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IN] "카르페 디엠" 명작의 귀환... 로빈 윌리암스의 '죽은 시인의 사회'

Robin Williams leads 'Dead Poets Society' 1989 Oscar-winning classroom drama as an English teacher

Robin Williams leads 'Dead Poets Society' 1989 Oscar-winning classroom drama as an English teacher Source: screenrant

감동의 명대사와 메시지로 '인생 지침서'로 불리며 한국인이 '다시 보고 싶은 인생 영화 1위'에 뽑은 호주 감독 피터 위어, 전설의 배우 로빈 윌리암스 주연의 '죽은 시인의 사회'가 개봉 30년을 기념해 재개봉됐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오 캡틴! 마이 캡틴!’ 등의 명대사를 남긴 로빈 윌리엄스, 에단 호크 주연의 걸작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가 한국에서 재개봉됐습니다. 인생 명대사와 감동의 메시지로 ‘한국인이 다시 보고 싶은 영화 1위’에 오른 추억의 명작입니다. 유화정 프로듀서와 함께 얘기 나눠봅니다. 


  • 영원한 캡틴 ‘로빈 윌리암스’의 명연기… ‘다시 보고 싶은 영화 1위’
  • 실화, 호주 출신 거장 ‘피터 위어’ 감독에 의해 아카데미 수상작으로
  • 한국 극장가 역대 흥행 명작 재개봉으로 침체 극복 활기 되찾아

진행자: 코로나19 유행 여파로 영화업계가 세계적으로 불황을 겪는 가운데, 최근 한국 극장가에는 과거 흥행 명작 재개봉 열풍이 불면서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라고요?

유화정 PD: 지난해 1월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한국 영화계와 극장가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개봉을 앞두고 있던 영화들이 코로나19 상황이라는 변수로 신작 영화 개봉이 줄줄이 무산되는 상황이 이어졌는데요.

신작들이 시사회 및 홍보 일정 등을 전면 취소하며 개봉이 미뤄지는 상황에서 극장가는 자구책 마련에 나섰고, 그 공백을 과거 흥행 명작들로 채우게 된 겁니다. 역대 아카데미 수상작부터 특히 관객들에게 사랑받았던 다시 보고 싶은 추억의 명작들이 속속 재 개봉되며 극장의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진행자: ‘죽은 시인의 사회’ 외에 최근 재개봉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유화정 PD: 대형 스크린으로 봐야 제 격인 전쟁 액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비롯 판타지 대작인  ‘반지의 제왕’,  장국영과 공리의 ‘패왕별희’,  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미스터리한 죽음을 그린 ‘러빙 빈센트’, 그리고 90년 초 개봉 당시 파격적인 스토리와 대담한 성적 묘사로 최고의 문제작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샤론 스톤의 ‘원초적 본능’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잇달아 재 개봉됐습니다.

지난 3월 3일 오스카 후보작 ‘미나리’의 한국 개봉으로 신작 포문이 열렸지만, 극장가의 재개봉 상영은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한국인이 다시 보고 싶은 영화 1위로 뽑은 ‘죽은 시인의 사회’명대사 명장면과 함께 로빈 윌리엄스의 명연기가 독보적인 영화로도 유명하죠?

영화의 핵심은 전통 명문 사립에 어느 괴짜 선생님이 등장해 획일적 가치관의 학생들을 바꾸어 놓는다는 내용인데요. 먼저 영화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짚어보고 얘기를 진행하도록 하죠.

유화정 PD: 전통(tradition), 명예(honor), 규율(discipline) 탁월함(excellence)"이라는 교훈을 가지고 있는 기독교 명문 사립학교 윌튼 아카데미에 신학기를 맞아 국어 교사 존 키팅(로빈 윌리엄스 분)이 부임합니다.

졸업생 70% 이상이 미국의 최고 명문 대학으로 진학하는 웰튼 아카데미는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철저하고 엄격한 교육을 받는 영재 고등학교로 목표는 오로지 명문대 진학입니다. 목표 설정과 그 목표에 대한 정당성은 학교와 부모가 내려줄 뿐 학생들에게 스스로의 결정과 판단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키팅 선생님이 부임하면서 변화의 회오리가 일기 시작합니다.

