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나를 찾아서”… “케이-줌마 패션쇼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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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케이 줌마 패션쇼 Credit: Grey photostudio

“많은 기혼자 여성들이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삶을 살면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힘든 시기를 겪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좋은 추억과 의미 있는 시간을 선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출발했습니다.”


아마추어 모델로 2022 케이 줌마 패션쇼 무대에 선 최빛나 씨.

시드니에서 열린 줌마 패션쇼에 서기 위해 멜번에서 온 최빛나 씨는 호주에 이민 온 후 힘들었던 지난 몇 년 간의 생활을 이렇게 회상합니다.

“3년 전에 아기를 낳고 아기가 조금 아팠는데 그러면서 희망이 없는 것 같은, 앞으로의 미래 일들 때문에 희망이 없는 것 같은 생각으로 인해 많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케이줌마 패션쇼 광고를 보게 돼서 예전에 꾸미기 좋아하고 밝은 저의 모습이 생각나서 그게 그리웠고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지원하게 됐습니다.”

10년 전 가족들과 함께 호주로 이민 온 빛나씨는 한국에서는 피아노를 전공했습니다.

덴탈 어시스턴트로 일을 하다 지인의 소개로 남편을 만났고 2016년부터는 발라렛에 살고 있습니다.

3년 전 태어난 아이가 선천성부신저형성증이라는 병을 견뎌내야 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면역억제제를 먹어야 합니다.

그런 빛나 씨 가족들에게 코로나19 팬데믹은 견디기 어려운 시련의 기간이었습니다. 락다운이 시행되며 발라렛에서 5킬로 미터 이상을 벗어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코비드 고위험군에 속한 면역력이 약한 아이 때문에 외출 자체도 자제해야 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웃음이 많고 명랑했던 빛나씨는 “아이의 질병 때문에 가장 힘든 바닥까지 내려갔다 왔다”고 말합니다.

“우리처럼 아픈 아이를 키우는 가족들이 더 용기를 내 세상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빛나씨.
빛나 씨는 패션쇼를 준비하며 좋은 인연들을 만난 게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어요. 일단 필라테스도 시작하고 여러 가지 업체에서 지원해 주신 네일아트, 피부 관리, 그런 걸 다 하나하나씩 경험하면서 개인적으로 제가 너무 많은 걸 놓치고 살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했고요. 그러면서 좋은 언니분들, 좋은 인연들을 만나게 돼서 너무 즐겁게 감사하게 했습니다.”

2022 케이-줌마 패션쇼

10월 30일 시드니 로즈 커넥션 행사장에서 열린, 2022 케이줌마 패션쇼.

80명이 넘는 여성들이 패션모델에 지원했고 이중 최종 26명이 모델로 선발됐습니다.

행사 주최 측(GP Entertainment)의 양다영 홍보 책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상인들과 어머니들을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9월 5일 모델 선발 대회를 알린 후 신청자들이 정성스럽게 자기소개서를 보냈다고 하는데요.

20대에서 60대까지 지원자들의 연령도 매우 다양했습니다. 패션쇼를 준비하는 동안 암이 발견된 모델도 있었고, 항암 치료를 받으며 다른 모델들에게 힘을 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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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케이 줌마 패션쇼 모델 (왼쪽: 최빛나/ 오른쪽 미쉘 하딩) Source: SBS
패션쇼에 모델로 참여한 미쉘 하딩 씨는 이번 기회로 인해 많은 또래 친구들을 만나게 돼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패션쇼를 처음 해봤는데요. 이걸 통해서 제 건강도 많이 생각하게 되고 그리고 저는 사실 한국 사람이 별로 없는데 살고 있거든요. 한국인이 아닌 남편과 살아서 한국말을 할 계기도 없고 많은 커뮤니티(행사)에 참여할 일이 없었는데 이걸 통해서 제 또래에 다른 분들하고 많이 섞이게 돼서 좋았고요. 그리고 우선은 다이어트도 됐고 더 많이 가꾸게 돼서 그런 것들이 참 좋았습니다.”

이번 패션쇼에는 라이드 카운슬의 한정태 시의원도 모델로 참여했는데요. 한정태 의원은 패션쇼 무대에 서며 한국 아줌마들의 열정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생각보다 뒤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준비들이 있고 한 명 한 명의 걸음걸이가 이렇게 다르고 이렇게 어려운 일인 줄 몰랐습니다. 근데 해보고 나니까 좀 뿌듯하고요 또 여기 많은 아주머님들도 정말 그 열정에 저는 많이 감동했습니다.”

한정태 의원은 내년에는 더 많은 단체들이 함께 해 큰 무대를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와보니까 정말 우리 한국 아주머니들의 엄청난 열정들이 느껴지고요. 또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셔서 응원해 주시고, 또 많은 스톨들도 정말 재미나고, 여러 종류의 스톨들이 다양하게 있어서 정말 내년에도 기대가 되고 앞으로 좀 더 큰 스페이스가 필요할 것 같고요.

제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다음번에는 라이드에서도 저희가 좀 큰 장소를 구해가지고 라이드에서도 이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으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라이드 카운슬의 송강호 의원 역시 줌마 패션쇼 행사가 내년, 내후년에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송강호 의원은 시드니에서 한인들에 대한 주변의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는걸 느낄 수 있는 행사였다며, 여러 한인 단체에서 다양한 행사를 주관하면서 한국 문화를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는 점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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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줌마 패션쇼 (왼쪽부터: 빅터 도미넬로 뉴사우스웨일스주 서비스장관/ 샐리 시토우 연방하원의원/ 한정태 라이드 시의원/ 송강호 라이드 시의원 Source: SBS / SBS Korean / Grey photostudio
한편 이날 행사장을 찾은 샐리 시토우 연방하원의원은 한복을 차려입고 나타나 한인들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한국은 삼성, LG, 현대를 보유한 경제 초강대국일 뿐만 아니라 BTS와 블랙핑크를 보유한 문화 초강대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들은 널리 알려진 이름들이죠. 한국의 문화와 전통은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이 같은 행사야말로 한국 문화의 멋진 면을 보여줄 수 있는 환상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한복의 사이즈와 모양새가 훌륭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아줌마인 저를 다소곳하고 우아하게 보이도록 해준 한복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빅터 도미넬로 뉴사우스웨일스주 서비스장관과 조던 레인 라이드 시장도 패션쇼에 함께 했는데요. 도미넬로 장관은 풍성한 한국 문화를 호주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래된 것, 새로운 것, 역동적인 것들을 볼 수 있어 정말 환상적입니다. 깊고 멋진 한국 문화가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이곳 호주에서 이것들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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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케이 줌마 패션쇼 Source: SBS
땀과 열정으로 만들어진 2022 줌마 패션쇼

홍보 책임자인 양다영 씨는 “많은 기혼자 여성들이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삶을 살면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힘든 시기를 겪는 경우들이 있다”며 “이들에게 좋은 추억과 의미 있는 시간을 선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출발했다”고 말했는데요.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동참해 나중에는 스톨 신청을 더 이상 받지 못하고 거절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말합니다.

모델에 도전한 최빛나 씨는 엄마라는 이유로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사는 분들께 용기를 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알게 모르게 다 이렇게 나는 내가 엄마니까 내가 아내니까 많이 포기하고 사시는 분들이 있으실 텐데 용기를 내서 다음에 또 쇼를 한다면 더 지원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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