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브리핑: 남녀 임금 격차…”12만 달러 이상 연봉자, 남성이 여성의 2배”

Gender pay gap

On average, Australian women earned $25,800 less than men in the last financial year, and men are twice as likely to be highly paid than women. Source: AAP

12만 달러 이상 연봉자를 놓고 보면 남성이 여성의 2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호주 직장의 성별간 임금 격차를 살펴봅니다.


박성일 PD (이하 진행자): 매년 발표되는 호주의 직장 내 성별간 평등 지수에 대한 올해 보고서가 최근 발표됐습니다. 오늘 경제브리핑 시간에는 이 보고서와 관련한 내용 알아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연결돼 있습니다. 성별간 임금 격차는 지난 2020/21 회계연도에는 다소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는데요, 보고서 내용은 어떻습니까?

홍태경 PD: 직장 내 성평등기구(WGEA)가 올해 발표한 연례보고서는 지난해 직장내 성평등 지수에서 몇 가지 작은 개선사항이 적용되긴 했지만 성별간 임금 격차가 상당히 줄어들지는 못했고, 또 의사결정 구조에서도 여전히 남성 지배적인 특징을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WGEA의 메리 울드리지 국장은 작은 개선 사항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용주의 약 85%는 남성 근로자에게 유리한 임금 수준을 제공했고 모든 산업과 직업군에 걸쳐 남녀간 임금 격차가 존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울드리지 국장은 “임원급의 직종에서는 호주 여성들은 과소평가되고 있으며 의사결정 직위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개선된 부분도 있긴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수준이라는 전반적인 평가군요.

PD: 네.이 보고서는 2020-21 센서스 인구조사를 바탕으로 100개 이상 기업의 성평등 지수를 조사하는 통찰력 보고서로써 올해로 8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울드리지 국장은 이번 성평등 보고서는 고용주들이 유연근무제, 가정폭력 유급 휴가, 육아휴직과 같은 분야에 걸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을 보여주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직장 내에서 여성의 목소리의 부재를 지적한 것입니다.

그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패턴을 분명히 보여준다. 전체 임원급 이사회 중 22%는 여전히 여성이 한 명도 없으며, 전체 이사회 중 약 5분의 1은 남성이 60%가 넘었다. 남성 중심의 이사회 중 12%만이 여성 임원진 수를 높이기 위한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그 목표는 평균적으로 35%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임원급 이사회에서 여성의 비율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여성 CEO 비율도 적다는 것이겠죠.

PD: 여성 CEO는 5명 중 1명도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매니저급 경영진으로 여성이 승진하는 비율이 47%로 증가하면서 지난 8년에 걸쳐 35.9%에서 처음으로 전체 경영진의 10명 중 4명 이상이 여성이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울드버리 국장은 "여성들이 조직을 이끌기 위한 다음 단계를 밟을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위치에서 일할 수 있는 명확한 경로가 필요하다. 뱅크웨스트 커틴 이코노믹 센터(Bankwest Curtin Economic Centre: BCEC)와 함께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현재의 개선 속도라면 앞으로CEO 급 직위에서의 성평등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80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이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의사결정 직위에 더 많은 수의 여성이 있을 경우 단지 성평등 문제뿐만 아니라 더 나은 기업 성과와 더 높은 생산성, 더 큰 수익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고위직 여성의 수가 적다는 것은 산업계 전반에 걸쳐 여성과 남성의 평균 소득에도 차이가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겠군요.

PD: 그렇습니다. 이번 WGEA 분석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남성들이 12만 달러 이상의 고액 연봉을 받을 가능성이 두 배나 높은 반면, 하위 소득자 수준에서는 그 반대로 실질적으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호주의 총 보수체계 상에서 남녀 성별 소득차는 2019~20년 이후 0.5% 감소하면서 22.8%로 소폭 좁혀지고는 있지만 이는 실제 가구 소득으로 가져가는 실질적인 금액으로 보면 2만5792달러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별 임금 격차의 정도를 쉽게 설명하면 일반적으로 남성 한 명이 10달러를 벌 때마다 여성은 7.72달러를 번다는 얘기인데요, 이 패턴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호주 직장 내 양성평등에 이르기까지는 여전히 25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이러한 성별간 격차는 각 산업 분야 별로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 소위 말하는 남성 지배적인 산업군에서는 남녀평등지수가 굉장히 낮은 실정이니까요.