진행자: 틀에 박히고 공부가 인생의 전부였던 학생들에게 키팅 선생님은 특별한 존재가 건데, 키팅 선생님 역시 학교 출신으로 옥스퍼드를 장학생으로 공부한 수재로 나오죠?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학교 선배이기도 한 키팅은 학생들에게 선생님이란 호칭 대신 월트 휘트먼의 시 제목을 따 ‘오! 캡틴! 마이 캡틴!’이라고 부르게 합니다. 키팅 선생님은 여러 모로 학교 기준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는데요.

교탁에 올라서서 세상을 넓고 다양하게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시의 이해’에 대한 강의를 하던 중 교과서의 내용이 쓰레기 같은 이론이라면서 교과서의 찢어버리라고 일갈합니다. 100년 전 학교 선배들을 모습을 보여주면서는 ‘시간이 있을 때 장미꽃 봉오리를 즐겨라’며 “카르페 디엠”을 외칩니다. 학생들은 키팅 선생님의 파격적이고 독특한 강의 방식에 차츰 몰입하게 됩니다.
Dead Poets Society is a 1989 American teen drama film directed by Peter Weir, and starring Robin Williams.
Dead Poets Society is a 1989 American teen drama film directed by Peter Weir, and starring Robin Williams. Source: screenrant
진행자: “카르페 디엠”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가 낳은 대표 명대사로 30년이 지난 지금도 종종 인용되고 있는데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죠?  

유화정 PD: ‘현재를 즐겨라. 너의 삶을 독특하게 만들어라! 너만의 인생을 살고 오늘을 즐기라’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카르페 디엠 (Carpe Diem)’은 본래 고대 로마의 서정시인 호라티우스의 라틴어 시 한 구절에서 유래했습니다. 카르페는 ‘잡다’를 의미하는 카르포의 명령형이고 디엠은 ‘날’을 의미하는 디에스의 목적어로 글자 그대로 해석해 ‘Seize the day’(현재를 잡아라) 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Carpe diem'은 영화에서 키팅 선생님의 교육관을 한마디로 압축해주는 키워드로 볼 수 있겠는데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도전과 자유정신을 상징하는 대사로 쓰이면서 대중적으로 유명해진 것입니다.

진행자: 영화 제목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키팅 선생님을 포함 웰튼 아카데미 선배들이 비밀리에 활동했던 모임 동아리의 이름이었죠?

유화정 PD: 학생들은 오래전에 키팅 선생님이 학창 시절 활동했던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라는 고전문학클럽에 대해 우연히 발견하게 되고, 키팅 선생님은 '죽은 시인의 사회'는 소로우의 시에서 따온 것으로 소로우, 휘트먼, 셀리와 같은 위대한 시인의 시와 함께 자작시를 낭송하던 낭만주의자들의 모임이라고 알려줍니다.

학생들은 '죽은 시인의 사회' 재결성을 선언하고 학교 근처 동굴에 모여 자작시를 낭송하며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삶의 주체적인 존재로, 삶의 주체성을 찾아갑니다.
진행자: ‘죽은 시인의 사회’는 1990아카데미 각본상과 영국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 다수의 수상을 통해 최고의 평가를 받았는데 특히 영화를 만든 피터 위어 감독은 호주 시드니 출신의 거장 감독으로 널리 알려져 있죠?

유화정 PD: 피터 위어 감독은 호주 뉴웨이브를 이끈 호주를 대표하는 감독이자 일찌감치 세계 거장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감독으로 특히 폐쇄된 공간에서 분출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잘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대표작으로는 갈리폴리 전투에 참여한 호주군 젊은이들의 우정과 비극을 그린 멜 깁슨 주연의 ‘갈리폴리’(1981), 미국 영주권을 상징하는 ‘그린카드(1991)’, 짐 케리를 내세운 ‘트루먼 쇼(1998)’, 범선 해전 액션의 최강 작인 2003년 ‘마스터 앤드 커멘더’ 등을 연출했습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는 피터 위어 감독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꼽힙니다.

