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브리핑] “호주인들은 무엇을 가장 고민하고 있을까?”

Australia is a country build on Immigration

Australia is a country build on Immigration Source: Shutterstock

다양한 이슈에 대한 호주인들의 의견을 조사한 ‘The Australia Talks’의 설문 조사 결과를 살펴봅니다. 오늘날 호주인들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문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박성일 PD (이하 사회자): 매주 목요일 여러분과 함께 하는 주간 경제 브리핑 시간입니다. 계속해서 강혜리 리포터와 함께 호주 생활 경제 쉽고 재미있게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강혜리 리포터, 안녕하세요?

강혜리 리포터(이하 리포터):  안녕하세요, SBS 애청자 여러분, 매주 여러분의 생활에 밀접한 경제 뉴스를 가져오는 강혜리입니다.

사회자: 오늘은 어떤 소식 가지고 오셨나요?

리포터: 오늘은 장안의 화제였죠. 온라인을 통해 전국적으로 실시됐던 ‘The Australia Talks’라는 설문 조사의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경제적으로도 흥미로운 부분이 많아서 애청자 여러분들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사회자: The Australia Talks라면…. 한국식으로는 호주가 말한다! 정도 될까요? 5만 4000명이 이라는 많은 응답자가 참여해서 화제가 됐었는데요. 설문 조사에 대해 더 설명해 주시죠.

리포터: ABC 방송국이 데이터 과학자들, 사회 과학자들과 함께 만든 이 설문은요, 멜번 대학교가 학술 파트너로 참여했다고 하네요. 또 실제 젊은이들과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을 초대하여 직접 이야기를 듣고 문항 작성에 반영했다고 합니다. 문항수는 무려 500개에 달하고요. 호주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느낌에 대한 내용입니다.

사회자: 문항을 보면 “이웃의 이름을 아시나요?”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면 기분이 침체되나요?” “밤에 혼자 걷는 것이 불안하신가요?” “얼마나 자주 외롭다고 느끼시나요?” 이렇게 개인적인 영역의 질문들도 있고요. 또 “정치적 올바름이 도를 넘어섰다고 생각하시나요?” “체벌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같이 조금 민감한 사회 이슈도 있네요.

리포터: 네. 아주 다양하고 포괄적인 질문들이었는데요. 결과를 볼까요? 먼저 호주인들이 밤잠을 못 이룰 정도로 걱정하는 문제 1위는 바로 기후 변화 문제였습니다. 72%가 응답했고요. 60%가 즉각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회자: 2위는 은퇴를 위한 충분한 저축 문제였고요. 62%가 이렇게 응답했는데요. 특히 50 후반에서 60대 초반 응답자의 절반이 자신 없다는 답을 했다고 하네요.

리포터: 3위는 응답자 56%가 꼽은 자신과 가족의 건강 문제, 4위는 46%가 꼽은 내 집 마련 문제, 5위는 40%가 꼽은 생활비 문제, 그리고 6위는 38%가 꼽은 직업 안정성 문제였습니다.

사회자: 그런데 1위 환경 문제를 제외하면 대부분 돈 문제네요.

리포터: 네, 3위 건강 문제도 사실은 돈과 많은 관련이 있잖아요.

사회자: 그렇죠. 지난번에 사보험 갭 피(Gap Fee)에 대해 다룬 시간에도 이 이야길 나눴는데요. 치료비 때문에 큰 빚을 지거나, 치료 과정 중 일을 그만둬야 했던 사람들도 있었죠.
리포터: 그렇습니다. ABC는 이 결과를 여러 가지로 분석한 자료들을 내놨는데요. 먼저 6위를 차지한 직업 안정성 문제를 살펴보면, 이민자들과도 큰 연관이 있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사회자: 지난 시간 경제 브리핑에서 이민자들, 특히 비영어권에서 온 이민자들이 비슷한 경력의 호주 태생 노동자들보다 적은 연봉을 받고 있고,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는 사람도 더 많다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비슷한 맥락인가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ABC는 이민자들과 피난민들에게 영어 수업을 제공하는 한 사회단체를 인터뷰했는데요. 운영자들은 호주에서 일한 경력만을 인정하는 고용주들이 많아 이민자들의 취업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사회자: “또 1년 안에 실업할 수 있다고 생각 하는가?” 라는 질문에 호주 태생 응답자와 이민 기간 10년 이하인 사람들이 10% 정도의 차이를 보였네요.

리포터: 네. 호주 태생 응답자는 27%만이 그렇다고 대답한데 비해, 이민 기간이 10년 이하인 사람들의 같은 응답은 37%로 10%나 높았어요. ABC에서는 이런 직업 안정성 문제에 대해 우버 이츠 등 긱 경제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사회자: 이것도 저희가 지난번에 다뤘던 문제네요. 긱 경제의 일자리들이 취업이 쉽고, 일하는 시간대와 양에서 융통성이 있는 반면, 실제 버는 금액이 적고, 비슷한 일을 하는 고용 직원에 비해 연금 등 혜택이 굉장히 적었다는 내용이었죠?