PD:  그렇습니다. 기업군 별 실질적인 상황은 각각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42%의 기업들이 2020-21년 회계연도 동안 남녀 간의 급여 격차 규모를 줄이는 방향으로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룬 반면에 37%는 격차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큰 3개 업종은 건설업(30.6%), 금융·보험서비스업(29.5%),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24.7%)입니다. 금융업계는 가장 임금 격차가 높은 순위에 들어있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난 8년 동안 남녀 임금 격차가 9.2퍼센트 포인트 줄어들면서 가장 강력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업계는 남녀간 급여 격차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는 조직 중 가장 높은 비율(76%)을 차지하고 있기도 한데요, 울드리지 국장은 "임금 감사를 실시하는 고용주 중 절반가량은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많은 사람들은 확인된 임금 격차가 설명이 가능한 부분이거나 타당하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임금 격차가 이해 가능하다고 해서 그것이 옳다는 뜻은 아니다. 이에 대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고 취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여성의 경우에는 직장 생활의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데 있어서 또 하나의 이슈가 바로 출산 및 육아 문제 아니겠습니까?

PD: 그렇습니다. 마리아 할라즈 씨는 글로벌 뷰티 건강 회사 아나제닉스 리미티드(Anagenics Limited)의 CEO인데요, 해당 업계의 여성근로자는 50%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CEO급 임원이 20%를 밑도는 상황에서 장벽을 뚫고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인물입니다. 할라즈 대표는 SBS 뉴스에서 여성들과 경력 개발을 둘러싼 큰 이슈 중 하나가 육아였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녀는 "생명공학 분야에서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많은 여성들이 존재하지만, 확실히 남성의 수가 훨씬 더 많다. 여학생들도 과학을 사랑하고 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점차적으로 STEM 분야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지만 중급 또는 고위 관리직으로 올라설 때쯤이면, 여성보다 남성들이 훨씬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경력을 쌓으면 당연히 가족의 책임이 뒤따르는 나이가 되고 특히 중요한 문제는 육아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할라즈 대표는 "여성들은 훨씬 더 오랜 시간 아이들과 함께 집에 있는 경향이 있고 그들은 커리큘럼과 경력 개발 면에서 뒤쳐지게 된다."고 지적하면서 멘토로 일하며 여성들을 과학 분야의 최고 수준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일들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할라즈 대표는 "제 직원들 안에서, 저는 그들이 커리어에 진출할 수 있도록 조언하고 격려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멘토링으로는 많이 부족할 수 있다. 제가 원하는 것은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저는 그것을 후원이라고 부르고 싶다. 실제로 일자리와 일선 현장에 사람들을 추천하고, 여성을 위한 일자리 기회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특히 과학 분야의 여성들은 그들의 기술과 전문지식을 이용할 수 있는 선배들의 연락망과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이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의료 및 사회 지원 분야와 같이 여성이 대부분의 직원을 구성하는 분야를 포함하여, 19개 산업에 걸쳐 임금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연방정부는 특히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산업의 여성 진출을 돕기 위해 2백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120명의 다양한 경력을 가진 여성들이 그 분야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실제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전문 과학 기술직 부문은 성별 임금 격차가 거의 25%로 가장 높은 탑 3 분야 중 하나라고 언급하셨는데요, 여성 근로자가 많은 분야에서도 임원급의 비율에서는 여성의 수가 적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상황이네요. 또 한가지, 팬데믹을 거치면서 여성들의 사회 진출에도 또 다른 어려움이 있지 않았을까하는 우려가 되는데요, 어떤가요?

PD: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여성들의 가장 큰 장벽 중 하나가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의 균형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경제학자 니키 하틀리 씨는 팬데믹 기간 일터 형태의 변화가 이러한 압박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팬데믹 기간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에, 더 많은 여성들이 일할 기회를 얻고, 가정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다는 것을 인식한 더 많은 남성들이 집에 머무르는 등 균형을 약간 바꾸어 놓았다. 이러한 추세가 영구적이기를 바라지만 아직 앞으로 몇 년 동안 더 많은 자료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성별 임금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조직의 약 80%(78.6%)가 유연 근무 제도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만약 이러한 정책들이 팬데믹 이후에도 유지될 수 있다면, 그것이 직장내 성 평등 격차를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경제전문가들은 기대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최근 발표된 연례보고서를 바탕으로 호주 직장 내 성평등 실태에 대해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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