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브리핑] 이민자, 청년 취업 돕는 도움의 손길

Ms Rinku Razdan, the founder of Connections Australia

Ms Rinku Razdan, the founder of Connections Australia Source: SBS News

최근 호주의 실업 문제를 짚어보고 청년과 이민자들의 취업을 돕고 있는 도움의 손길을 알아봅니다.


박성일 PD (이하 사회자): 주간 경제 브리핑 함께하고 계십니다. 계속해서 강혜리 리포터와 함께 호주 생활 경제 쉽고 재미있게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강혜리 리포터, 안녕하세요?

강혜리 리포터 (이하 리포터):  안녕하세요,  SBS 애청자 여러분,  매주 여러분의 생활에 밀접한 경제 뉴스를 가져오는 강혜리 입니다.

사회자: 오늘은 어떤 소식 가지고 오셨나요?

리포터: 오늘은 최근 발표된 호주의 사회 문제에 대해서 짚어 보는 시간 가지려고 합니다. 바로 실업 문제인데요. SBS에서도 보도됐었죠?

사회자: 11월 중순에 발표된 호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0월 호주 청년 실업률이 전달에 비해 0.6%가 높아진 12.4%를 기록했습니다. 18개월 만에 최고치였는데요. 참 우려되는 뉴스네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호주 전체 실업률에 비해 두 배가 되는 수치라 더욱더 걱정되는 뉴스입니다. 지난번에 저희가 빈곤 문제 다루면서 뉴 스타트가 생활비로는 너무나 모자라다는 이야길 했는데요. 특히 가족의 서포트가 없는 분들은 더욱더 안타까운 상황이겠죠.

사회자: 앵글리케어 오스트레일리아 (Anglicare Australia)에서 지난 10월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거나, 고연령의 구직자들은 새로운 일을 찾는 데 평균 5년이 걸린다고 나왔어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한 예로는, 5월에 나온 구직 광고들을 보면 단 10%만의 일자리들이 자격증이나 경력이 없어도 되는 광고들이었다고 해요.

사회자: 시작 단계의 일자리들이 없어지는 현상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네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이렇게 고등학교 졸업 전후 바로 일을 시작해야 하는 아이들이 있잖아요. 제가 학교에서 일할 때를 생각해 보면, 많은 한국 부모님들의 정보망이 공부 잘하는 애들에게 맞춰져 있어 아쉬웠어요. 대입 정보나 특성화 고등학교 같이요. 그런데 모든 아이들이 공부를 잘할 순 없잖아요?

사회자: 그렇죠. 공부 말고 다른 재능을 가진 친구들도 많이 있죠? 어프렌티스(apprentice)나 트레이니(trainee) 는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할 수 있는데 어떻습니까?

리포터: 아무래도 공부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은 학교에 관심이 없다 보니 이런 정보들을 그냥 흘리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부모님도 아무래도 바쁘셔서 전화를 안 받으시고… 특히 영어가 불편하신 부모님들은 학교랑 의사소통을 자녀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아서 참 어려웠어요.

사회자: 그렇군요. 아직은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한 나인데 안타깝네요. 또 세인트 로렌스 형제회에 따르면 호주 청년 실업자의 41%가 운전면허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운전을 못하면 직업을 구해도 힘들죠.

리포터: 그렇습니다. SBS에 나온 라이언 크로프트라는 23세 청년의 경우를 보면요, Certificate III 과정을 공부하면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하는데요.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하네요.

사회자: 24시간 편의점이니까 새벽에 로스터가 나와 버리면 정말 답이 없을 수 있죠.

리포터: 브리즈번만 해도 대중교통이 힘들거든요. 제가 뉴마켓이라는 지역에서 마운트 오마니라는 지역까지 일을 하러 간 적이 있는데, 당시에 한 1시간 30분 걸렸거든요. 근데 이게 사실 차로는 2, 30분 거리였습니다. 제가 그때 너무 충격을 받아서 맘먹고 운전을 시작했어요.

사회자: 그런데 호주 면허 시스템 상 처음에 P면허를 받기 전에 오픈 면허증이 있는 사람과 120시간 연습 운전을 거쳐야 하잖아요? 도와줄 사람이 없는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힘들 수 있겠네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웨스턴 시드니의 ‘120 카운트다운’ 같은 자원봉사 단체는 은퇴 전후의 분들이 주축이 되어 무료로 이런 운전 실습을 제공한다는데요. 특히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이민자와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서비스라고 합니다.

