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브리핑’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호주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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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투자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호주의 벤처캐피털(VC) 투자액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면서 스타트업을 더욱 강하게 키워나가고 있다.


박성일: 호주 생활 경제를 짚어보는 ‘주간 경제 브리핑’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일 프로듀섭니다. 오늘 경제 브리핑 시간에는 코트라 ‘멜버른 무역관’의 강지선 과장님과 함께 '월간 코트라 경제동향' 시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강지선 과장님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강지선: 안녕하세요.

박성일: 네, 오늘 주제는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호주의 스타트업’입니다. 스타트업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생겨난 용어로,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창업 기업을 뜻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글로벌 투자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호주의 벤처캐피털(VC) 투자액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면서 스타트업을 더욱 강하게 키워나가고 있다고요? 

강지선: 지난 7월 KPMG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2분기 글로벌 시장의 VC 펀딩은 629억 달러로 작년 동기 698억 달러 대비 10% 감소했습니다. 반면, 호주의 경우 COVID-19 대유행이 시작된 4월부터 6월까지 VC 투자액이 4억 398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작년 2분기 총 펀딩 금액인 3억 1750만 달러인 것과 비교해 38.5%가 증가한 액수입니다.

호주 VC 투자 건수는 2019년과 비교해 크게 하락했지만 총 투자액이 증가한 만큼 건 당 평균 유치 액수는 상승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호주 VC 시장에서는 스타트업이 경기 침체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자금을 재투자하는 추세인데요. 기업의 사이즈를 키우기 위해 대규모 자본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박성일: 그렇군요. 빅토리아주에서는 최근까지도 강력한 코로나19 봉쇄가 이어져 왔는데요. 이 같은 시기에 스타트업 분야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는 이유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강지선: 호주의 강력한 지역 봉쇄는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transformation)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과 솔루션이 중요해졌는데요. 현지 금융 전문가들은 지난 몇 년간 호주의 VC 생태계를 견고하게 만든 스타트업 분야로 디지털 뱅킹과 핀테크를 꼽으며 B2B 결제와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은행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수가 줄어들고 기업의 결제 방식이 디지털 뱅킹으로 이동하면서 2020년 상반기 가장 많은 투자액을 유치한 10대 스타트업 기업 중 Judo Bank, Xinja Bank, Volt Bank, 86 400까지 4개 사가 디지털 뱅킹에 해당합니다. 2019년에 론칭한 86 400을 제외하고 대부분 2016, 2017년에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시리즈 C, D 투자 단계이고요. 디지털 홈론 핀테크 기업 Verteva도 8위에 올라있습니다.

금융 분야와 함께 유망한 분야는 업무관리 소프트웨어로 Canva, GO1, SafetyCulture, Outfit 4개 사가 각각 최소 2000만 달러부터 최대 6000만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습니다. 특히 그래픽 디자인 툴을 제공하는 호주 최대 유니콘 기업 Canva는 지난 6월 투자자 라운드에서 6000만 달러를 추가 유치했는데요. 기업의 총 가치는 60억 달러로 평가됩니다. Canva는 기업 로고부터 인스타그램 포스트까지 디자인할 수 있는 무료 양식을 제공하며 인기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매달 190개 국의 3000만 명의 사용자가 이용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30억 개의 디자인이 Canva를 통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를 해야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30% 상승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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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 멜버른 무역관 강지선 과장 (월간 코트라 경제동향) Source: Supplied
박성일: 흥미로운 사실이군요. 그렇다면 호주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 사례들을 하나씩 살펴볼까요? 먼저 어떤 분야입니까? 

강지선: 우선 비대면 배송 서비스(Delivery Service) 분야입니다. Sherpa는 우버와 우체국 배송 서비스를 접목한 크라우드 소싱 기반의 주문형(on-demand) 택배 배송 서비스인데요.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을 포함한 호주의 주요 도시에 1-2시간, 당일 배송 등을 제공합니다. 모든 종류의 택배를 취급하고 앱을 통해 택배 픽업 및 배송 신청을 할 수 있고 대부분 픽업 후 한 시간 이내 도착한다고 하더라고요. 코로나 확산 초기에 현지 대형 슈퍼마켓 체인에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온라인 배달 서비스를 일시 중지하기도 했는데요. Woolworths는 Sherpa와 계약을 체결하여 5,000명의 추가 배달 인력으로 인터넷 판매 역량을 두 배로 증가시켰습니다.

뉴노멀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배달 방법을 빠르게 전환했고 배달 인증도 사인 대신 사진으로 대체했습니다. 호주 택배 픽업 및 배달 서비스 산업이 온라인 쇼핑 수요 상승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Sherpa와 같은 호주 배송 서비스 스타트업 Drive Yello의 경우 글로벌 음료기업 Lion 사로부터 700만 호주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향후 싱가포르와 뉴질랜드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박성일: 그러고 보니 저도 팬데믹 기간에 집에서 배달 음식을 배달한 적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호주의 배송 시스템이 참 느리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팬데믹을 거치면서 정말 급속도로 발전했다는 느낌 많이 들었거든요… 비대면 배송 서비스 분야에서의 스타트업 관심.. 이해가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분야로 넘어가 볼까요? 