진행자: 많은 영화들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데 ‘죽은 시인의 사회’영화 개봉 동명의 소설이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특이 케이스라고요?

유화정 PD: 영화가 많은 이들에게 N.H 클라인 바움의 동명의 소설이 원작인 작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영화의 시나리오를 소설로 역 각색해 책으로 출간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영화의 시나리오는 각본을 쓴 톰 슐만의 실제 이야기라는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영화의 배경이 되는 웰튼 아카데미는 슐만의 모교인 내슈빌에 있는 몽고메리 벨 사립학교로 그가 학교에서 직접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각본을 구상했고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도 그의 실제 지인들을 모델로 했습니다.

진행자:  로빈 윌리엄스가 분한 ‘키팅’ 선생 역의 원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고요? 

유화정 PD: 알려진 바에 따르면 선생님 역인 존 키팅 또한 원래 로빈 윌리엄스가 맡기로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맥아더 장군으로 등장하는 리암 니슨이 낙점됐지만 의견 조율이 잘 되지 않았고 결국 몇 차례 돌고 돌아 로빈 윌리엄스가 존 키팅 역을 맡게 됐습니다.

진행자: 로빈 윌리암스가 아니었다면 영화의 행보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2014뜻밖의 우울증이라는 병명으로 예순 셋의 이른 나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세상을 놀라게 했죠?

유화정 PD: 당시 한 기사의 제목처럼 ‘세상은 가장 사랑받은 예술인을 잃었다’며 참담해했습니다. 디즈니의 만화영화 알라딘에서 램프의 요정 지니의 목소리를 연기했던 로빈 윌리엄스는 희극배우로 연기를 시작했지만 진지한 연기로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며 미국 3대 대중예술 상인 아카데미, 그래미, 에미 상과 함께 골든 글로브를 6차례 수상한 연기파 배우였습니다.

특히 한국 팬들에게는  ‘죽은 시인의 사회’(1989)를 비롯 ‘어거스트 러쉬(2007)’, ‘굿 윌 헌팅(1997)’, ‘미시즈 다웃파이어 (1993)’, ‘알라딘 (1992)’, ‘굿모닝 베트남’(1987) 등으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예순셋의 이른 나이에 찾아온 노인성 알코올 치매로 우울증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진행자: 아쉽게도 명배우 로빈 윌리엄스 모습은 이제 추억의 스크린을 통해서만이 가능한데요. ‘죽은 시인의 사회’한국에서 개봉된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유화정 PD: 네. 2016년 로빈 윌리엄스 2주기를 맞아 한 차례 재 개봉된 바 있습니다. 영화가 한국에 처음 소개된 것은 영화가 만들어지고 이듬해인 1990년으로 첫 개봉 당시 1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큰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이후 26년 만인 2016년 재개봉에서도 1주일 만에 3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재개봉 영화로서는 독보적인 반응과 호평을 얻었습니다.

올해는 ‘죽은 시인의 사회’ 한국 개봉 30주년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오랜 세월에도 바래지 않는 감동을 선사하는 명작으로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역시 좋은 반응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한국의 예비 교사를 양성하는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에서 교육학 과목 시청각 교재로써 영화를 보고 감상문을 쓰게 한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교육에 대한 이상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작품이라고 있겠죠?

유화정 PD: 한국에서 스승의 날 단골 추천 영화이기도 합니다. 좋은 영화는 10년 단위로 다시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영화는 변하지 않았지만 10년 사이에 내 상황이나 나이 감성과 경험이 변하기 때문이죠.  같은 영화라도 20대에 본 영화와 30대에 본 영화가 다르고 40대에 다시 본 영화는 또 다를 수 있습니다.  30년의 세월에도 아마 누군가에는 분명 특별한 ‘인생 영화’로 기억되리라 봅니다.

진행자: 네. 컬처 IN 오늘은 다시 보고 싶은 인생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영화 리뷰로 보내 드렸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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