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들은 이민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어떻게 묻느냐에 달려있다

이민과 관련된 설문 조사의 결과가 다르게 나오고 있다.

지난 12개월 동안 호주 정계와 언론계에서는 ‘이민 정책’이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토니 애봇 전 연방 총리는 19만 명에 이르는 연간 호주 영주권 취득자 수를 11만 명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지난 10월에는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가 NSW 주의 순이민 수준을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1월에는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가 영주권 발급자 수를 감축하기 위해 주정부들과 상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며 논쟁에 불을 지폈다.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는 “대도시에 살고 있는 호주인들이 인구 문제를 걱정한다”라며 “이들은 말합니다. 충분하고 충분하고 충분하다고. 도로가 막히고 버스와 기차가 꽉 차고, 학교들은 더 이상 학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발언했다.
하지만 각기 다른 여론 조사에 따라 이민과 관련된 호주인들의 생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70%가 넘는 호주인들이 이민 감축을 원한다’는 여론 조사 결과를 가지고 “유권자들이 이민자 수 감축을 지지한다”와 같은 자극적인 제목을 쓴 기사들도 나왔다.

최근 실시된 설문 조사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면, 질문 내용과 질문의 문맥, 조사 방법에 따라 조사 결과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지난 10월에 실시된 페어팩스-입소스 여론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5%가 이민자 수 감축을 선호한 반면, 다수인 52%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증가해야 한다는 입장에 동의 했다. 7월에서 8월 사이에 실시된 스캔론 재단의 여론 조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스캔론 재단은 1500명의 표본 조사를 실시하며 인터뷰 진행자가 조사를 관리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2,260명의 샘플(호주에서의 생활 패널: Life in Australia panel)을 이용하며 90%에 이르는 설문이 온라인을 통해 작성된다.

스캔론 재단은 설문 조사 시 이민과 관련된 77개의 광범위한 질문을 포함한 동일한 질문지를 사용하며 여론의 균형 잡힌 이해를 가능토록 한다. 이 같은 조사는 이민과 관련된 소수의 질문만을 포함하는 언론사가 의뢰하는 조사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캔론 재단의 설문 조사 결과 인터뷰 진행자가 직접 실시한 조사에서는 43%의 응답자가 “호주 이민자 유입 수가 너무 많다”라고 응답했고, 온라인 패널(호주에서의 생활 패널: Life in Australia panel)에서는 44%의 응답자가 “호주 이민자 유입 수가 너무 많다”라고 답했다.
이민 수준에 대한 견해를 묻는 것 외에도, 호주인들이 이민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규명해 내는 것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스캔론 재단은 2013년 설문조사부터 “오늘날 호주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가?”라는 개방형 질문을 묻고 있다.

2018년 조사에서 ‘이민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답한 응답자는 7%에 불과했으며, 2015년 설문 조사 이후 이같은 대답에 대한 증가율은 4%에 머물렀다.

가장 부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이슈로는 연방 총리가 언급한 ‘과밀 도시에서의 이민의 영향’'과 관련이 있었다. 여기에 더해 많은 응답자들은 ‘정부가 인구 증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든다면 응답자의 54%는 "호주 도시의 과밀 현상에 있어서 이민의 영향”, 49%는 “주택 가격에 대한 이민의 영향”, 48%는 “인구 증가에 대한 정부의 부적절한 관리”를 우려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동시에, 대다수의 호주인들은 “이민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문화를 들여옴으로써 호주 사회를 개선한다"라는 제안에 동의했으며, 80%는 "일반적으로 이민자들이 호주 경제에 도움이 된다"라는 제안에도 동의했다.

뿐만 아니라 응답자의 85%는 “다문화가 호주에 도움이 된다”라고 보고 있었으며 이는 2013년 이후 스캔론 재단의 조사 결과와도 맥을 함께 하고 있다.

또한 응답자의 81%는 인종이나 민족성에 기반해 차별을 하는 이민 정책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78%는 종교에 기반한 차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학 수준의 교육을 받은 젊은 층의 견해를 놓고보면 이들은 ‘주택 가격(52%)’과 ‘이민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44%)’에 비교적 높은 수준의 우려를 표명했다.

반면 ‘이민자들로 인해 범죄율이 높아졌다”와 “이민자의 유입수가 너무 많다”는 의견에는 각각 7%만이 동의했으며, “이민자가 경제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라는 질문에는 1%만이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에 대한 정치적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민에 대한 호주인들의 근본적인 태도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증거도 있다.

이와 관련된 자료는 스캔론 재단의 설문 조사 내용, ANU 여론 조사, 로위 연구소 여론 조사(Lowy Institute Poll), 에션샬 보고서(Essential Report)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이민 수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호주가 이민 국가라는 사실과 이민이 국가에 이익을 준다는 점, 그리고 앞으로도 이민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견해는 지속적으로 호주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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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5 December 2018 12:32pm
Updated 8 January 2019 11:08am
By Andrew Markus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Source: The Convers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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