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IN] 과학일까 예술일까… 4월의 탄생석 ‘다이아몬드’의 변천사

All About Lab Grown Diamonds vs. Real Ones

All About Lab Grown Diamonds vs. Real Ones Source: AAP

희귀 천연 광물 다이아몬드가 실험실에서 합성 보석 Lab-grown Diamond로 완벽 변신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고인의 유골로 만드는 ‘메모리얼 다이아몬드’의 수요가 늘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 과자를 먹던 한 남성이 과자 속에 들어가 있던 다이아몬드를 씹고 치아가 부러지는 황당한 경험을 했습니다. 영국 일간 더 선의 지난 3월 27일 자 보도 내용입니다. 천연 광물 중 굳기가 가장 단단하다고 알려져 있는 다이아몬드 원석은 90퍼센트 이상이 공업용으로 쓰입니다. 천연 원석에서 보석이 되기까지 과학이 빚어낸 예술품 ‘다이아몬드’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펼쳐봅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 호주 아가일, 핑크 다이아몬드의 전 세계 생산 90퍼센트
  • 코로나 19에 인공 합성 실헐실 다이아몬드 수요 증가
  • 고인의 유골로 만드는 ‘메모리얼 다이아몬드’ 한국에도

진행자: ‘과자를 먹다 다이아몬드를 깨물어 이가 부러졌다’ 어떻게 벌어진 사고인지 먼저 정황부터 들어보죠.

유화정 PD: 네. 영국 북아일랜드에 사는 두 아이의 아빠 빌리 라이트(34)씨는 그날도 평소 가장 좋아하는 과자를 먹고 있었습니다. 달콤한 커스터드 크림이 발린 바삭바삭한 비스킷을 입 안에 넣으며 행복감을 느낀 지 1분쯤 지났을까.. 뭔가 단단한 이물질을 씹고 고통에 ‘악’하고 비명을 지르고 말았는데요. 물체를 깨문 순간 이는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입 안에서 이 물체를 꺼내 정체를 확인한 라이트 씨는 또 한 번 화들짝 놀랐습니다. 그가 깨문 건 바로 다이아몬드였고, 당황한 나머지 그만 자신의 부러진 치아 부분을 삼키기까지 했습니다.

진행자: 횡재일까요 악재일까요? 과자를 먹다 다이아몬드를 깨문 이번 사고는 우연히 발생한 같은데 실제로 이런 사고가 생각보다 많이 발생한다고요?

유화정 PD: 이전 외국 기사에도 프러포즈 목걸이를 머핀 속에 넣어서 청혼하다가 여성이 그걸 그대로 삼켜서 수술을 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외국 프러포즈 성공 사이트에는 머핀이나 달콤한 케이크, 포춘 쿠키(Fortune Cookie), 피자 등을 이용한 음식물 프러포즈를 추천하고 있기도 한데요.

영화나 텔레비전에서처럼 반지나 목걸이를 음식 속에 넣어 깜짝 서프라이즈 하고 싶다거나 혹은 직접 전해주기 쑥스러워서 그렇게 하시는 분들, “설마 이 큰 걸 삼키겠어?” 하고 음식에 넣겠지만 굉장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받는 여성들도 그런 서프라이즈는 솔직히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진행자: 영화 ‘Diamonds are Forever (1971)’ 명배우 코너리의 마지막 제임스 본드 영화로 1970년대 한국에 본격적으로 007 영화 붐을 일으킨 흥행작인데요. 한국에서는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개봉이 됐었죠. 다이아몬드의 어원이 이와 비슷한 뜻을 가졌다고요?

유화정 PD: 다이아몬드는 ‘정복할 수 없는’ ‘영원불변한' 등의 뜻을 가진 그리스어 '아다마스(Adamas)'에서 유래됐습니다. 다이아몬드는 그 어원처럼 그 어떤 불 어떤 도구로도 깰 수가 없었기 때문에 르네상스 시대까지 다이아몬드는 불멸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또한 천연석 중 빛의 굴절률이 가장 높아 눈부신 광채로 인해 옛날부터 ‘하늘에서 지구로 떨어진 별 조각’  ‘신이 흘린 눈물방울’이라 부를 만큼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아왔습니다. 처음 다이아몬드가 발견된 곳은 기원 전 8세기 무렵 인도로18세기까지 인도는 전세계 다이아몬드의 유일한 공급국이었습니다.  

진행자: 과거의 명화를 보면 심심치 않게 왕들이 왕관 외에도 귀걸이와 반지, 목걸이 등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을 있는데 고대 시대에 다이아몬드는 특히 왕이 독점하는 보석이었다고요?

