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브리핑]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호주 제조 혁신을 이끄는 3D 프린팅

3D printing machine detail

3D printing machine detail in action Source: Getty Images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호주 제조 혁신을 이끌 3D 프린팅 업계를 살펴본다.


박성일 PD(이하 박성일): 계속해서 ‘주간 경제 브리핑’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일 프로듀섭니다.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경제 브리핑 시간에는 코트라 ‘멜버른 무역관’의 강지선 과장님과 함께 '월간 코트라 경제동향' 시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지선 과장님 오늘도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코트라 강지선 과장(이하 강지선): 안녕하세요

박성일: 네, 오늘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제로, 호주 제조 혁신을 이끄는 3D 프린팅 이야기를 함께 해 보려고 합니다. 무척 흥미로운 주제가 될 것 같은데요.
KOTRA Melbourne
코트라 멜버른 무역관 강지선 과장 (월간 코트라 경제동향) Source: Supplied
먼저 호주의 3D 프린팅 시장 동향을 살펴보죠. 호주가 3D 프린팅 시장 규모로 보면 아시아 국가 중 5위라고요?

강지선: IDC에서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대양주 국가의 3D 프린팅 시장 규모는 5년 내 최대 18%가 상승해 36억 달러에 이를 전망입니다. 현재까지는 북미, 유럽 시장에 비해 성장 속도가 늦었는데요. 정부 주도의 발전 전략과 정책 지원으로 지속성장이 가능한 에코 시스템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호주의 경우 3D 프린팅 시장 규모 면에서 중국(47~50%), 일본(30~32%), 한국(10~12%) 그리고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10개국이 속한 아세안 국가(5~7%)에 이어 3~5%의 점유율로 인도와 함께 5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박성일: 중국, 일본, 한국이 1,2,3위 군요. 그렇다면 호주가 최근 들어  3D 프린팅의 허브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강지선:  호주는 알루미늄, 티타늄, 니켈, 철강 등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메탈을 원료로 한 프린팅 기술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항공, 방위, 광산, 에너지 분야에서 수요가 많은 메탈 적층 제조(Additive Manufacturing)의 경우 2030년에는 1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요.

호주 정부는 3D 프린팅을 기반으로 자동화 제조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연방과학산업연구소 CSIRO에서는 Monash University와 함께 600만 호주달러를 투자해 메탈 3D 프린팅 혁신 센터인 Lab22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정부 소속의 AMGC (Australian Advanced Manufacturing Growth Centre, IMCRC(Innovative Manufacturing Cooperative Research Centre)과 멜버른 소재의 RMIT 대학교에서도 적층 제조 기술 연구를 통해 관련 산업에 필요한 제조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고요.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품목의 3D 프린팅 수요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호주의 국경이 봉쇄되면서 중국과 해외 생산에 의지하고 있던 현지 기업에서는 첨단 제조 산업으로 변화를 모색하며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특히 병원에서 꼭 필요한 의료장비에 대한 확보가 어려워짐에 따라 3D 프린팅으로 안면 보호대(face shields)와 같은 개인보호장비(PPE)와 인공호흡기 등을 생산하여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의료장비를 수입해 유통하는 현지 기업의 대표는 멜버른 무역관과의 미팅에서 과거 암으로 80%의 턱관절을 제거한 호주 여성이 3D 프린터로 만든 인공 턱관절 임플란트를 받은 사례가 있었고 최근 호주 병원에서 의료용 3D 프린터에 대한 문의가 있어 관련 테크놀로지를 보유한 한국 기업을 찾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박성일: 네, 말씀해 주셨지만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기간에 3D 프린팅으로 안면 보호대(face shields)와 같은 개인보호장비(PPE)와 인공호흡기 등을 생산하면서 3D 프린팅 보급이 확산됐다는 사실이 굉장히 흥미롭네요. 호주 산업별로 3D 프린팅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강지선: 크게 방위, 광산, 항공, 의료 분야의 적용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호주

