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1 연방 예산안 특집(경제브리핑): “수혜자는 누구? 피해자는 누구?”

The government is spending record amounts, but not everyone is a winner from the 2020 federal budget.

The government is spending record amounts, but not everyone is a winner from the 2020 federal budget. Source: AAP

2020/21 연방 예산안에서 가장 수혜를 받는 사람들은 누구이고 상대적으로 손해를 입게 된 사람들은 누구일까?


박성일 PD(이하 진행자): 호주생활경제쉽고재미있게짚어보는 경제 브리핑 시간입니다. 오늘 경제브리핑에서는 거의 30년 만에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호주 정부가 지난 6일 발표한 2020/21 회계연도 연방 예산안… 일자리 창출과 경기회복에 주안점을 둔 올 연방 예산안 내용과 관련해서 수혜를 받는 사람들은 누구이고 상대적으로 손해를 입게 되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짚어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연결돼 있습니다.

홍태경 PD: 안녕하세요

진행자: 올해 연방 예산안은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가장 중요한 연방 예산안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었죠. 아무래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소득세 인하 정책이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연방 정부는 예견된 대로178억을 들여 개인소득세 인하 조치를 조기 실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022년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2단계 소득세 인하 조치가 이번 7월 1일부터 소급 적용돼 즉시 시행됩니다. 이에 따라 소득세 인하 조치 2단계에서는 연소득 4만5천 달러까지 19%의 세율이 적용되고, 4만5천 달러 초과 소득부터 12만 달러까지 32.5%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연소득 12만 달러 초과 소득자는 37%의 세율이 적용돼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이고 수백만 명의 납세자들이 수천 달러의 세금 감면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조쉬 프라이든 버그 재무장관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이 2017/18 회계연도에 비해 싱글의 경우 2745달러, 맞벌이 가정은 최대 5490달러의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연방 정부 입장에서는 세금 감면으로 호주인들의 주머니 사정을 조금이나마 넉넉하게해서 경기 회복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거죠. 현 상황에선 소득세 인하 계획을 앞당길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네요. 또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있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생애 첫 주택 구입자를 위한 보증금 정책이 추가로 1만 명에게 확대됩니다. 새 집이나 신축 중인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데요, 주택 보증금 5퍼센트 이상을 모은 생애 첫 주택 구입 희망자가 주택 구입 시 보증금 20 퍼센트를 지닐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로, 주택 구입 희망자가 모아둔 '주택 보증금 5 퍼센트'와 '주택 보증금 20 퍼센트' 사이의 차액을 정부가 보증을 서는 방식입니다. 내년 6월 30일까지 이 정책이 연장됨에 따라서 주택 가격의 5퍼센트 보증금만으로도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더 생긴 셈이죠.
진행자:  젊은 층이 보증금을 모으는데 들이는 시간을 줄일 수 있으니 생애 첫 주택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유리한 정책인데요, 올해 예산안에 포함됐군요. 또 어떤 부문이 연방예산안에 수혜자가 됐을까요?

홍태경 PD: 네. 제조업 부문을 들 수 있습니다. 연방 정부는 올해 연방 예산안을 일자리 창출과 경기 회복에 방점을 둔 만큼, 제조업 활성화와 인프라 개발에 많은 예산을 책정했습니다.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6개 우선산업분야에 13억 달러가 편성됐고 연구 개발 분야에도 20억 달러가 투입됩니다. 이 6개 분야는 식음료, 광산, 의약품, 재활용 및 클린에너지, 국방 그리고 우주 분야가 포함됩니다. 또 기존의 1천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계발계획에 더해 신규 인프라와 인프라 개발 진척을 위해 140억 달러를 편성했습니다. 도로 안전을 위한 업그레이드에도 20억 달러가 지원되며, 댐, 파이프라인 등의 수자원 인프라 개발에 20억 달러가 편성됐습니다.
진행자: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로 수천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집니다. 또 이번 예산안으로 웃을 수 있는 분야, 어느 분야가 있나요?

