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IN-2020 문화계 결산] 코로나19 팬데믹에 꽁꽁 얼어붙은 공연계의 새 도약 예고

The empty London Coliseum theatre. After mass closures, the industry fears that full recovery is far off.

The empty London Coliseum theatre. After mass closures, the industry fears that full recovery is far off. Chris Jackson/Getty Images Source: Chris Jackson/Getty Images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향한 변환점일까..? 바이러스로 꽁꽁 얼어붙었던 공연 예술계가 온라인을 통한 문화예술 콘텐츠 제공으로 시공간적 제약을 넘어 대중들의 ‘문화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팬데믹의 장기화 사태는 의심할 여지없이 문화예술계에도 더없이 힘든 시기를 가져왔습니다. 코로나19인해 대면 접촉이 어려워지면서 세계문화예술기관. 단체는 관객과의 새로운 접점을 찾아 새로운 도전을 고민해야 했습니다. 

한편, 대한민국 대중문화의 역사를 새로 나가는 방탄소년단, BTS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상인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올라 세계 대중음악계의 화제의 뉴스로 떠올랐습니다.  팬데믹 속 2020 문화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유화정 프로듀서와 함께 알아봅니다. (인사)

진행자 :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겪고 있는 세계의 모습을 담은 국제보도 사진전이 지난달 24한국에서 개막됐다고요, 국제보도 사진전이라면 전세계 뉴스 통신사들이 참여하는 사진전이죠?

유화정 PD: 네. 이번 국제보도사진전은 47개 국제 뉴스통신사가 참여했습니다. ‘코로나19 현장을 가다'라는 타이틀로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전 세계 70여 개 도시의 생생한 모습을 취재한 보도사진 120점을 선보입니다.  이번'국제보도사진전'은, 국가기간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와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이 공동 주최하는 행사로, 코로나19로 인해 인류가 겪고 있는 아픔을 나누고 함께 위기를 이겨 나가자는 취지로 기획됐습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을 담은 사진들 일지 미루어 짐작이 되지만 그중 작품에 대한 소개를 들어주시죠.

유화정 PD: 47개국 통신사 기자들이 포착한 120점의 사진 속에는 감염의 고통과 의료진들의 희생, 일상이 된 비대면 생활 등을 접할 수 있는데요, 코로나19로 국가 봉쇄령이 내려졌던 인도 뉴델리에서 투병 중인 아들을 보러 가다가 발이 묶인 남성이 주저앉아 눈물을 삼키는 모습, 스페인 발렌시아의 요양원에서 3개월 만에 만난 모자가 비닐 장막을 사이에 둔 채 끌어안으며 그리움을 달래는 모습, 방역복을 입은 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지친 한국의 의료진의 모습, 호주 골드코스트의 한 소녀가 집 앞에 분필로 희망의 메세지를 쓰는 모습 등 소중한 이들을 잃어가는 고통 속에서도 헌신과 사랑으로 희망을 이어가는, 코로나19 대유행 속 세계인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렌즈에 담겼습니다.
A girl drawing and writing letters with chalk at a house in the Gold Coast
A girl drawing and writing letters with chalk at a house in the Gold Coast. Source: Dave Hunt, AAP
진행자: 총 70도시의 모습들이라고요?  전시된 사진들을 보면 국가, 지역, 인종, 종교가 다르더라도 지금 인류가 모두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있을 같네요.

유화정 PD: 네. 유례없는 감염병 사태는 삶의 모든 것을 바꿔 놨지만, 인류의 의지와 희망만은 앗아가지 못하리라 봅니다.  이번 ‘코로나 19 현장을 가다’ 국제보도 사진전은 내년 3월 1일까지 오프라인과 온라인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시고 희망을 잃지 말고 위기를 헤쳐 나가자는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진행자: ‘코로나19 현장을 가다' 세계 통신사 기자들이 찍은 국제보도 사진전 소식 먼저 전해 들었고요.  올해 팬데믹의 여파가 가장 크게 미친 분야로 공연예술계를 빼놓을 없습니다. ‘바이러스에 잠식됐다’ ‘공연계 최악의 빙하기’라는 표현들이 나올 만큼 불가항력적인 피해를 입었는데요..

유화정 PD: 지난 3월 12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즉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뉴욕 메트로에서 베를린 필, 밀라노 라 스칼라까지 전 세계 주요 공연장이 줄줄이  폐쇄되고 모든 무대 일정이 취소됐습니다.  보통 오케스트라 해외 투어나 세계적인 연주자들의 공연 일정은 3년전부터 계획을 잡는 것이 통례입니다.

