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12가 평균치라고 말했어요”… 유학생이 말하는 호주 내 임금 착취

유학생 신분인 조나단은 호주에 온 이후 꾸준히 최저 임금에 한참 못 미치는 시급을 받아 왔다. 문제는 이 같은 착취 행위가 너무나도 흔하게 우리 곁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international students face problems with wage theft in Australia

Source: The Feed

조나단이 시드니에서 처음 파트타임 일을 알아볼 때 그는 시간당 12달러를 제안받았다.

조나단은 “중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슈퍼마켓이었어요. 그들은 시급 12달러를 주겠다고 하며 이 금액은 평균치라고 말했죠”라고 말했다.

그는 시드니에 막 도착했기 때문에 당시 다른 정보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나단은 비슷한 시기에 더 나은 제안을 받았기 때문에 결국 그 일을 맡지는 않았다. 한 중국 식당이 조나단에게 시간당 $14.50를 약속한 후 조나단은 식당 일을 시작했다. 대학교(UNSW)에서 토목 공학 석사 과정을 공부하는 조나단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모아야 했다고 말했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조나단은 시급 $14.50가 대단한 급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호주의 법정 최저 임금인 시간당 $19.49보다 5달러가 적은 불법이라는 것도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
자신이 법정 임금에 못 미치는 적은 돈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아챈 것도 힘들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조나단은 “사장과 임금 협상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라며 “특히나 돈을 적게 받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나서야 다시 협상을 한다는 것은 더더욱 그렇습니다”라고 말했다.

조나단은 지역에 있는 아시안 레스토랑에서는 이같이 적은 임금을 주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유학생에 대한 고정관념은 우리가 부자라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 모두가 그 범주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유학생들이 호주의 법정 최저 임금을 제대로 지키는 파트타임 일을 구하는 것은 놀랄 만큼이나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조나단과 마찬가지로 호주에 도착한 수많은 유학생들이 호주의 임금 체계와 혜택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조나단은 유학생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지적하며 부모가 모든 것을 쉽게 지불해 주는 부유한 가정의 아이들로 여기는 고정관념이 있다고 말했다.
Young workers and workers from a migrant background are particularly vulnerable to workplace exploitation
Young workers and workers from a migrant background are particularly vulnerable to workplace exploitation Source: The Feed
하지만 조나단에게는 진실과 거리가 먼 얘기다. 조나단의 부모는 자식을 위해 학비를 보내고 있지만 엄청난 비용으로 인해 본국에서 힘겨운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어머니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주일에 6일을 슈퍼마켓에서 일해야 했고 본국에 남은 가족들은 생활비를 줄여가며 지내고 있는 형편이었다.

조나단은 부모님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이렇게 소개했다.

“네가 정말 그렇게 원한다면 우리는 너에게 이 기회를 제공할 거야. 네가 그것을 정말로 소중히 여긴다면 말이야”

조나단은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 주거비와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직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대료를 줄이기 위해 대학교에서 한 시간 이상 떨어진 곳에 살고 있지만 현재 받고 있는 시간당 15달러의 임금으로는 여전히 생활이 어렵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힘든 일이에요. 식당에서 일하고 있을 때는 너무나 바빠요. 모든 힘이 소모되는 것 같아요”

“밤 10시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오죠. 침대에 누워서 쉬고 싶을 뿐이에요. 정말 힘든 일이에요”
다른 직장을 구하는 게 어때? 물론 나도 그러고 싶었고 노력도 해 봤어요
시간이 지나며 조나단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직업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법정 최저 임금을 주는 곳을 찾는 것은 너무나도 힘든 일이었다.

법을 어기고 있는 곳은 비단 작은 업체뿐만이 아니라는 것이 조나단의 설명이다.

The Feed가 조나단과 통화를 한 직후, 그는 유명 패스트푸드 체인인 서브웨이(Subway)에서 일자리를 제안받았다. 하지만 조나단에게 제시된 급여는 역시나 시급 $14.50였다.

조나단은 “믿을 수가 없었다”라며 “서브웨이는 큰 회사잖아요. 충격을 받았어요”라고 말했다.

조나단은 앞서 지난 8월 서브웨이에 지원서를 내고 결과를 기다려 온 상태였다.

한편 공정근로 옴부즈맨은 10월 1일 2017년부터 조사해 온 서브웨이 프랜차이즈 22곳 중 18곳에서 최저임금 미지급 사례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공정근로 옴부즈맨은 서브웨이의 전현직 직원 167명에게 미지급된 8만 1638달러 82센트를 회수한다고 발표하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서브웨이 직원 중 절반가량이 젊은 근로자이거나 해외 출신으로 이들은 특히 착취에 취약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서브웨이 대변인은 The Feed 측에 “서브웨이는 최저 임금 미지급 의혹을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고의적인 임금 절도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갖고 있다. 제기된 주장에 대해 서브웨이는 즉각적인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브웨이 측은 2017년 이후 직원을 위한 핫라인 전용 전화를 만들고 가맹점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에 착수했다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최저 임금 미지급 사태가 서브웨이 한 곳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정근로 옴부즈맨은 9월 이후 머핀 브레이크, 자메이카 블루, 선글라스 헛 등의 업체에서도 최저 임금 미지급 상황을 광범위하게 포착 중이다.

이에 대해 이주 노동자 센터의 맷 쿤켈 소장은 “이 모든 일이 너무나 흔한 일”이라며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경제계 모든 부문에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여러분이나 여러분의 지인이 직장에서 최저 임금을 받지 못해 염려하고 있다면 공정 근로 옴부즈맨을 통해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를 방문하시거나 13 13 94번(Fair Work Infoline)으로 전화해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를 통해 직장에서 겪고 있는 문제를 알릴 수도 있습니다.

뉴사우스웨일즈 노동조합은 호주에 온 이민자, 유학생, 난민들이 직면하고 있는 직장 내 착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민자 자문 및 인권 센터(Immigration Advice and Rights Centre :IARC)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정보를 원하시면 해 주세요.

 

The Feed는 목요일 저녁 8시 30분과 일요일 오후 5시에 SBS VICELAND를 통해 시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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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18 October 2019 11:34am
Updated 18 October 2019 1:38pm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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