홍태경 PD: 노인연금 수급자들과 청년 구직자 등 복지수당 수급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노인 연금 수급자들은 4월과 7월에 750달러의 수당을 받은 바 있는데요, 12월과 내년 3월에 추가로 250달러가 더 지급됩니다. 또, ‘잡메이커’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 일자리 45만 개를 늘리고, 견습생 임금 보조금 정책을 통해 신규 일자리 10만 개를 확충하겠다고 밝힘에 따라서 앞으로 1년 동안 구직자 지원금 ‘잡시커(jobseeker)’를 받고 있는 청년을 고용하는 회사들에게 직원 1명 당 한 주에 최대 $200를 지원할 방침입니다. 또 견습생 임금 보조금 정책에 따라 견습생(apprenticeships)과 훈련생(traineeships)을 채용하는 사업체는 이들 임금의 절반 혹은 분기당 최대 $7000를 보상받을 수 있게 됩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둔 예산안의 방향을 엿볼 수 있네요.

홍태경 PD: 네, 또 여성들도 예산안의 수혜자로 꼽을 수 있는데요, 여성들의 직장 참여를 극대화하기 위해 2억 4000만 달러를 투입하게되고, 과학, 기술, 공학, 수학(STEM) 분야와 그동안 남성들이 중점적으로 일해온 산업 군에서의 여성 참여를 늘리기 위한 새로운 수습 직원 프로그램을 통해 2510만 달러를 사용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이 정책은 일부 노동당과 여성 단체들은 특별히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냉담한 평가를 내놓기도 했죠.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겠습니다.

홍태경 PD: 네, 또 다른 수혜 분야는 정신 건강 분야를 꼽을 수 있는데요, 이번 예산안 하에서 호주인들은 팬데믹 블루 등으로 인해 연간 이용할 수 있는 메디케어 지원 심리 상담 건수가 10회에서 20회로 두 배 증가될 것으로 보이면서 정신건강 서비스에 1억 4800만 달러가 추가로 지출될 예정입니다. 이 예산은 비욘드 블루, 라이프라인 키즈헬프라인, 헤드스페이스와 같은 15개 심리 상담 중점 기관에도 지원됩니다.

또 대학들도 수혜자 명단에 올랐습니다. 2020년부터 21년까지 대학부문에 10억 달러의 연구비가 추가로 배정됐고, 이전에 발표된 약 3억 달러의 연구비 지원을 바탕으로 1만2000개 이상의 새로운 학부 과정에 예산이 지원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올해 연방 예산안으로 혜택을 받게 되는 분야를 살펴봤고요, 이제 불리한 입장이 되는 분야나 사람들, 짚어보죠.

홍태경 PD: 네, 안타깝게도 이민 분야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국경 봉쇄로 인해서 이민자들이 고국으로 돌아가거나 일자리가 없어 버티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번 예산안 역시 호주인들의 일자리, 경기 회복에 중심을 두고 짜여지게 됐으니 이민 정책은 향후 몇 년간은 어두운 전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선 아이가 있는 가족 이민자의 경우 불리하게 되는데요, 가족비자에 7만7300장 비자가 할당됐지만, 여기에는 배우자비자 7만2300장이 포함된 수이기 때문에 이 말은 즉 자녀가 있는 가정을 위한 비자 발급수는 5000장밖에 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또 배우자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신청자와 후원자 모두 영어 시험을 의무적으로 통과해야 한다는 전제가 새롭게 추가됨에 따라 형평성의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기술 이민자들이 아닌 경우에 혜택이 줄어들게 되는데요, 일단 호주 국경이 다시 열리면, 정부는 호주에 들어오는 신규 유입 인구 중 약 2/3가 기술이민 비자를 받게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즉 호주의 경제 회복을 돕기 위해 "가장 우수하고 똑똑한" 이민자들을 유치하겠다는 얘기죠. 따라서 기술이민 자격이 없는 이민자의 경우에는 이민 문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호주 밖에서 이민을 희망하는 사람들도 당분간 이민이 힘들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연방 정부는 지방 지역에 사는 국내 거주하는 온쇼어 비자 신청자나 주요 도시 이외의 지방지역에 사는 배우자 비자 신청자들을 우선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많은 한인 동포들도 관심이 큰 이민 분야가 당분간 불리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호주 경제도 최대 적자폭을 예상하는 상황이라 안타깝네요.

홍태경 PD: 호주 경제상황도 아시다시피 우울한 전망뿐입니다. 기록적인 2137억 달러의 적자가 예상되고, 부채는 2024년 6월에 9660억 달러로 최고조에 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거의 30년 만에 첫 경기침체이자 100년 만에 가장 낮은 인구 증가율, 그리고 올 12월에는 실업률이 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호주는 일생에 한 번뿐인 경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10월 6일 발표된 연방 예산안 내용에 따라 수혜를 받는 분야와 불리한 분야, 짚어봤습니다. 지금까지 홍태경 프로듀서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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