   조은아 프로듀서와 이번 사태의 상황을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경찰청의 증거 불충분이라며 수사를 종료했다고 밝히자 야권에서는 외부진상조사를 제안하고 나섰죠?

조은아 프로듀서: 야당인 노동당을 을 비롯 여성단체, 법률계, 인권단체들의 반발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앤소니 알바니즈 노동당 당수를 비롯 타냐 플리버세크 부당수를 비롯 녹색당 의원들은 일제히 진상 조사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고요.
노동당의 캐이티 갤라거 연방상원의원은 “장본인인 크리스찬 포터 장관과 그를 엄호하고 있는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 두 사람 모두 피해 여성이 작성한 문서를 읽어보지도 않고 서로 주거니 받거니 이번 사태를 덮자고 담합했다”라고 맹비난했습니다.

그는 “포터 장관이 진정 자신의 명예를 생각한다면 외부진상조사를 수용해야 하고, 정국의 안정을 원한다면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도 결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아무튼 야권의 외부진상조사 요구가 큰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심지어 여권 내에서도 외부조사가 불가피하지 않나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여권에서 노동당이 요구하는 외부조사에 동조하는 의원은 누군가요?

조은아 프로듀서: 네. 지난 2018년 성희롱 의혹에 휘말린 바 있는 정치인이죠. 자유당 연립의 한 축인 국민당 중진 바나비 조이스 의원은 “외부진상조사를 통해 모든 의혹을 말끔히 해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바나비 조이스 의원은 “뉴사우스웨일즈 주 경찰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사건을 종결했지만 국민적 의혹이 큰 만큼 외부조사를 실시하는 것이 당사자나 자유당 연립 모두를 위해 바람직한 방향이 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조이스 의원은 “포터 장관은 외부조사를 바라지 않을 수 있겠지만 현 상황을 고려하면 포터 장관 자신이나 자유당 연립을 위해서도 외부진상조사가 최선책이다”라고 강조한 겁니다.

조이스 의원은 과거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듯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포터 장관은 자신의 주장대로 이번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해도 결국 장관 직에서 물러나 연방하원의회 회의석 맨 뒷자리의 평의원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며 조사를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고 거듭 강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경찰당국은 왜 이번 의혹에 대한 수사를 종결한다고 한 건가요?

조은아 프로듀서: 목숨을 끊은 피해 여성이 1988년 강간의혹 사건의 발생지가 시드니였던 관계로 이 사건을 뉴사우스웨일즈 주 경찰청에 처음 신고했는데요. 뉴사우스웨일즈 주 경찰청은 처음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이번 사건을 종결한다고만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무성의하다는 비난 여론이 고조되자 경찰청은 그간의 수사 과정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NSW주 경찰청이 밝힌 추가 내용에 따르면 경찰청 소속의 형사들이 지금은 고인이 된 피해 여성을 지난해 2월 처음 만났고, 이후 3개월 동안 최소 다섯차례 만나 진술을 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23일 뉴사우스웨일즈 주 경찰청은 피해 여성으로부터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이메일을 전송 받았고, 그 이틀 후 이 여성이 자살한 사실을 남부호주 주 경찰청으로부터 통보 받았다고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즉, 고소인의 고소취하가 이뤄졌고, 고발이 있다고 해도 충분한 증거가 없어 수사를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이로 인해 NSW주 경찰청은 사실상 수사를 종결한 겁니다.

진행자: 피해 여성은 목숨을 끊기 직전 자신의 억울함과, 성추행 사태의 모든 정황을 기록한 증언과 진술서를 여야 지도자들 뿐만 아니라 연방경찰에도 전달했잖습니까. 연방경찰에도 사실상 고소한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조은아 프로듀서: 연방경찰은 이번 사건의 수사 관할 당국은 NSW 주 경찰청이라는 입장이고 연방경찰 차원의 수사에는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점에서 야권이나 시민단체 등은 외부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자, 시계 바늘를 지난 3월 3일 오후로 되돌려보죠. 당일 오후 기자회견을 가졌던 크리스천 포터 장관, 눈물로 자신의 결백을 읍소했는데요…

조은아 프로듀서: 네. 지난 3일 포터 연방법무장관은 자신을 겨냥한 정치권과 여론의 압박이 거세지자 “의혹의 장본인은 자신이지만 결백하다. 당시 알고 지낸 친구였지만 강간 사건은 없었다”고 사태를 정면 부인했습니다.

포터 법무장관은 2020년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피해 여성이 남긴 고소장과 진술서 내용에 명시된 1988년 1월의 강간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겁니다.

그는 “피해여성이 16살 때, 나는 17살이었을 때 각각 학교 토론 대표자로 시드니 대학에서 거행된 토론대회를 통해 만나 좋은 친구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을 뿐, 언론이나 소셜미디어에서 퍼지고 있는 그런 돌이킬 수 없는 불미스러운 사건은 분명히 없었다”라고 항변했습니다.

포터 법무장관은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한 이유에 대해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된 만큼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혀서는 안 된다는 경찰당국의 지침을 따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무튼 포터 법무장관은 기자회견을 마친후 ‘정신적 문제’를 이유로 병가를 제출하고 휴가에 들어갔지만, 자유당으로서는 그야말로 코로나19 팬데믹을 잘 극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성폭력 과거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크리스천 포터 연방법무장관 뿐만 아니라 국방장관도 지금 병가를 냈잖습니까.

조은아 프로듀서: 그렇습니다. 국방장관 보좌관의 연방의사당 집무실 내 동료 여직원 성폭행 사건의 피해 여성 브리트니 히긴스를 거짓말쟁이로 빗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린다 레이놀즈 국방장관이 병가를 연장했습니다.

린다 레이놀즈 국방장관은 4월 2일까지 병가를 연장하면서, 노동당의 사퇴압박을 일단 회피하고자 하는 모습입니다.

레이놀즈 국방장관 실은 “레이놀즈 장관이 심장병 전문의의 재진단을 받고 4월 2일까지 병가를 연장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때 자신의 국방장관 비서실에서 근무했던 성폭력 피해 여성을 거짓말쟁이라는 식으로 표현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린다 레이놀즈 국방 장관…. 아무튼 병가를 떠나기에 앞서 성폭행 피해자 브리트니 히긴스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깊은 사과를 표명했죠.

조은아 프로듀서: 네. 그렇습니다. 사과는했지만 레이놀즈 장관은 브리트니 히긴스의 성폭행 의혹이 처음 불거져나왔들 때부터 매우 부적절하게 대처했다는 비난에 직면했어죠.

이처럼 부적절한 대처 방식이 논란이 되자 그는 2주전 1차 병가를 신청한 바 있습니다.

이후 피해 여성을 ‘거짓말하는 소’라고 묘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의 부적절한 언행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고, 레이놀즈 국방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는 거죠.

진행자: 피해 여성은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조은아 프로듀서: 브리트니 히긴스 측은 레이놀즈 국방 장관의 해당 발언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자유당 전직 비서관인 브리트니 히긴스 씨는 2019년 3월 레이놀즈 장관의 각료 사무실에서 남성 동료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레이놀즈 국방장관에게도 보고했는데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레이놀즈 국방 장관은 히긴스 씨가 의회에서의 성폭행 의혹을 폭로한 후 자신의 집무실에서 히긴스 씨에게 “거짓말하는 소”라 말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당시 국방부에서 파견된 공무원을 포함한 몇몇 참모들도 이 말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자유당 정부는 지금 상황을 한자성어로 설상가상이라면 가장 적절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번 사태는 연방의회의 사무처나 자유당내 직장문화에 대한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냈다는 평가고요… 의회 차원의 조사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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