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브리핑: ‘페이아이디’ 신종 사기 기승… “어떻게 대처할까?”

Duffny

Melbourne resident Alexandra Duffin was almost the victim of a scam on Facebook Marketplace. Credit: SBS NEWS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와 검트리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페이아이디를 이용한 신종 사기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사기에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Key Points
  • 페이아이디 이용한 신종 사기 디지털 플랫폼에서 기승
  • 해리티지 은행 “돈을 돌려준다고 해도 절대로 먼저 돈을 보내서는 안돼”
박성일 PD (이하 진행자): 여러분께서는 지금 SBS 한국어 프로그램 경제브리핑과 함께 하고 계십니다. 최근 들어서 온라인 사기 범죄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2022년 호주에서는 1만 건 이상의 사기 사건이 신고됐고요, 피해액 만도 800만 달러에 달한다고 하네요. 오늘 경제브리핑에서는 이와 관련한 내용 알아봅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홍태경 PD: 안녕하세요

진행자: 저도 우체국을 가장한 사기 이메일을 여러 번 받은 적이 있는데요. 뿐만 아니라 이상한 번호로부터 사기 전화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사기꾼들의 행태가 더욱 정교해지고 있는 것 같은데, 최근에는 페이아이디(PayID)를 활용한 신종 사기 사건이 빈번하다고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나 검트리 등을 이용해 쉽게 물건을 사고 팔기 위해 이런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분들이 더욱 늘고 있는데요, 최근 이 같은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페이아이디를 이용한 신종 사기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페이아이디(PayID)가 뭔지 모르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어떤 겁니까?

홍 PD: 네, 호주 은행 간에 실시간 계좌 이체가 가능한 아이디라고 보시면 됩니다. 호주에서 은행 거래를 해온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같은 은행간에는 실시간으로 송금이 이뤄지지만 다른 은행 계좌에 송금을 할 때는 빠르면 몇 시간 길게는 몇 일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의 빠른 송금 서비스에 익숙한 분들은 호주의 이런 서비스가 느리고 불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페이 아이디를 이용하면 타은행끼리도 실시간으로 바로 송금이 가능하기 때문에 훨씬 빠르고 간편해진 셈이죠.

진행자: 청취자 여러분들 중에는 편리한 서비스라 반갑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홍 PD: 보통 휴대폰 번호, 이메일 주소, ABN 등을 사용해 페이 아이디를 만들고, 상대방에게 송금할 때 계좌번호 대신 페이아이디 휴대폰 번호나 이메일 주소를 보내게 됩니다.

호주 은행협회는 지난해 11월 호주에서 이미 1,270만 명 이상이 페이아이디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호주은행협회 최고경영자는 고객의 정보와 자금을 보호하는 것이 은행과 페이아이디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호주은행협회는 “오늘날 고객이 사기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단계 중 하나가 바로 페이아이디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결제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사업체가 휴대폰 번호나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간단할 뿐만 아니라 고객의 BSB와 계좌 번호도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등록은 무료이고 100개 이상의 은행, 건축 협회, 신용조합, 기타 조직이 이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고 호주은행협회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호주은행협회에서는 사기 사건으로부터 고객을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 페이아이디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아이러니하게 사기꾼들은 페이아이디를 갖고 사기 사건을 벌이고 있네요.

홍 PD: 그렇습니다. 최근 들어 페이아이디를 사용한 사기가 늘고 있다 보니 지난주 헤리티지 은행이 이 같은 사기 행위가 어떻게 벌어지는지 설명하는 경고 글을 고객들에게 보냈는데요. 이 내용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사기범들은 페이스북 마켓 플레이스나 검트리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제품을 팔려고 내놓은 사람들에게 접근을 하는데요. 이때 구매자 행세를 하면서 판매자에게 “페이아이디를 이용해서 돈을 지불해도 되는지?”를 물어봅니다.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이 좋다고 말하면, 사기범들은 거래를 위해 페이아이디 이메일을 알려 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런 다음 이들은 가짜 페이아이디 이메일을 판매자에게 보내는데요. 비업무용 계정이기 때문에 페이아이디 송금에 한도가 낮게 설정돼 있어 거래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서, 한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첫번째 송금 거래가 필요하다고 설득합니다. 즉 판매자가 먼저 돈을 보내주면 한도를 높인 후 다시 송금을 해주겠다고 약속을 하는데요, 결국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의심하지 않는 판매자들은 사기범에게 속아서 돈을 보내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사기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사람들이 정말 이런 방식에 속아 넘어갈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의외로 이런 식의 사기를 당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홍 PD: 그렇습니다. 이번주 SBS 뉴스에서 소개한 알렉산드라 더핀 씨 역시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온라인 인플루언서로 페이스북 활동을 많이 해온 더핀 씨는 페이스북 마켓 플레이스에 노트북을 팔기 위해서 판매 글을 올렸는데, 어느 날 “아직도 구입할 수 있나요?”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합니다.