유화정 PD: 다이아몬드 1캐럿을 얻기 위해서는 250톤의 자갈과 바위를 캐야 할 만큼 그 채취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과학 탐구에 따르면 다이아몬드는 하나의 탄소 원자가 다른 4개의 탄소 원자들과 수평 수직으로 치밀하게 결합한 구조로, 지표 200km 정도의 지하에서 만들어지는데 이곳의 고온고압(1300~1800℃, 6만 5000 기압) 환경이 탄소 원자를 다이아몬드로 바뀌게 합니다.

희귀한 데다 특유의 광택으로 인해 고대부터 귀한 보석으로 여겨진 다이아몬드는 다루기 또한 굉장히 어렵고 세공법도 여간 까다롭지 않아 그 시대에는 자연 ‘왕의 보석’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추정하는데요. 지금도 다이아몬드를 제대로 세공할 수 있는 기술자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고 합니다.  

Potimore Tiara
Potimore Tiara Source: Getty Images


진행자: 그런 희귀 다이아몬드가 오늘날에는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보석이 됐는데, 여성들이 다이아몬드를 갖게 언제부터였을까요?

유화정 PD: 여성이 처음 착용하게 된 것은 15세기 초, 프랑스의 왕 샤를레아가 자신의 정부에게 핑크 다이아몬드를 준 것을 계기로 여성들도 다이아몬드를 지닐 수 있게 됐다고 전해집니다.

다이아몬드가 결혼반지로 쓰이게 된 것은 1477년 오스트리아의 ‘막시밀리언 대공’이 프랑스 버건디 왕국의 공주에게 다이아몬드 반지를 주며 청혼한 것이 첫 사례로, 이후 다이아몬드는 사랑의 언약인 약혼, 결혼반지의 대표 보석으로 각광받으며 신부들의 영원한 로망이 됐습니다.

진행자: 탄생석(Birthstone)이라는 있죠. 태어난 달의 별자리에 속하는 보석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행운이 따른 다고 하는.. 다이아몬드가 4월의 탄생석이면서 ‘여성의 수호석’으로 알려졌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요?

유화정 PD: 오늘날 다이아몬드가 ‘여성의 수호석’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오랜 전설에서 비롯합니다. 사막에서 갈증에 허덕이던 어머니가 다이아몬드를 넣은 꿀을 마시자 다시 젖이 나오기 시작해 죽어가는 아이를 살릴 수 있었다는 아름다운 전설입니다.단순한 전설 이야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좁쌀만큼 작은 다이아몬드라도 원석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치료 효과는 물론 아름다운 피부와 싱싱한 젊음도 유지 등 인체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검증되기도 했습니다.

순결, 영원, 용기를 상징하는 다이아몬드는4월의 탄생석입니다. 탄생석은 질병과 재난을 피하고 행운이 온다는 점성술의 신앙이 모체가 돼 오랫동안 초자연적인 힘이 있다고 여겨져 왔는데요. 지금의 탄생석은 상업적 목적에서 1912년 미국과 1937년 영국의 보석상 조합이 선정한 기준을 따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평가할 커팅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던데,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로 절단한다’얘기는 사실인가요?

유화정 PD: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로 자른다는 것’은 정확하게 말하면 다이아몬드 가루를 묻힌 톱날을 이용해 절단하는 겁니다. 이 과정은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하루를 넘는 아주 고되고 어려운 작업으로, 이렇게 절단된 다이아몬드의 모서리는 다시 회전판에서 57면에서 최고 201면까지 극 세분화된 연마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컷팅은 다이아몬드의 빛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기본적인 라운드 컷부터 물방울 다이아몬드라 불리는 페어 컷, 하트 모양의 하트 컷 등 다양한 컷팅이 있습니다.

Diamonds Select
Diamonds Select Source: Getty Images


진행자: 다이아몬드를 평가하는 이른바 4C불리는 기준에는 방금 얘기한 컷(Cut), 캐럿(Carat), 투명도(Clarity), 그리고 색상(Color)포함되죠. 많은 사람들은 다이아몬드가 무색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무지개의 모든 색을 가지고 있다면서요?

유화정 PD: 다이아몬드는 크게 두가지의 색상 분류로 나뉘어집니다. 거의 무색에서 엷은 황색, 엷은 갈색, 엷은 회색의 일반적인 색의 범위와 또 하나는 짙은 갈색, 오렌지, 청색, 녹색, 핑크, 적색 등 이른바 팬시 칼라로 크게 구분됩니다. 청색, 핑크, 적색, 녹색의 다이아몬드처럼 특별한 희소가치를 지닌 천연 팬시 칼라 다이몬드 외에는 대체로 무색에 가까운 다이아몬드의 가치가 높은 게 일반적입니다.

