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브리핑] 2월, 주택 가격 하락세 완화…침체 경고는 여전

AAP Image Lukas Coch

Source: AAP

시드니 주택 시장의 매물 부족 현상으로 집값이 1년여 만에 처음으로 오르면서 전국의 부동산 침체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Key Points
  • 코어로직, 2월 주택가격지수 전국 0.1% 하락, 2022년 5월 이후 가장 작은 하락폭
  • 시드니 주택가격, 2022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
  • 웨스트팩, 여전히 올해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 8%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
박성일 PD (이하 진행자): 오늘 경제브리핑에서는 2023년에 상반기 주택 시장 흐름 정리해 봅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연결돼 있습니다.

호주중앙은행이 9회 연속 금리 인상을 시작한 2022년 5월 이후 주택 시장은 계속해서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2023년에도 금리 인상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 달 주택 가격은 여전히 하향세인가요?

홍태경 PD: 최근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호주의 주택 시장은 부동산 가격 하락세를 9개월째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달부터 하락폭이 다소 둔화되고 있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코어로직의 2월 호주의 주택 가격 지수는 매물 부족을 이유로 1월보다 0.14% 하락했는데요, 호주중앙은행이 9회 연속 금리 인상을 시작한 2022년 5월 이후 월별 하락폭이 가장 작았다는 평가입니다. 코어로직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가 최고점에 가까워지면서 집값이 안정화되고 있어 가격이 바닥을 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시드니 주택 가격이 0.3% 상승한 것이 호주의 전체 부동산 가격 하락세를 다소 끌어 올린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호바트를 제외한 모든 주도의 주택 가격은 2월 한 달 동안 주택 가격이 0.5% 미만으로 하락세를 유지했습니다.

진행자: 시드니의 주택 가격이 다소 상승 곡선으로 돌아선 것이 고무적인데요, 어디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요?

홍 PD: 코어로직의 연구 책임자인 팀 롤리스 연구팀장은 한 달 동안 주택 가격이 안정세를 보인 것은 지속적으로 낮은 매물 수준과 주말 경매에서의 부동산 판매량 증가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주요 도시의 부동산 상장 신매물량의 경우 현재 1년 전보다 17%, 이전 5년 평균보다 1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웨스트팩의 경제팀은 시드니의 집값 상승에는 뉴사우스웨일스 정부가 시행한 세금 정책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는데요 개정된 세금 정책은 첫 주택 구매자들이 주택을 구매할 때 일회성 지급해야하는 인지세(stamp duty) 대신 후불로 토지세를 지불하는 선택을 허용하는 정책으로 이로 인해 초기 구매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을 말합니다.

경매 낙찰률도 2월을 지나며 반등하면서 각 주도의 가중 평균은 최고 60%대에 도달했습니다.

시드니의 경매 낙찰률은 2022년 2월 이후 처음으로 2월 19일 기준 70% 이상으로 상승했습니다.

진행자: 시드니의 매물 부족 현상이 집값의 하향세를 붙들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주도별로 자세한 수치를 알아볼까요?

홍PD: 다윈(-0.3%)은 2월에 전월보다 더 가파르게 주택 가격이 하락한 유일한 주도였고, 호바트는 0.5%(-1.4%) 이상의 하락률을 기록한 유일한 도시였습니다. 코어로직의 팀 롤리스 연구팀장은 시장에 매물이 적어 가격이 바닥을 쳤다고 분석했습니다.

롤리스 연구팀장은 "지난 4주간 주도의 신규 매물량이 1년 전보다 -17.0%, 이전 5년간 평균보다 -11.9% 감소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신규 매물량이 평균 이하로 올라오는 추세는 주택가격 하락 속도의 추세를 늦추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나 최근 몇 달 동안 부동산 가격 하락 속도는 완화되고 있지만 이것이 "하락장의 바닥을 친 것인가 아니면 폭풍의 눈이냐"하는 것이 궁금한 부분인데요.

