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멜버른, 시드니, 애들레이드, 호바트에서는 약 3만 명의 시민들이 모여 호주 원주민에 대한 폭력과 인종차별 종식을 요구하는 시위를 펼쳤다.
대체로 평화로운 시위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시드니에서는 집회 후 흩어지는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며 긴박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뉴사우스웨일스 항소 법원은 오늘 시드니 흑인 인권 존중 시위가 시작되기 12분 전 집회를 허가했으며, 타운홀에 모여 있던 시민들은 항소심 결정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공식 집회가 끝난 후 시드니 센트럴 스테이션으로 들어가는 통로에서는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라고 외치는 시위대와 경찰이 한동안 대치를 이어갔다.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에는 경찰이 시위대와 충돌하고, 일부 시위대가 눈에서 페퍼 스프레이를 씻어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시드니에서의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 장면은 당국이 주최자와 시위 참석자들을 칭찬한 다른 대도시의 모습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빅토리아주 경찰은 오늘 멜버른 시위에 모인 시민들의 행동에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집회 주최자 측에는 코로나19에 대한 수석 의료관의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각각 $1,652의 벌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앞서 빅토리아주 경찰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을 어기고 주말 멜버른 집회가 강행될 경우 시위 주최자들에게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루크 코넬리우스 빅토리아주 경찰 부청장은 “이러한 대규모 집회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과 무관하게 발생한 점을 여전히 우려스럽게 생각하며, 이제 불법 집회의 조직과 행동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넬리우스 부청장은 이어서 오늘 집회가 비록 코로나19 안전 규정을 어긴 불법이었지만, 시위 도중에 시위대가 체포되거나 폭력행위,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피터 하비 남호주 경찰 부청장은 애들레이드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과 주최자를 칭찬하며 “어떠한 우려스러운 일도 없었다. 체포된 사람도 없고 다친 사람도 없다”라고 말했다.
하비 부청장은 “시민들이 매우 시사적이고, 감정적이고, 오늘날 우리 사회와 관련된 이슈들을 발언할 기회를 가졌다”라고 덧붙였다.
하비 부청장은 5천 명으로 추산되는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효과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많은 시민들이 노력했고 나는 그들을 칭찬해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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