대형 극장들이 문을 닫게 되면서 콘서트 홀의 막대한 손해가 나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당장 연주가 끊겨 수입을 잃은 배우, 스탭진 등 예술계 종사자들은 생계의 위협마저 느껴야 했는데요.  이전 경험하지 못한 공연예술계 초유의 공황상태가 된 겁니다.  언제 정상적인 재개가 이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각 극장과 예술단체, 관객과의 소통 방법을 적극 모색하게 됐고, 온라인 스트리밍이 그중 하나입니다. 

진행자: 결국, 관객과의 새로운 접점을 찾는 고민이 필요했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흩어졌던 관객을 다시 모으는 시도가 디지털 온라인 공연 등으로 전환이 건데요.  코로나 사태로 랜선 공연, 언택트 콘서트라는 신조어도 생겨났죠?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실시간으로 콘서트장에서 열리는 공연 영상을 PC나 모바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랜선 콘서트가 등장하게 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랜선을 영어로 생각하기 쉬운데요. 랜선은 인터넷을 뜻하는 랜(LAN)과 케이블(Cable)을 뜻하는 우리말 ‘선’이 붙여진 합성어입니다. 굳이 발음을 강조하자면 랜썬이 아닌 랜선으로 부드럽게 해야겠지요.

진행자: 비대면을 뜻하는 Untact 역시 사전에서 찾아볼 없는 단어이죠?

유화정 PD: 네. '접촉하다'를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과 반대를 뜻하는 접두사 '언(Un)'을 붙여 언택트입니다.  단어의 유래는 서울대 김난도 교수가 발간하는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소개된 단어로 국내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서 만들어 낸 용어인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에서 일반화된 신조어 중 하나입니다.  즉 해외에서는 쓰이지 않는, 랜선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만 소통되는 단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극장 폐쇄로 무대는 잃었지만 자존심 강한 베를린 필하모닉을 필두로 세계 유수의 공연 단체들이 줄을 이어 온라인으로 공연 실황 등을 제공하면서 위기 상황에 적극 대응을 했죠?

유화정 PD: 베를린 필하모닉은 베를린 필의 공연을 내 방에 앉아서 감상할 수 있는 무료 온라인 공연 아카이브 '디지털 콘서트홀'을 4월 한 달간 무제한으로 제공했습니다. 뉴욕 메트로, 빈 슈타츠오퍼 등도 전 세계를 향한 온라인 무제한 공연 실황을 제공했습니다.
Berlin Philharmonic Orchestra, Digital Concert Hall
Berlin Philharmonic Orchestra, Digital Concert Hall Source: By impactmania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관객들과 소통하는 단체들도 두드러졌는데요.  ‘집에서 함께 즐겨요’ ‘집에서 보는 오페라’ 소파에서 즐기는 ‘소파 페스티벌’ 등 차별화 전략으로 호응을 꾀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팬데믹으로 빚어진 어쩔 없는 선택이지만 이러한 도전이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같아요. 직접 참여하거나 방문하지 않고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세계적인 공연이나 전시 등을 이제는 집에서 클릭 번으로 편리하게 체험할 있게 됐죠?

유화정 PD: 실제로 예술의 나라로 일컬어지는 프랑스의 경우 이동 금지령이 내려진 봉쇄기간 동안 온라인 문화콘텐츠 접속, 여기에는 도서, 게임, 영화, 사진 등도 포함해서 최근 10년 사이 가장 괄목할 만한 활성화를 보였는데요.  온라인을 통한 문화예술 콘텐츠 제공이 시공간적 제약을 넘어 일반 대중들의 ‘문화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처럼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 불안함 속에서 오히려 문화와 예술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지 않나, 변화는 언제나 두려운 것이지만 기존의 흐름과는 다른 새로운 문화 라이프 스타일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진행자: 매년 겨울 찾아오는 연말 대표 발레 공연이 있죠.  가족이 함께 즐기는 크리스마스 시즌의 대표 공연 ‘호두까기 인형’ 무대가 아닌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전광판을 통해 12달간 상영이 되고 있다고요?

유화정 PD: ‘호두까기 인형’은'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더불어 차이코프스키가 남긴 고전발레 3대 명작의 하나로 꼽히죠.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 호두까기 인형을 성탄 선물로 받은 소녀 클라라가 꿈속에서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과자의 나라를 여행한다는 내용으로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즐기는 크리스마스 시즌의대표 공연으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는 팬데믹으로 전 세계 공연장이 폐쇄되면서 아쉽게도 무대에서의 공연을 찾아볼 수 없게 됐는데요.  한국의 LG 전자가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전광판을 통해 '호두까기 인형'을 전격 상영한 겁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아메리칸 발레시어터를 공식 후원하며 고급 가전인 LG 시그니처를 알리고 있습니다.
ABT seasonal Nutcracker plays out on LG Times Square Billboard in NYC
ABT seasonal Nutcracker plays out on LG Times Square Billboard in NYC Source: provided by LG Electronics Inc.
진행자: 타임스스퀘어 광장이 마치 공연장처럼 연출이 됐겠네요.  LG전자 LG시그니처의 홍보효과도 크겠지만 삭막한 연말 분위기를 훈훈하게 덥혀줄 같습니다.