Titomic 사는 올해 2월 군용 항공기, 장갑차, 탱크 등을 공급하는 글로벌 방산기업의 R&D센터 CompositeTechnology와 2550만 호주달러 규모 메탈 3D 프린팅 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방산과 같은 고수익 산업과의 파트너십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대부분의 메탈 3D 프린터가 시간당 1kg의 제조가 가능한데 비해 Titomic 사는TKF시스템을 통해 시간당 75kg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가격 대비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멜버른에 본사를 둔 ANCA Group은 CNC 공작기계 전문 제조사입니다. AMGC의 자금 지원을 받아 하이브리드 3 D 프린터를 완성했습니다. 맞춤형으로 디자인된 탄화텅스텐(Tungsten-carbide) 절삭 공구를 장착한 새로운 3D 프린팅 방식을 통해 비용 대비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Airbus, Boeing과 같은 항공기 제조사와 Renishaw, Fraisa와 같은 글로벌 절삭공구 엔지니어링 기업에 납품한다고 합니다. 현지 전문 인력 제한, 수익 창출에 대한 갭을 줄이고 3D 프린팅에 적용된 최첨단 기술을 통해 호주 제조 산업에 부가가치를 창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메탈 3D 프린터 제조사 Aurora Labs는 호주 철광석 광산업체 Fortescue Metal Group에 광산용 3D 프린팅 개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광산업에서 필요한 부품을 해외에서 소싱하기 위해 기다리는 대신 수요에 맞춰 직접 제조해 재고를 쌓아둘 필요가 없게 되었는데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SLM(Selective Laser Melting) 하루에 약 10kg 프린트가 되지만 해당 3D 프린터가 완성되면 하루에 1000kg까지 생산 규모가 증가해 100배 정도 더 생산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브리즈번 소재의 3D One은 메디컬 산업에 필요한 제품 생산에 특화된 3D 프린팅 업체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호주 병원이 개인보호장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의료진에게 꼭 안면 보호대를28대의 3D 프린터로 매일 500개씩 생산하고 있는데요. 3D 프린팅 봉사 기업에 디자인을 보내 하루에 2000개까지 공급량을 증대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소독과 패키징 작업을 거쳐 의료기관으로 배송하고 있는데요. 호주 TGA에서도 코로나19 기간 동안 3D 프린터로 제조된 개인보호장비의 유통을 허가한 상황입니다.

박성일: 자,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과연 3D 프린팅이 호주 제조업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가 궁금한데요. 오늘 제목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호주 제조 혁신을 이끄는 3D 프린팅’으로 잡은 걸 보면 분명 긍정적인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강지선: 아시다시피 호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최저 임금으로 인한 고가의 생산 비용으로 제조 시설과 인력을 해외에 두는 오프쇼어링이 일반적이며 넓은 국토 면적으로 국내 및 해외 배송 비용이 높아 제조 산업이 쇠퇴했습니다.

반면, 호주는 가처분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선진국으로 맞춤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다른 국가 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렇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며 장기적으로도 공급 구조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3D 프린팅에 투자하는 현지 기업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지 전문가들은 3D 프린팅을 이용하는 업체가 증가하면서 제조 기술, 해외 소싱 능력과 같은 시장 내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는데요. 특히 소규모 호주 비지니스의 경우 큰 자금 없이도 맞춤형 3D 프린팅 서비스를 통해 수요에 맞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제품 디자이너, 개발자들은 더 이상 대기업의 제조나 유통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지 않고 소셜미디어를 통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에게 접근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고요. 향후 제조사에서는 필요한 부품을 해외에서 소싱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3D 프린팅을 통해 조달하는 품목이 증가할 것 같습니다. 장기적으로 물류 회사도 변화가 필요할 거고요. 3D 프린팅에 대한 투자를 통해 프린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성일: 네,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호주 진출을 노리는 한국 기업과 호주에 있는 한인 사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이 있을까요

강지선: 해외에서 주로 소싱을 해오던 기업들이 현지에서 3D 프린팅 방식을 통해 직접 생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추세로 3D 프린터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관련 산업에 적합한 3D 프린터 개발을 위한 현지 업체와 공동투자, 제조 및 기술 협력, 소프트웨어 개발 등 파트너십을 통한 호주 시장 진출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3D 프린팅의 경우 첨단 기술이 요구되는 방위, 항공, 광산, 에너지, 바이오 등 고부가 가치 산업에서 각광받고 있어 현지 기업과의 맞춤형 프로젝트 발굴을 통한 협력 진출이 유망합니다.

박성일: 네, 알겠습니다. 오늘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제로, 호주 제조 혁신을 이끄는 3D 프린팅 이야기를 코트라 멜버른 무역관의 강지선 과장님과 나눠 봤습니다. 오늘도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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