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호주에서 신차 판매의 2.8% 불과… “86% 노르웨이처럼 될 수 있을까?”

2021년 노르웨이 신차 판매의 86%를 전기자동차가 담당했지만 호주에서는 2.8%에 불과했다. 호주 정부는 조만간 연료효율성기준을 도입할 예정이다.

Electric vehicles parked and charging at a charging station.

Electric vehicles recharge at a specially designed car park in Lake Macquarie, NSW. Source: AAP / Supplied

KEY POINTS:
  • 노동당 정부, 새로운 연료효율성기준 도입 예정
  • 2021년 신차 중 전기 자동차 판매 비율: 호주 2.8%... 노르웨이 86%, 아이슬란드 72%, 스웨덴 43%
크리스 보웬 연방 에너지 장관이 국가전기차전략(National Electric Vehicle Strategy: NEVS)을 발표하며 조만간 '연료효율성기준(fuel efficiency standard)'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호주의 운송 체계는 여전히 화석 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자동차는 호주 전체 탄소 배출량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호주의 신차들은 유럽 연합의 다른 국가 신차에 비해 40%가량 더 많은 연료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당 정부는 이해 당사자들과의 논의를 거쳐 조만간 연료효율성기준을 내놓을 예정이며 이렇게 되면 호주에 더 많은 전기차가 수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Chris Bowen speaking to media in front of flags.
Chris Bowen has previously warned Australia was a 'dumping gorund' for low-efficiency vehicles. Source: AAP / Lukas Coch
현재까지 호주와 러시아는 선진국 가운데 연비규제(fuel efficiency regulations)를 시행하지 않는 유일한 두 국가다.

새로운 연료효율성기준은 휘발유나 디젤 차량으로부터 배출되는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이로써 배기가스를 덜 배출하거나 아예 배출하지 않는 차량의 수입을 장려하게 된다.

크리스 보웬 에너지 장관은 이 같은 계획을 통해서 국민들이 수천 달러를 절약하는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보웬 장관은 “그동안 기준이 없었다는 것은 호주의 가정과 기업들이 차량 운행을 위해 더 많은 연료비를 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자동차 제조사들이 표준이 마련된 나라들에 더 효율적인 차량들을 우선적으로 보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웬 장관은 “ 궁극적으로 호주인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하는 것이자 기후변화 대응에 더 좋은 차량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비용 효과를 높이는 것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당연히 많은 전기 차량들이 현재 더 비싼 것이 사실이다. 이는 정책 부재의 직접 결과”라며 “연료효율기준을 맞추기 위해선 더 저렴한 전기 차량이 호주로 유입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제 에너지 기구 회원국 전체에서 전기 자동차는 2021년 판매된 모든 신차의 약 10%를 차지했다.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전 세계 전기 자동차 판매량은 두 배로 늘었다.
Graph showing countries by electric vehicle uptake.
2021년 노르웨이에서 판매된 신차 중 전기 자동차 비중은 무려 86%에 달했으며 아이슬란드(72%), 스웨덴(43%), 덴마크(35%), 핀란드(32%)가 뒤를 이었다.

2.8를 기록한 호주는 4.2%의 미국과 5.5%의 캐나다에 뒤졌지만 1%의 일본과 0.4%의 인도보다는 앞섰다.
Graph showing global growth in electric vehicle sales over a decade.

호주에서 전기 자동차 판매가 저조한 이유는?

전문가들은 호주에서 전기 자동차 판매가 저조한 이유로 정책의 부재와 인프라 부족을 꼽고 있다.

스위스와 같이 전기 자동차 비율이 높은 나라와 달리 호주는 광활한 국토를 가지고 있으며 호주를 자동차로 횡단하는 데는 며칠이 걸린다. 즉 현재보다 많은 전기 자동차 충전소가 절실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자동차 판매 업체인 ‘굿 카’의 안톤 빅스트롬 공동 창업자는 “실제로 그런 여행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한다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상황이 나쁘지 않다”라고 말했다.

현재 호주 전역에는 약 3만 7,000개의 전기 자동차 충전소가 마련돼 있으며 일반적으로 주유소마다 한두 개의 전기자동차 충전 장치가 마련돼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약 15분이면 차량을 충전할 수 있는 급속 충전소가 심각하게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아직 전기 자동차 중고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전기자동차를 사려는 사람들은 큰돈을 들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판매되는 신형 전기 자동차의 가격은 6만 달러가 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World map showing which side of the road countries drive on.
전문가들은 또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우측 도로용으로 설계된 차량을 우선적으로 생산하다 보니 호주 시장은 대기열의 맨 뒤에 배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서 정치적인 부분도 지적되고 있다. 빌 쇼튼이 2030년 전기 자동차 점유 목표를 50%로 제안했을 때 스콧 모리슨 전 연방 총리는 “호주인의 주말을 끝내고 싶어한다”며 쇼튼을 맹비난한 바 있다.

빅스트롬 씨는 “연방 정부가 전기 자동차를 그런 식으로 깎아내리면 도대체 누가 이곳에 제품을 팔러 오겠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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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20 April 2023 12:20pm
Updated 21 April 2023 9:31am
By Finn McHugh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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