사회자: 이런 도움의 손길 이야기를 들으면 참 마음이 따뜻해지는데요. 한 편으론 많은 사람들이 가족이나 친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리포터: 이런 상황은 사실 많은 한인 여러분들께도 익숙한 상황일 것 같아요. 처음 호주에 왔을 때를 떠올려 보시면, 아는 사람 하나 없이 공항에 도착하신 분들도 많잖아요.

사회자: 그렇죠. 피난민 리소스 센터의 인도주의 서비스에 따르면 (Humanitarian Services at the Asylum Seeker Resource Centre) 피난민들 역시 구직이 어렵다고 했다면서요?

리포터: 출신 국가 경험이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나, 호주에서 교육을 받기 어려운 점 등이 문제였다고 합니다. 또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것도 문제였고요. 지원서를 넣으려면 가장 최근 일했던 곳 세 곳의 추천인을 적으라는 것들 있잖아요? 이런 것들이 하나의 예일 것 같아요.

사회자: 지난번에 이민자 역량 문제에서도 호주가 이민자 출신 인재의 역량을 최대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를 다뤘는데요. 이 문제에도 민간 차원에서 도움의 손길을 자원하신 분들이 계시다고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커넥션이라는 일자리 매칭 앱을 제작, 관리하고 있는 린쿠 라즈단(Rinku Razdan) 씨인데요. 이 앱은 다국어가 지원되고요. 구직자가 자신의 정보를 올리면, 커넥션에서 이 사람을 위해서 파견 근무 등을 알선해 주는 형태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사회자: 여기에 사용자 에이딘(Aydin Jabbarzad) 씨의 인터뷰가 있는데요. 에이딘 씨는 호주에 온 후 300개의 일자리를 지원했지만 모두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커넥션이 소개한 은행에서 6개월간 근무한 후 인터뷰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고요.

리포터: 네. 에이딘 씨는 현지 경험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이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고 합니다. 지난 뉴스에서 살펴본 BCED 리포트에서도 이민자의 일거리 매칭을 개선하면 호주가 해마다 60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혜택을 볼 것이라고 했는데요.

사회자: 이런 서비스들이 개인 차원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이뤄지면 참 좋겠네요.

리포터: 그렇죠? 또 이 앱은 사용자와 주변 커뮤니티를 이어주기도 하는데요. 예를 들어 이탈리아 사람일 경우에, 주변에 이탈리아 사람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나, 이탈리아 커뮤니티에서 하는 이벤트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사회자: 아주 유용한 서비스네요.  커넥션에는 린쿠 씨를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자기 시간을 쪼개어 자원봉사로 일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이민자를 위한 서비스를 만들게 된 것엔 린쿠 씨의 개인적인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고요?

리포터: 네. 린쿠 씨는 20세 때 중매결혼으로 인도에서 혈혈단신 시드니로 왔는데요. 7년간 결혼 생활 끝에 3살 된 아이와 단돈 20불만 가지고 집을 탈출합니다.

사회자: 사실 린쿠 씨는 소프트 엔지니어링 학위를 가진 엔지니어링 학사이자 영문학 석사였지만, 당시에는 자동차 보험사에서 일하고 있었다고요.

리포터: 네. 그리고 남편이 결혼 생활 동안 계좌 관리를 모두 막아 놔서 정말 단 돈 20불로  아이를 데리고 파라마타의 오두막에서 살며 1년간 땅콩 크림 샌드위치로 연명했다고 하네요.

사회자: 참 안타까운 일이네요. 이렇게 뼈에 사무치는 경험이 이후에 린쿠 씨가 매니지먼트 분야에서 성공한 뒤에도 시간을 내어 이런 앱을 만들게 했나 봅니다.

리포터: 그렇습니다. 린쿠 씨는 처음에 ATM이 뭔지도 몰랐다고 해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는데 그 사람들은 린쿠 씨를 놀렸다고 합니다. 집에 와서 엉엉 울었다고 하는데요.

사회자: 이게 이민자의 설움이죠. 사실 처음 이민을 오면 모든 게 새롭잖아요. 교통 카드 충전하는 법이나 쓰레기 버리는 날도 잘 모르고요.

리포터: 맞아요. 린쿠 씨는 이 앱이 이렇게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처음 정착하는 이민자들을 도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합니다. 다른 이민자들이 자신처럼 힘든 경험을 하지 않는 것이 린쿠 씨의 목표라고 하네요.

사회자: 대단하신 분인 것 같습니다. 우리 한인 사회에도 이런 분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오늘은 최근 발표된 호주의 실업 문제와 도움의 손길들에 대해 들어 봤습니다. 강혜리 리포터, 유용한 정보 오늘도 감사드립니다.

리포터: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상단의 팟캐스트를 클릭하시면 방송을 들을 수 있습니다.

Share