강지선: 방역 이커머스(e-commerce) 분야인데요. 2015년 설립된 Tecmask는 일회용 마스크를 판매하는 이커머스 스타트업으로 마스크를 건강 필수품인 동시에 럭셔리 패션 액세서리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15년 꽃무늬 디자인의 마스크 시리즈를 출시했으며 마스크에는 PM2.5 필터가 포함되어 있고요.

99% 미립자 여과효율(PFE)과 세균여과효율(BFE) 인증을 받았고 마스크, 손소독제, 항균 티슈, 일회용 장갑 등을 묶어서 파는 방역 패키지(Immunity Defence Packs)를 판매 중입니다. 또한 재사용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합니다.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 Tecmask의 매출은 8000%가 증가했고 재고관리를 위해 한 매장 당 하루 200개로 판매 제한을 두기도 했습니다. 향후 바이러스의 불확실성, 전염병과 위생에 대한 인식 변화로 이커머스 상에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박성일: 방역 이커머스도 역시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이 있네요. 네, 다음으로 소개해 주실 분야는 법률 서비스와 연관이 있다고요? 어떤 스타트업인가요? 

강지선: 온라인 리걸테크(Legaltech) 스타트업인데요. 2017년에 설립된 Immediation은 세계 최초 온라인 기반의 분쟁 해결 플랫폼으로 신속하고 저렴하게 조정 및 중재 등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신청 후 판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30일 이내로 호주 법정 소송의 기간이 평균 18개월인 것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크게 절약할 수 있고 분쟁 규모에 따라 비용을 고정시켜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이 장점입니다. 빅토리아주와 서호주의 전 대법관을 포함한 90명의 법률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으며 조정은 멀티룸 화상상담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요.

대면 서비스가 제한되면서 지난 5월부터 호주 연방 법원, 가정법원, 지방법원에서는 Immediation 을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빅토리아 민사 및 행정 재판소인 VCAT(Victorian Civil and Administrative Tribunal)와 협약을 맺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을 지원할 예정이고요. VCAT는 연간 8만 3000 건 이상의 판결을 내리고 있으며 향후 3개월간 1000건 정도가 Immediation을 통해 진행된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인한 타격으로 기업 간 인수합병(M&A)이 증가하고 상업용 임대 및 직원 권리 분쟁이 늘어 Immediation의 수요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박성일: 이 내용도 흥미롭네요. 다음으로 넘어가죠. 앱 기반 항공 서비스로 알고 있는데요. 사실 팬데믹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이 바로 항공 산업과 관광 분야인데요. 연방 정부는 국내선 항공을 유지하기 위해서 엄청난 액수의 재정 지원금까지 쏟아붓고 있는데요. 앱기반 항공서비스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어떤 내용인가요? 

강지선: Airly는 모바일 앱을 통해 개인 제트기 예약을 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멤버십 신청을 한 후 원하는 노선으로 예약을 하거나 새로운 노선을 개설할 수도 있습니다. 멤버십 비용은 무료이고 멜버른에서 시드니, 시드니에서 골드코스트 운항 가격은 편도 1295 호주달러로 주요 고객층은 기업 대표들이라고 합니다. 비행기 이륙 20분 전에 체크인, 탑승권 소지, 보안 검색 절차 필요 없이 미니 터미널에 도착해 바로 탑승하거나 개인 라운지에서 대기할 수 있어 일반 항공편을 이용할 때보다 1시간가량 절약할 수 있습니다.

국경 폐쇄로 호주 국영항공사 Qantas가 3월에 국내선 운항의 약 60%를 중단하고 Virgin Air는 파산절차를 밟는 등 대형 항공사의 운항 빈도가 크게 줄어 개인제트기의 수요가 상승했습니다. 특히 대유행 선언 후 앱 사용량이 80% 증가했으며 이용자 수는 2배 증가했고요. 호주 국내 여행이 활발해지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비즈니스 여행객과 더불어 일반 가족단위의 여행객도 제트기 이용을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박성일 : 네, 그렇군요.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오늘날과 같은 디지털 세상에서는 정말  아이디어가 사업 성공의 많은 부분을 좌우하게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네요. 마지막으로 호주에서의 스타트업과 관련해서 청취자 여러분들에게 전할 내용이 있다면 정리해 주시죠. 

강지선: 호주 기업과 정부는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통해 생산성 및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 경험을 발달시키고자 투자를 증대하는 추세입니다. 언택트 시대에 새로운 기술(emerging technologies)을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하는 것은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테크놀로지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현지 소비자, 기업, 이해관계자들이 신뢰를 구축하고 비즈니스의 탄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고요.

현지 전문가들은 침체된 호주 경제를 일으킬 열쇠로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는 스타트업을 꼽습니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호주와 글로벌 시장에 발맞춰 현재 가장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배송부터 법률 서비스까지 현지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고객과 기업의 수요를 반영한 솔루션을 만드는 전략이 필요할 겁니다.

박성일: 네, 감사합니다. 오늘은 코트라 ‘멜버른 무역관’의 강지선 과장님과 함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호주의 스타트업’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강지선 과장님 오늘도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지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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