더핀 씨는 “노트북 충전기를 잃어 버렸다”고 말했지만 상대방은 “괜찮아요. 픽업할 수 있는 주소가 어떻게 되죠?”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저도 페이스북 마켓 플레이스를 통해서 중고 물품을 판매해 본 적이 있는데요. 모든 거래에서 발생하는 지극히 평범한 대화인 것 같은데요?

홍 PD: 여기까지는 그렇습니다. 그런데 물건을 사겠다고 말한 사람은 갑자기 자신이 직접 물건을 받을 수 없다며 대신 가족이 물건을 받으러 가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더핀 씨에게 페이아이디를 통한 거래를 요청했고요. 더핀 씨는 SBS 뉴스에 “상대방이 페이아이디를 원했고 처음에는 의심스럽지 않았지만 점차 혼란스러워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더핀 씨는 “상대방이 가족 비즈니스 계좌로 결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결제 확인을 하려면 판매자의 이메일 주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면서 “여성이 나에게 이메일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스크린샷을 보내줬다. 합법적으로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더핀 씨는 구매 희망자에게 이메일 주소를 보냈고요, 상대방은 더핀 씨의 이름과 거래 구매 금액이 적힌 은행 명세서처럼 보이는 사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더핀 씨는 구매 희망자가 더핀 씨에게 자신이 요청한 것보다 더 많은 돈을 거래하겠다고 말하는 순간 상대방을 의심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진행자:앞서 헤리티지 은행이 말한 것처럼 돈을 송금하고 나서 다시 환불을 해 주는 그런 이상한 거래에 낌새를 알아차린 것이군요?

홍PD: 그렇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품을 사겠다고 한 사람은 가족 비즈니스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구글 지메일(gmail)을 이용하고 있었는데요. 더핀 씨는 이런 점도 의심스러웠다고 말합니다.

페이스북 마켓 플레이스에서 발생한 또 다른 사기 피해 사례도 있는데요. 유사한 사기 피해를 경험한 글로버 씨 역시 페이스북 마켓 플레이스를 통해 사기범을 만났고, 이 사람은 동생이 물건을 받으러 갈 것이라며 페이아이디를 통해서 물건 값을 지불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글로버 씨는 구매 희망자가 물건도 보기 전에 돈을 지불하겠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하는데요. 페이아이디를 통해 즉시 돈을 보냈다며 이메일을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글로버 씨는 이메일을 열어봤는데요. 이 메일은 스팸 폴더에 들어가 있었고 내용 역시 굉장히 조잡했다고 합니다. 이메일에는 송금한 250달러가 페이아이디에 의해 차단됐다며 물건 값의 두배인 500달러를 송금하면 다시 250달러를 돌려주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사회자:신속히 송금이 되는 장점을 노리고 오히려 이런 특징을 사기에 악용하는 사례 같네요. 그렇다면 이런 사기에 속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홍PD: 네,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 대변인은 SBS 뉴스에 “디지털 마켓 플레이스에서 거래를 하며 사기범을 통해 피해를 봤다는 보고가 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사기범들은 흔히 기프트 카드, 은행 계좌, 해외 자금 이체, 암호 화폐 등의 결제 수단을 요구해 자금 회수를 어렵게 한다면서, 온라인 거래를 할 때는 페이팔이나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귀띔합니다. ACCC는 또한 동일한 품목이 다른 웹사이트에 비해서 매우 낮은 가격일 경우 먼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해리티지 은행은 “돈을 돌려준다고 해도 절대로 먼저 돈을 보내서는 안된다”면서 페이 아이디에 대한 송금 한도액은 금융 기관이 설정하는 것이지 페이 아이디 네트워크를 통해서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페이 아이디 송금액 한도를 변경하는 것은 반드시 금융 기관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미 사기 피해를 입은 사람이라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지도 알려주시죠.

홍PD: ACCC는 만약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가능한 한 빨리 은행이나 금융 기관에 연락할 것을 권고합니다. 사기 거래가 발생한 플랫폼에도 연락을 취하고 사기를 둘러싼 정황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는데요. ACCC 대변인은 “친구와 가족들에게 연락을 하는 것이 좋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사기로부터 그들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온라인 사기 수법으로 최근 늘어나고 있는 페이아이디 사기 행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