홍 PD: 코어로직의 롤리스 팀장은 향후 몇 달 동안 추가 금리 인상, 경제 상황 악화, 실업률 상승이 모두 부동산 가격의 또 다른 하락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택 시장 침체기 가운데 이번에 보인 하락세 완화 현상이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는데요 호주중앙은행이 향후 몇 달 동안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주택 시장의 바닥세가 단기적일 수 있다 전망입니다.

롤리스 팀장은 "아마도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정책이 아직 주택 시장에 완전히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RBA는 약 100만 명의 주택담보대출 보유자들이 올해 말에는 그동안 유지하던 2%대의 매우 낮은 고정금리에서 더 높은 6% 안팎 또는 더 높은 변동금리로 갈아타야 하는 "주택담보 절벽"에 직면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이에 따른 여파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동안 부동산 침체기가 이어지면서 주택 가격이 20~25% 하락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었는데요, 실제로 그런 전망이 현실화되지는 않은 모습입니다. 전문가들은 2023년 부동산 시장,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요?

홍 PD: 코어로직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최근 최고점에서 9% 조금 넘게 하락한 가운데 호주 주요 은행의 경제학자들은 대부분 경기 침체가 절반 정도의 예상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웨스트팩의 경제학자들은 최근 주택시장 보고서에서 "다른 지표들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사이클 저점에 가까운 구매자 심리, 가격 기대치 완화, 위험 요소 증가, 노동 시장 신뢰 유연화"라고 관측했습니다.

웨스트팩의 소비자 주택 지수(Westpac Consumer Housing Sentiment Index)에 따르면 가까운 미래에 시장 회복을 예상했습니다. 주택 가격은 2023년에 전국적으로 8%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4년에는 2%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한편 AMP의 수석 경제학자 셰인 올리버 박사는 주택 시장이 최근 수십 년 동안 가장 높았던 최고점에서 약 15-20%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던 것의 절반에 불과한 지점이라는 데 동의했습니다. 올리버 박사는 "이민자들의 빠른 복귀와 꽉 막혀 있는 임대시장을 감안할 때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실업률 상승, 추가 금리 상승(앞으로 기준 금리가 4%를 상회할 것으로 널리 예상됨), 고정 금리 모기지 88만 건 이상이 더 비싼 변동 금리로 전환을 앞두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부동산 가격의 또 다른 하락세를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비관적인 전망치만큼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하락세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라는 의견에 전문가들은 동의하는 분위기군요.

홍 PD: 올리버 박사는 "2010년-12년과 2017년-19년 사이 가격 하락 사이클 가운데 하락 추세가 완화되거나 하락을 재개하는 시점에서 부분적으로 역전된 기간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2012년과 2019년에 두 번의 주요 상승을 가져오면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하기 전에는 금리 인하가 전제됐다. 현재로서는 금리 인하가 올해 말이나 2024년 초에나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다른 분석업체 프롬프트랙(PropTrack)의 엘레나 크레이그 팀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기가 끝났다고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금리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완화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별도로 크레이그 팀장은 물가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이 있다고 말합니다.

"공급이 제한적으로 유지된다면, 이것은 집값 하락 압력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임대 공급 부족과 해외 이민자 수 반등에 따른 긍정적인 수요 요인도 여전하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일부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이 30% 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었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호주의 주택 시장이 상당한 회복력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30% 정도의 가격 하락은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으면 심지어 1990년대의 불경기 동안이나 글로벌 금융 위기 시기에도, 또한 2017년에서 2018년의 신용 긴축 기간에도 큰 폭의 부동산 가격 하락은 발생하지 않았기 떄문입니다.

호주 부동산 시장 전반에서 최악의 침체는 2016년에서 17년 신용 경색 이후 2019년 선거 전 네거티브 기어링 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때였는데요 당시 2017년 12월부터 2019년 6월 사이의 부동산 가격은 최고9.9%까지 추락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경제 상태, 금융 건전성, 부동산 시장을 고려할 때, 역대 최대 규모의 하락세가 발생할 만한 근거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붕괴라는 말 보다는 조정 국면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물론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지만, 그것은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인들 중 하나일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2023년 초 2월 들어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 흐름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