유화정 PD: LG전자가 세계적인 발레단 아메리칸 발레시어터(ABT)와 함께 제작한 호두까기 인형 하이라이트 영상은 연말까지 상영이 계속되는데요.  LG전자 측은 "코로나19로 공연 관람이 어려워진 점을 고려해 고객들이 아름다운 발레 공연을 보며 따뜻한 연말을 즐기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마련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호두까기 인형’ 하이라이트 영상은 LG 시그니처와 아메리칸 발레시어터ABT 유튜브 채널에도 올라와 있으니 청취자 여러분께서도 아이들과 함께 시청하시면서 즐거운 크리스마스 연휴 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진행자: 올해 국내외 대중음악계의 최고 뉴스라면 단연 '한국의 남성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BTS눈부신 활약입니다. 대한민국 대중문화의 역사를 새로 나가는 방탄소년단, BTS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상인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올라 화제를 낳았죠?

유화정: 그렇습니다. 전 세계에 한류 돌풍을 일으킨  K아이돌 그룹BTS가 제63회 그래미상 '베스트 팝 듀오 / 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오르며  K팝 역사에 또다시 한 획을 그었습니다. 

BTS는 그동안 “미국 여정의 마지막은 그래미라고 생각한다”면서 여러 차례 그래미 수상 희망을 밝힌 바 있는데요.  BTS는 앞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이미 각각 3년과 4년 연속 수상한 바 있어 현지 시간으로 내년 1월 31일 열릴 그래미에서도 상을 받으면 미국의 3대 대중음악상을 모두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을 이루게 됩니다.

진행자: 그래미의 주요 부문에서 한국 대중음악은 물론 아시아권 가수가 후보에 오른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요, 그래미 어워즈는 어떤 성격의 상인가요?

유화정: 영화계의 최고상이 아카데미 상이라고 하면, 음악계의 최고의 상은 그래미 상입니다. 세계 대중문화를 이끌어 가는 가장 강력한 나라가 미국이다 보니까 미국에서 해마다 열리는 시상식은 곧 세계 최고의 상으로 인정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가수나 그룹이 최고의 영예로 생각하는 상이기에 당연히 그 벽은 높을 수밖에 없고 특히 그래미 상은 미국 중심으로 다른 나라가 끼어들기 어려운 두터운 벽을 쌓고 있은 상이기에 외국의 가수나 그룹이 후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큰 화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2012년부터 신설된 부문으로 듀오 또는 그룹,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팝 보컬이나 연주 퍼포먼스에서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거둔 음악인에게 시상합니다.
BTS’ Grammy nomination, ‘Dynamite’
BTS’ Grammy nomination, ‘Dynamite’ Source: Big Hit Entertainment
진행자: 그래미 후보로 오른 BTS의 '다이너마이트'그래미 수상을 점칠 만큼 미국의 대중음악 전문가들로부터 상당히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요, 어떤 노래인가요?

유화정:  ‘다이너마이트’는 지난 8월 21일 발매한 디스코 팝 장르의 싱글로 특히 이 곡은 BTS가 모든 가사를 영어로 소화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다이너마이트(Dynamite)’라는 제목이 주는 이미지와는 달리 밝고 상큼한 느낌의 가사입니다.

“오늘 밤 나는 별들 속에 있을 테니 내가 불을 지피고 밤을 찬란하게 밝히는 것을 지켜봐. 아침에 일어나 신발을 신고 우유 한 잔, 이제 시작해 볼까?... 집으로 걸어가며 노래해. 농구선수처럼 높이 뛰어올라.  딩동, 전화해. 아이스티 한 잔과 탁구 한 판 하자.”  그리고 후렴으로 “인생은 다이너마이트  난 다이너마이트처럼 불을 붙일 거야” 가 반복되는데요.

미국의 전문가들로부터 매끄러운 보컬로 귀에 감기는 노래가 미국의 일반 대중에게도 스며들 히트곡이 될 수 있다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방탄소년단이 미국 시사잡지 타임에서 `올해의 연예인`으로 선정되면서 그래미상 수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죠, 아무튼 미국에서 데뷔하지도 않은 BTS후보 진입은 K팝의 위상을 단계 끌어올린 상징적 의미가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팬데믹 속 2020문화계 결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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