투명도(Clarity) 면에서는 다이아몬드는 내포물 없이 선명하게 빛날수록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되지만 지구 위의 다이아몬드는 내포물 때문에 똑같은 게 없다고 합니다. 내포물은 천연 다이아몬드의 지문인 셈이죠.

진행자: 호주도 다이아몬드의 세계적인 생산지로 아주 유명하죠? 호주 아가일 광산이 1983채굴을 시작한 뒤로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이 두배로 성장할 만큼 세계에서 가장 단일 다이아몬드 공급원으로 알려졌는데요.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특히 다이아몬드 중에서도 가장 희소성이 크다는 핑크 다이아몬드의 전세계 생산량의 90퍼센트를 서부 호주 킴벌리 지역 아가일 광산이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다이아몬드 공급원이 됐던 아가일 광산은 지난해 말 호주 광산업체 리오틴토가 아가일 광산에서의 채굴 활동을 37년 만에 종료하면서 이제는 전설로 남게 됐습니다.

리오틴토에 따르면 아가일 광산은 많은 채굴로 광산이 깊어짐에 따라 비용이 상승했고, 채굴 비용 상승과 반대로 다이아몬드 가격은 상승폭이 적어 사업상 이익을 내지 못했습니다. 당시 채굴 관련 백만달러 이상의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한편, 한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결혼식과 신혼여행이 간소화되거나 연기되면서 다이아몬드 고가 귀중품 시장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하던데요. 특히 Lab-grown 다이아몬드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데, Lab-grown Diamond어떤 건가요?

유화정 PD: 단어 풀이 그대로, ‘실험실에서 자란’ 인공 합성 다이아몬드입니다.  Man-made다이아몬드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Lab-grown Diamond를 간혹 모조 다이아 큐빅(Cubic) 혼돈하기 쉽지만, 큐빅은 지르코니아라는 재료에 크롬이나 니켈을 합성해 만든 것이고, Lab-grown은 다이아몬드 성분인 탄소를 이용해 인공적으로 빠르게 성장시킨 것으로 엄밀히 다릅니다.  

Lab-grown은 천연 다이아몬드와 화학적 성분과 구조가 동일하고 겉보기나 경도, 굴절률 등 물리적 성질까지 똑같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Lab-grown 다이아몬드의 품질이 더 훌륭하다고 알려졌는데요. 가격은 천연에 비해 훨씬 합리적이어서 국제시장에서는 이미 많은 수요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실험실 다이아몬드 Lab-grown은 거대한 기계로 광산을 파지 않고 아프리카 사람들의 노동력을 착취하지도 않기 때문에 ‘친환경(eco) 다이아몬드’라 칭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2000년대 초반 스위스의 장례서비스업체가 고인의 유골에서 탄소를 추출해 다이아몬드를 만든다고 해서 획기적인 뉴스가 있었죠? 당시 업체가 자체 개발한 기술로 만들어지는 합성 다이아몬드는 실제 다이아몬드와 물리적, 화학적 성질이 100% 동일한 진짜 다이아몬드라고 소개가 됐었고요..

유화정 PD: 네. 이른바 ‘메모리얼 다이아몬드’로 알려진 ‘알고르단자’ 메모리얼 서비스입니다. ‘알고르단자(Algordanza)’는 스위스 고유어로 ‘추억’을 의미합니다. 최근 세계적으로 ‘메모리얼 다이아몬드’ 서비스가 새로운 장례문화의 하나로 대두되고 있는데요. 아시아에서는 일본 홍콩 싱가폴에 이어2016년 3월 한국에도 알고르단자코리아 법인이 생겼습니다.

실제 아버지의 유골로 다이아몬드를 제작한 서울의 김모씨 가족은 “아버지를 보다 가까이서, 오래도록 추억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고, 사치스런 보석이 아니라 대대손손 전달되는 가문의 보석으로 남을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두었다.”고 말합니다.

진행자: 예술과 과학은 언뜻 생각하면 이질적으로 보이지만 ‘보석은 과학’이라는 새삼 깨닫게 됩니다. 4월의 탄생석 ‘다이아몬드’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인사)


호주 생활의 최신 정보를 더욱 쉽고 편리하게 여러분의 손안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지금 SBS Radio 앱을 만나보세요.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