리포터: 네. ABC에서도 장애가 있거나, 비자가 불안정한 사람들이 긱 경제에 편입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또한 30대 이하의 젊은 세대 37%가 직업 안정성에 대해 우려했는데요.

사회자: 정규직이 점점 적어지는 한 편, 사회 초년생이 할 수 있는 수준의 일들이 컴퓨터에 의해서 대체되는 흐름과도 관계가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러니 긱 경제로 편입될 확률도 높고요.

리포터: 조사에서는 응답자 71%가 기술이 직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아무래도 기술이 미치는 영향에 우리 사회가 준비가 덜 된 것 같습니다.

사회자: 은퇴 자금, 생활비, 내 집 마련 문제가 직업 안정성 문제보다 더 큰 우려를 사긴 했지만요. 이 모든 문제의 시작은 직업 안정성일 것 같습니다.

리포터: 네. ABC에서 취재한 사례를 보시면요. 빅토리아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원래 풀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딸이 아프게 되면서 병구완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게 됐어요. 그래서 센터링크 보조금으로 생활을 하다가 결국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릅니다. 처음엔 친구 집을 전전하다가 결국엔 오래 같이 생활한 애완견과 차에서 자는 생활을 하게 돼요. 60대에 실질적 노숙 생활을 하게 된 거죠. 

사회자: 이것도 저희가 올해 보도한 빈곤 문제와 겹치네요. 특히 이렇게 돌봄 노동으로 충분한 은퇴 자금이나 슈퍼를 마련하지 못한 60대의 싱글 여성이 빈곤층으로 전락할 확률이 높다는 보도를 했었죠.
리포터: 그렇습니다. 다행히 이 분은 정부가 제공하는 주거 시설에 들어가게 됐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주거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61%의 응답자가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보다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고, 그중 한 이유가 바로 이런 주거 문제였는데요.

사회자: 또 22%의 응답자가 주거비에 수입에 맞지 않는 지출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고요. 29%는 집세 상승 등으로 현재 사는 곳에서 이사를 해야 할지 모른다고 대답했네요. 아무래도 중심가의 집값이 점점 오르니까요.

리포터: 네, 그래서 도심 주변 지역에도 주거용 고층 빌딩이 들어서고 있는데요. 이런 개발에 동반돼야 할 인프라, 길이나 대중교통의 건설이 지연되는 것 역시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퍼스, 브리즈번, 시드니 등이 이런 문제를 겪고 있다고 하네요.

사회자: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또 아예 시골로 이사하면 좀 나을까 하는 생각도 하잖아요? 그런데 지방 지역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지방에 거주하는 응답자들은 도시 거주자들보다 생활이 힘들다고 대답했는데요. 39%의 지방 거주자들은 생활비 조달이 힘들며, 14%가 개인 대출이 있고, 41%가 빚을 갚기가 힘에 부치다고 말했습니다. 도시 거주자들 보다 최대 10% 많은 대답이었는데요.

사회자: 아무래도 지방 경제가 좋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지방의 많은 소상공업자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취업률 또한 좋지 않았죠.

리포터: 그렇습니다. 한편, 호주인의 76%가 빈부격차가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 열심히 일하면 빈곤을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는데요.

사회자:  노동당 지지자 57%와 녹색당 지지자 69%가 빈곤은 사회 문제라고 생각한 한편, 자유당 지지자의 72%가 개인의 노력으로 빈곤을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네요. 정말 큰 차이인 것 같습니다.

리포터: 한편, 정치적 색깔에 관련 없이 호주인들은 미래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었습니다. 호주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 응답자들은 52%였고요. 개인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 사람은 무려 78%나 됐습니다.

사회자: 세계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부정적인 답변이 70%였는데, 호주는 예외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재미있는데요. 호주인들은 스스로가 속한 국가에 대한 자신감이 크다고 생각할 수 있겠죠?

리포터: 맞습니다. 자신감이 있으면 어려움도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거니까요. 이 조사는 저희가 오늘 다룬 경제적인 주제들 말고도, 원주민 문제, 사회 안전 문제, 정치 문제 등 여러 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고요. 조사를 마치면 자신의 생각이 응답자들 전체에 비교해서 어디쯤 위치하는지도 알려 줍니다. 이 조사 결과는 국가 정책이나 ABC 편성 등에 활용될 것이라고 하네요.

사회자: 오늘은 다양한 이슈에 대한 호주인들의 의견과 느낌을 조사한 전국 조사, Australia Talks의 결과 중, 경제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호주인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네요. 강혜리 리포터, 수고 많으셨습니다.

리포터: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상단의 팟캐스트를 클릭하시면 방송을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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